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라는 환상

젠더라는 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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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젠더’라는 ‘섹시한’ 가치관, 그 불가침적 허구에 대하여
분석철학의 관점에서 들여다본 젠더 전쟁 속 명료한 진실
오늘날 젠더는 거의 불가침의 영역에 등극했다. 성이라는 개념은 개인의 성적 다양성을 충분히 드러내지 못하므로 폐기 처분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주류를 이뤘다. 하지만 이것이 사실일까? 성에 대한 젠더의 윤리적 우위는 충분한 근거를 가지고 있을까? 적지 않은 이들이 의문을 드러냈지만, 이는 결코 학계에서 심도 있게 논의되지 않았다. 젠더를 비판하는 그 누구든 주디스 버틀러를 위시한 젠더 옹호론자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키며 철회문화의 희생양이 되었기 때문이다.

MIT의 철학 교수 알렉스 번은 젠더에 대한 이견을 그 자체로 ‘폭력’이라고 낙인찍는 분위기를 바로잡고 젠더를 둘러싼 오해를 걷어내려 한다. 이 책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성’이고, 그의 결론은 ‘성=젠더’이다. 타당한 이유 없이 성 이외에 다른 것을 의미하기 위해 ‘젠더’를 사용하는 관행은 중요한 문제를 불필요하게 모호해지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젠더란 무엇인가?’, ‘성은 이분법적인가?’, ‘여성과 남성은 사회적 범주인가?’, ‘진정한 자아라는 것이 존재하는가?’ 알렉스 번은 분석철학의 관점에서 생물학, 심리학, 인류학을 넘나들며 이러한 질문에 대답한다. 이 과정에서 난해하고 모호한 ‘성’과 ‘젠더’ 개념이 명료하게 정립된다. 더불어 이 책의 미덕은, 젠더를 무비판적으로 옹호하지 않고서도 개인의 성적 다양성을 긍정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저자

AlexByrne

MIT언어학및철학과에서철학을가르치며,로렌스S.록펠러철학교수직을맡고있다.주요연구관심사는심리철학(특히지각),인식론(특히자기지식),형이상학(특히
색채)과성/젠더철학이다.저서로《투명성과자기인식》이있으며,공동저서로《이접주의:현대철학선집》《내용과양상:로버트스톨네이커철학의주제들》《색채에관한논문집》《사실과가치:주디스자비스톰슨을위한윤리학과형이상학에관한에세이》등이있다.《노턴철학입문》의공동편집자로참여하였다.

목차

감사의글
들어가는말

서론
1젠더,고생도두배문제도두배
2‘젠더’트러블
3흰동가리와염색체
4나는여자다
5젠더정체성의부상
6잘못된몸에서태어나다
7생물학은운명인가?
8진정한자아와정체성위기
맺음말

미주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알렉스번은철학자가마땅히해야할일을훌륭하게해낸다.”(스티븐핑커)
“젠더논쟁에관심있는사람이라면누구나읽어야할필독서다.”(캐슬린스톡)

젠더,그혁명적선언의결함을폭로하다

2020년12월,열여섯살부터5년간성전환치료를받아온(영국)여성이자신의치료를주관했던의료기관을고발했다.그녀는열여섯살에사춘기차단제를처방받고일년뒤호르몬치료를시작했으며스무살에양측유방을절제했다.1년후그녀는탈전환,즉기존의성별로돌아가기를택했다.그녀는재판에서이렇게진술했다.“저는최근에야아이를갖는것에대해생각하기시작했고…저는제가겪은신체적,정신적,법적변화들중어느하나도되돌릴수없습니다.…성전환은아주복잡한정체성문제에대해매우일시적이고피상적인해결방법이었습니다.”이때“정체성”의자리에“젠더정체성”,또는“젠더”를넣어도될것이다.젠더개념이아주복잡하고모호해진탓에,전혀다른세가지를아울러칭해도문제되지않는것이바로오늘날의우리사회이기때문이다.

