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왜 티끌을 핥는가? (파스칼에게 인생의 의미를 묻다 | 개정판)

인간은 왜 티끌을 핥는가? (파스칼에게 인생의 의미를 묻다 | 개정판)

$19.35
Description
하찮은 티끌에 연연하는 인간은 과연 삶의 공허를 피할 수 있을까?
어둠 속을 헤매는 필멸자들을 위한 《팡세》 안내서
파스칼의 《팡세》는 신 없는 인간의 비참함을 논하고 이성과 신앙의 본질을 탐구한 인류의 철학적 유산이다. 17세기 프랑스의 과학자이자 수학자, 철학자였던 파스칼은 서른한 살이던 1654년, ‘불의 밤(Night of Fire)'이라는 신비 체험을 계기로 기독교로 회심했다. 이후 그는 당대의 무신론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팡세》를 기획했으나, 900여 개의 단상과 메모만을 남긴 채 생을 마감했다. 《팡세》는 이처럼 방대한 양의 짧은 메모로 이루어진 미완의 저작이지만, 그 속에 담긴 번뜩이는 통찰은 오늘날 우리의 삶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인간은 왜 티끌을 핥는가?》는 노터데임 대학교의 철학교수를 역임하고 신학과 철학의 접목에 오랜 관심을 가져온 저자가, 《팡세》의 내용 중 ‘신, 불멸, 인생의 의미’에 해당되는 내용을 발췌하여 논리적으로 일관성 있게 재구성한 저서다. 저자는 위트 있고 대중적인 필치로 삶의 의미란 티끌과 같은 현세적인 가치만으로는 충족될 수 없으며, 무한하고 절대적인 신을 만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미완의 《팡세》를 완성하려는 현대적 시도로서, G. K. 체스터턴과 C. S. 루이스의 계보를 잇는 변신론 및 기독교 변증론의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저자

토머스V.모리스

미국철학자.1952년노스캐롤라이나에서태어나자랐다.노터데임대학교에서15년동안철학을가르쳤고,우수교수상을여러차례수상했다.현재노스캐롤라이나월밍턴에있는모리스인간가치연구소(MorrisInstituteforHumanValues)소장이다.대중적이고유머러스한철학적글쓰기로유명하며,신학과철학의접목에도힘을기울이고있다.저서로는현대신학철학의고전적텍스트로간주되는《신의화신의논리(TheLogicofGodIncarnate)》와《신에대한우리의관념(OurIdeaofGod)》,《천재A반을위한Philosophy》,《해리포터철학교실》,《아리스토텔레스가제너럴모터스를경영한다면》등이있다.

목차

서문

1우리에겐길잡이가필요하다
2무관심의어리석음
3위락의위험
4삶의의미
5회의주의,증거,그리고좋은삶
6숨은신
7삶의내기
8인간이라는수수께끼
9진리의증표
10신앙과심성
11사랑과삶,그리고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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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모든프랑스인은데카르트학도나파스칼학도로태어나거나적어도아주어려서부터둘중하나가된다.-앨런블룸(AllanBloom)

천재과학자는왜종교에귀의했을까?

확률론을창시한수학자,최초의계산기를만든과학자이자발명가,실존주의의선구자가된사상가.사람들이블레즈파스칼이라는이름에떠올리는칭호들이다.그는흔히수학자나과학자로더잘알려졌지만,실제로는철학이나신학쪽에더많은시간을투자했다.파스칼은서른한살이던1654년11월23일‘불의밤(NightofFire)’이라고불리는신비체험을통해뜨거운감격과환희속에서신을만났고,이후기독교로회심했다.

‘수학사에서가장위대한인물이될뻔한사람’이라는별명까지붙은파스칼이종교에귀의한까닭은무엇일까?철두철미한과학자였던파스칼마저도논리와증거,이성만으로는삶의의미를찾을수없었던것일까?


“죄인은티끌을핥는다.즉세속적인쾌락을사랑한다.”

파스칼은오만한자기애와돈에대한과도한집착에서비롯된성마름으로삶에서적지않은문제를빚어왔다.그는종종자신이누리던유명세에어울리는대우를당연하게기대했으며,유산을두고누이와말다툼을벌인일도있었다.이렇듯파스칼은숙고하는철학자의이미지에그리걸맞지않은인생을살아왔지만,자신이의도했던삶과반대되는온갖부침을겪으면서힘들게겸손과사랑의가치를배웠다.

티끌을핥는모습은삶이주는쾌락과즐거움을필사적으로탐하려고애쓰는이미지다.모든사람이쾌락을즐기고모든사람이즐거운일을좋아하므로,그러한태도를무턱대고비난할수는없다.파스칼역시행복을위해즐거움이나오락을추구하는것자체가나쁘다고말하지는않는다.그러나이는분명히자신과삶을‘사랑하는’사람의태도가아니다.그가주장하는바는위락,즉‘diversion’이라는표현에서도드러나듯이,우리가현세의즐거움을삶의고통과공허에서도망치기위한수단으로여기는한행복은요원하다는것이다.우리의삶은그자체로,눈앞에보이는것들을초월하는영원한가치를갖고있다.그리고그영원성은오직신이부여한것으로이해되어야한다.파스칼이《팡세》에서말하는삶의의미란,무한하고절대적인신을마주함으로써얻게되는것이다.


