고래의 안부 바다의 마음

고래의 안부 바다의 마음

$17.50
Description
인류세 시대, 고래와 바다에게 인간이 해야 할 일을 사유하기
고래의 안부를 묻고 바다의 마음을 헤아리는 일은 곧 우리를 살피는 일이다
“사악한 책을 한 권 썼습니다.” 고래와 바다에 관한 위대한 소설, 《모비 딕》의 작가 허먼 멜빌은 왜 자신의 역작에 대해 이렇게 말했을까? 《고래의 안부, 바다의 마음》은 이 질문에서 시작된 《모비 딕》 다시 읽기다. 동시에 신유물론과 포스트휴머니즘을 비롯한 여러 논의를 실생활에 녹여 풀어낸 생태 · 철학 에세이다. 나아가 고래 및 바다와의 관계맺음에 대해 선조들이 이 땅에 남긴 흔적을 찾아가며 비인간-타자에 대해 고찰하는 여행기이기도 하다.
몸문화연구소에서 활동하는 인문학자이자 소설가 김운하의 발걸음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단순히 그의 지리적 여정뿐 아니라 지적 사유의 여정에도 동참하게 된다. 그 여정에는 《모비 딕》을 반(反)-인간중심주의적으로 다시 읽는 법, 근대부터 최근까지의 비인간 관련 철학적 논의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인류세 시대에 우리 인간 존재가 질 수 있고 져야 하는 윤리적 책임에 대한 물음이 있다. 고래가 안녕하지 못하다면 인간도 안녕하지 못하다. 그러니 고래의 안부를 묻고 바다의 마음을 헤아리는 일은 곧 우리 인간을 살피는 일이 될 것이다.
저자

김운하

저자:김운하
소설가,인문학자.서울대학교언론정보학과를졸업하고미국뉴욕대학교대학원에서철학을공부했다.현재는건국대학교몸문화연구소에서철학연구와저술활동을병행하면서,생태주의를더깊이연구하고대중적으로확산하기위하여각분야의전문연구자와예술가들과함께뜻을모아만든오이코스인문연구소의공동대표로서도활동하고있다.
《나는나의밤을떠나지않는다》《137개의미로카드》등의소설과《우연의생》《새벽2시,페소아를만나다》《네번째책상서랍속의타자기와회전목마에관하여》《카프카의서재》등의인문에세이를썼다.몸문화연구소의포스트휴먼총서《인류세윤리》《인류세와에코바디》《포스트바디:레고인간이온다》《인공지능이사회를만나면》등을기획하고집필에참여했다.번역서로는《너무이른작별》이있다.

목차


들어가는말

1장나의모비딕을찾아서
2장사악한책,모비딕의비밀?
3장멜빌의고독
4장모카딕이있었다
5장역진화
6장서식지
7장아,갈라파고스!
8장장생포,귀신고래
9장전설
10장허먼멜빌,포경선선원이되다
11장멜빌의고래학사전
12장혹등고래의노래
13장반구대고래암각화,공룡의기억
14장암각화의모비딕
15장악어의눈
16장피쿼드호
17장에이허브와모비딕
18장간절곶
19장멜빌의바다,우리의바다
20장지관서가
21장제주,수월봉
22장서귀포항,공생의바다
후기‘호모디스터비엔스’,교란하는동물

감사의말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고래의눈물로물든장생포바다에서인간의의무를성찰하다
《모비딕》부터티머시모턴까지,문학과철학을망라하는포스트휴머니즘교양에세이