젠더는어떻게불가침의영역이되었는가

젠더에대한논의는시몬드보부아르의《제2의성》에서출범했다.요컨대여자는태어나는것이아니라‘되는’것이며여자와남자가사회적범주라는것은기정사실로취급된다.이는오늘날우리사회의다양성을포용하는,진보적일뿐만아니라저자의표현에의하면‘섹시한’가치관을지배한다.
그리고젠더에대한논의는보부아르의《제2의성》에서한발자국도벗어나지못했다.‘당사자를불쾌하게할수있다’는이유만으로철학을비롯한모든학계가젠더를불가침의영역으로대하기때문이다.트랜스젠더의삶을부정했다는죄명하에온갖모욕을당했던피해자중에는애비게일슈리어도있었다.그녀의저서《회복불가능한손상》은앞서말한환자와같이,청소년의젠더불쾌감이온라인이나또래집단등의영향으로인한일시적현상일수있으며,이를성급하게성전환으로해결하는것은부정적결과를낳을수있음을주장한다.이책이성전환을한청소년과그들의부모,트랜스활동가,연구자및임상의들과의수많은인터뷰를통해쓰였음에도,슈리어는각계의유명인사들에게노골적으로모욕을당했다.서점에서는그녀의책을샘플로보냈다는이유만으로사과문을작성해야했다.
MIT의철학교수알렉스번은젠더에대한이견을그자체로‘폭력’이라낙인찍는풍토에반기를들며,시작점으로돌아가묻고자한다.젠더란무엇이며성이란무엇인가?진정한정체성을갖는다는것은어떤의미인가?오늘날‘선체에들러붙은따개비처럼’수많은의미가젠더에엉겨버렸고,그결과젠더는그누구도쉽사리정의내릴수없는개념이되어버렸다.저자는분석철학으로젠더라는모호한안개속에서등을켠다.그리고생물학,심리학,인류학등오늘날인간존재를다각도로설명하는학문분과를망라하며자신이던진질문들에대한실마리를모색해나간다.

1단계.젠더란없다.젠더가곧성이며,성이곧젠더다.

저자가가장먼저주목하는것은‘젠더’개념이사용되는양상이다.그에따르면젠더는마치변검하듯상황에따라‘여성성/남성성’,‘여성/남성으로서사회적역할’,‘여자/남자’,그리고‘젠더정체성’으로혼재한다.대체될수있는수많은의미를제거하고나면,결국젠더의가면아래남는것은단하나의얼굴이다.“성”.아,좀더정확히말하면,“성(Sex)”을좀더헷갈리지않도록분명하게부르는말.
저자는학자들이‘성’을써야할자리에‘젠더’를쓰기시작하면서논의가얼마나엉망진창이되었는지낱낱이밝혀낸다.그와함께‘젠더’를써야할자리에‘성’을썼다는죄목으로철회문화의희생양이되었던사람들의사례를병치한다.혹시라도정보가편향되지않았냐는걱정은접어두자.흔히그러하듯자신의주장에유리한발언만발췌하는방식이아니라,각인물과주장의다양한면을조명하면서독자에게판단을맡기기때문이다.이책에서저자의역할은오로지독자가자신의답을찾아발을내딛을수있도록가장명백하고단단한토대를깔아주는것뿐이다.

2단계.성은단두가지이며,되는것뿐만아니라태어나는것이기도하다.