논리와증거,이성만으로삶의의미를찾을수있을까?

파스칼은어떤이유로신과불멸이삶의의미와연관이있다고생각한것일까?“불멸이없다면나는바다에몸을던지리라”라고했던시인테니슨이나,“내세에대한희망이없다면이삶은아침에옷을주워입을가치도없다”라고했던비스마르크처럼,영원히살고싶은인간의열망을표현한것이었을까?파스칼은불멸성에대한추구가단순히사후세계의존재를갈망하는것이라고생각하지않았다.그것은현생애의작은것들에훨씬더큰가치를부여하여삶의동력을제공받기위한태도이다.파스칼은삶에서가장근본적인문제를생각할때는,단순히이성적인추론만이방법의전부가아니라고생각했다.우리의통제바깥에있는탄생,삶,고통,죽음….우리의이성으로그전모를파악할수없는사태들에대하여오로지이론적증명에만매달리는것은어리석은자세이다.그에따르면이성의마지막단계는“이성을초월하는것이무한히많다는것을인식하는것이다.”(188)


신은왜숨어있는가?신은왜세상앞에자신을드러내지않는가?

무신론자들이기독교신자들에게흔히하는질문이있다.“신이있다면왜그렇게꼭꼭숨어있는거죠?”,“우리를그렇게염려하는창조주가있다면왜모습을드러내지않는걸까요?”저자는이와같은질문에파스칼의논리를빌려대답한다.만약신이그를알고사랑할준비가제대로이루어지지않은사람에게자신을드러낸다면,그런계시는축복이라기보다저주라는것이다.

모호함이전혀없다면인간은자기의타락을깨닫지못할것이다.빛이전혀없다면인간은치유를바라지못할것이다.그러므로신이얼마간은숨어있고얼마간은드러나있는것이옳을뿐만아니라유익하다.자기의비참함은알지못하고신을아는것이나,신을알지못하고자기의비참함을아는것은똑같이위험하기때문이다.(446)

이처럼저자는젊은천재파스칼을고뇌하게한질문들을하나씩검토하면서,《팡세》의메모속에보물처럼숨겨진답을찾아나간다.모습을드러내지않는신앞의비통한실존은,비단파스칼뿐만이아니라부처,톨스토이,카뮈등동서고금의현자들을괴롭혔고오늘날우리모두를다시금방황하게만드는고민들이다.신의존재와믿음에대한파스칼의통찰이시대를거듭하면서도살아남은이유는분명하다.그는합리적인이성을어떻게활용해야하는지알았으며‘맹목’을거부했다.신에대한맹목적인믿음과이성에대한맹목적인믿음은둘다합리적인태도로받아들여질수없다.이러한신념에따라파스칼은다음과같이적는다.“두가지과도한것:이성을배제하는것과오로지이성만을인정하는것.”(167)


미완의고전《팡세》에서찾은인생의의미

신없는인간의비참함과,이성과신앙의본질을탐구하며세기의고전반열에오른파스칼의《팡세》는그가39세의나이로요절하면서완성되지못했다.현재전해지고있는《팡세》는책을쓰기위해파스칼이적어놓은900여개의단상과메모들을후대의편집자들이저마다의기준에따라정리해놓은것으로,여러판본들이존재한다.그렇기에높은명성에비해서제대로이해하기어려워,단순히기독교호교론이담긴명상록으로만알려져있는실정이다.‘프랑스정신의최고봉’,‘미완의성전’,‘인간의언어로번역된신의메시지’라고일컬어지며인류사상사의반석이되었음에도,이처럼제대로이해되지못하는책은드물다.인문고전에대한관심이유행처럼돌아올때마다우리나라에서도《팡세》를찾는독자가더러생겨나고는하지만,이책을끝까지완독하는사람은많지않다.

《인간은왜티끌을핥는가?》는미국의철학자토머스모리스가《팡세》의메모중,‘신,불멸,인생의의미’에해당되는내용을발췌하여논리적으로일관성있게재구성한저서다.이책은미완의《팡세》를현대적으로다시쓰려는시도로서많은이들의공감과호평을얻었고,G.K.체스터턴과C.S.루이스에필적하는기독교옹호론의수작이라는평가를받고있다.특히신학과철학을접목시키는데관심을기울여온저자는,대중적인시각과생생하고유머러스한필치로철학과문학,영화등의예시를곁들여《팡세》의내용을한층풍부하게풀어낸다.그동안《팡세》에담긴의미를지레짐작으로만알고있던독자라면,이책을통해파스칼이《팡세》에담으려고한뜻을제대로살펴볼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