여행출발지:고래혹은바다라는문학적상징,그리고‘사악한책’《모비딕》의수수께끼
고래와바다의아름다움을동경하던인문학자김운하.어느날,짐을챙겨‘나만의모비딕’을찾아길을떠난다.첫발걸음을떼기까지그를사로잡은수수께끼가있다.고래와바다에관한위대한소설《모비딕》의작가허먼멜빌은왜자신의그역작을두고“사악한책을썼다”라고말했던걸까?소설의이‘악마성’이어디서기인하는지알기위해,저자김운하는멜빌이바닷사람으로일했던경험과그의작가로서고독했던생애를비롯해소설의안팎을파헤치고수수께끼를풀기위한단서를여정속에서찾아나간다.소설의화자이슈마엘과‘야만인’퀴퀘그의동등하고깊은우정,복수심에사로잡힌에이허브선장의오만함과집요함,인간이결코다알수없는흰고래의무한한상징성과불가해성까지.저자는마침내수수께끼의해답에닿는다.《모비딕》은멜빌이살던19세기,즉근대성의승리가정점을구가하던시대한가운데서인간중심주의에정면으로반역하는소설이었던것이다.지금까지이소설은인간의광기를중심으로,그리고그중심을떠받치듯인간이파악하고수집한방대한고래학에초점을맞추어독해돼왔다.그러나이구도는전복돼야한다.《모비딕》의진정한주인공은인간이아닌,모비딕고래,바다,포경선피쿼드호등비인간타자들이다!시대를앞서나간,이토록불온하고위험한책으로《모비딕》을다시읽길권하며저자는비인간존재에대한탐구로뛰어든다.

여행경유지:‘고래잡이기지’와반구대암각화부터신유물론철학과서귀포바다생태계까지
여행자의발길은일제강점기이땅의포경산업기지였던울산장생포와선사시대인들이고래의흔적을새겨놓은반구대암각화,그리고제주도서귀포의산호섬들에까지닿는다.그자취를따라가던저자는근대적인간의오만함에대해절실하게재고하게된다.타자들의세계가자신들을위해존재한다는태도로식민지를건설하고바다를정복해산업적규모의고래사냥에나섰던19세기인간의자만심과잔인성은근본적으로근대이래서구의인간중심적세계관에서비롯된것이다.그리고그세계관은지금까지도우리머릿속에자리잡은채다.그러나세계,자연,타자는인간-나를위해자원으로존재하는것이아니다.그들은저마다나름의존재성을가지고각자의삶을영위하고있다.노련한독서가이자지식탐험가로서저자는방대한지식을퍼즐처럼맞춰가며독자에게설득력있게제시한다.일례로,브뤼노라투르의‘행위자연결망이론’이나로지브라이도티의‘포스트휴먼적곤경’등은이책에서생태학자들의발견과맞물려간단하게설명된다.이러한신유물론철학논의는새나고래에게도나름의문화가있다는사실뿐만아니라,인간종이비인간종들의고유한문화를침해함으로써코로나19같은인수공통감염병을자초했다는발견으로뒷받침할수있다.저자의쉽고도흥미로운설명을통해포스트휴먼이나인류세같은말들이단지추상적인학술이야기가아니라,팬데믹과기후위기등지금여기에서우리자신이처한문제들과연결됐음을체감할수있다.

여행도착지:오이디푸스와나르키소스의착각은이제금물,인간은그저지구의‘생태계교란종’일뿐
여행끝에마침내,이책은인간을더이상‘호모사피엔스’가아니라‘호모디스터비엔스’,즉‘교란하는존재’로새롭게부를것을제안한다.인간이초래한제6차대멸종과더이상눈감을수없는기후위기까지,현재세계는총체적난국에다다랐다.세계가위기에처하면우리인간도위기에처할수밖에없다.저자김운하는인간이고대그리스신화와비극속나르키소스이자오이디푸스라고말한다.둘의공통점은자기중심성이다.과잉된자기애와오만함끝에그들은파국을맞았다.그러나저자는우리에게오이디푸스비극이진정위대한이유도말한다.이는자신이일으킨파국에대해오이디푸스가보여준응답,즉윤리적책임을지는모습에있다.인간이물에빠져죽은나르키소스가아니라,뒤늦게나마책임을지려한오이디푸스가되기위해서는어떻게해야할까?인간은세계와어떻게관계맺어야할까?이지점에서저자는최근막주목받기시작한인류세철학자티머시모턴을소환해‘공생적연대’와‘모든존재의민주주의’를상상한다.인간은세계내다른모든존재와동등하고도긴밀하게상호의존관계로연결되어있다.우리는인간과비인간을구분하는수직적위계질서에서벗어나이러한연결망을인식하고삶의태도를전환해야만한다.모비딕고래가백년하고도수십년전부터울려온경고음을더이상외면해선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