시몬드보부아르의《제2의성》에따라“태어나는것이아니라되는것”으로서의성,주디스버틀러의《젠더트러블》에따라“수행”으로서의성을표현하기위해‘젠더’라는혁명적개념이출범했다.성에서출발한젠더는다시성을반격하였고,성이두가지라는믿음까지뒤흔들었다.모든인간이여성또는남성중하나가아니라는사실을설명하기위해무수한학자들이저마다의근거를내놓았다.1·2차성징,행동,염색체...호르몬등성별을구분할수있는기준이있는데,한인간에게는이들이전부혼재되어있다는것.그들이전혀예상하지못했을사실은,정작이문제에가장정통할생물학자들은이미답을내린지오래라는것이다.“생물학자에게‘수컷’은작은생식세포를만드는것을의미하고,‘암컷’은큰생식세포를만드는것을의미한다.이상끝!”저자는그간페미니즘철학과젠더연구가외면했던생물학적근거를엄밀하게조사하여,이분법적성에대한오해를하나씩풀어낸다.
여기에이어저자는여자와남자가사회적으로구성된다는,오늘날기정사실이된문장에대해서도빈틈을찾는다.어떤성차는구성되지만어떤성차는필연적이라는것.이를테면남성은여성을임신시키고또다른여성을임신시킬수도있지만,임신한여성은번식시장에서제외되기때문에상대적으로개별남성에게경쟁자가더많았다.따라서짝짓기기회를얻기위해남성은신체적공격성이높아지는방향으로진화했다.여성의경우도마찬가지다.이렇듯여남각자의번식상황에유리한성질을탑재한조상만이살아남았고,그결과우리가흔히‘여성성’과‘남성성’이라부르는특질이생겼다.저자는다윈의성선택이론부터인류학자마거릿미드가사모아의소녀를대상으로한기술까지총체적으로검토한다.이때저자는“여자/남자는___한다”와“여자/남자는___를해야한다”를분명히구분해야함을강조한다.그구분에성공하면,성차가명백히존재한다는사실을받아들이지않을수없다고.

3단계.진정한나의정체성이란,바로…그런건없다.

마지막으로저자의날카로운메스가향하는곳은정체성이다.정체성이란무엇인가?한국인,여자,비장애인,예술가...그렇다면공격용헬리콥터도정체성이될수있을까?“내성정체성은공격용헬리콥터다.”인터넷밈에서비롯해2020년한트랜스젠더작가의소설제목에까지차용된이문구는무수한질타를받았지만말이다.
저자는정체성을갖는방식을‘동일시’와‘정체화’로구분한뒤,한개인이정체성과관련해어떻게사고하고행동할수있을지가정들을검증해나가며면밀하게살펴본다.그에따르면“자신을공격용헬리콥터와동일시하는것이특이하고이상할수는있어도,아마인간심리의범위를넘어서는일은아닐것이다.”왜냐하면우리의정체성은우리자신이아니기때문이다.“누군가는여자가아닌데도여자로정체화할수있고,또는여자로정체화하지않는데도여자일수도있다.”또한우리가생각하는단하나의진정한자아(정체성),즉“진짜나”는존재하지않는다.누군가는남성용옷을입을때편안함을느끼지만,주로여성적이라여겨지는동정심을유난히가질수도있다.이사람의젠더정체성을남자또는여자둘중하나로단정할수있을까?저자는우리의자아를“뒤죽박죽잡다한것을담은주머니”라고명명하며,그것이언제든바뀔수있고혼잡한것임을설명한다.이로부터젠더정체성또한언제든바뀔수있고한가지유형으로정의되지않는다는사실까지유추할수있다.성과젠더정체성,그리고젠더와젠더정체성을반드시구별해논해져야하는까닭은바로여기서비롯된다.

다시0단계.모든사람은존중받아야한다.

우리가젠더에대해명확히해야하는이유는LGBTQ+단체를더구체적으로비난하기위해서일까?당연히아니다.저자가거듭강조하는사실은,자신뿐만아니라젠더비판적학계가원하는바는바로트랜스젠더가한인간으로서존중받기를원한다는것이다.젠더개념을재검토하는이유는오히려누군가가어떤성그리고어떤젠더정체성을가졌든그를정확히이해하고존중하기위해서이다.또한젠더불쾌감을느끼는청소년에게더올바른치료를시행하기위해,트랜스젠더에대한잡다한오해를걷어내기위해,그리고성과젠더를둘러싼불필요한논쟁은슬슬그만두고다른더시급한논의로향하기위해서이기도하다.

《젠더라는환상》은‘젠더’와연관된각종주장을통찰력있게분석하여참과거짓,단정할수있는것과없는것을가려내고개념을정립한다.또한이책은분석철학의방법론으로문제를해결하는과정을친절하게전개하여,단순히젠더뿐만아니라어떠한문제에도적용할수있는명료한사고방식을제시한다.저자의유머러스한어조와때를가리지않는농담은이토록살벌한주제를웃으며읽게한다.젠더를옹호하거나,비판하거나.독자가어떤스탠스를지지하든이책은성에대한담론을조금더나은방향으로만드는데일조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