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스트라토스의 그림들

필로스트라토스의 그림들

$19.00
Description
국내 최초 번역으로 만나는 제2소피스트의 수사학적 실험
그림들로 가득한 나폴리 대저택을 거닐다
화자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어느 순간 경계가 흐려진다. 내가 책상에서 글을 읽고 있는지, 그림을 따라 회랑을 걷고 있는지… 로마 제정기의 소피스트가 나폴리의 대저택을 걸으며 청자에게 그림을 설명하듯, 《그림들》은 우리를 그 장면 속으로 초대한다.
《그림들》은 필로스트라토스의 《에이코네스(Eἰκόνες)》 총 2권 중 1권을 국내 최초로 번역한 책이다. 라틴어 제목 ‘이마기네스(Imagines)’로 더 잘 알려진 이 작품은 고대와 중세에 그리스어 교재로 사용되었고, 르네상스 시대에는 루벤스, 티치아노 같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시각 예술을 언어로 생생하게 그려내는 수사법 ‘에크프라시스’의 정수를 보여주며, 르네상스와 신고전주의 미학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 고전이다.
책 속에서 화자는 청자에게 약 30점의 그림을 설명한다. 그림에 대한 설명을 듣는 청자는 저택 주인의 열 살 아들, 나폴리의 젊은이들, 그리고 시공간을 넘어 이 책을 읽는 텍스트 바깥의 우리다. 그림들은 대부분 우리에게도 익숙한 그리스 신화 속 장면들이지만, 중요한 것은 그림 그 자체가 아니라 화자의 해설이다. 필로스트라토스가 속한 제2소피스트 시대의 수사학은 독자에게 그림을 직접 보는 것보다도 더 생생한 ‘듣기’와 ‘읽기’의 경험을 제공한다.
저자

필로스트라토스

로마제국시기에게해의렘노스섬에서태어났다.부유한아테네가문출신으로,아테네와로마에서소피스트로활동했다.율리아돔나황후의지식인모임에들어가《튀아나의아폴로니오스의생애》,《소피스트들의생애》등다양한저술을남겼다.그중에서시각적이미지를언어적묘사로재현한《그림들》은이미지와언어의상호관계에대한당시제2소피스트의관심을대표하는수사학적실험이라고볼수있다.160년에서170년사이태어나244년에서249년사이에사망한것으로추정되며,주로‘대필로스트라토스(PhilostratusMajor)’,‘노필로스트라토스(PhilostratustheElder)’라고불린다.

목차

옮긴이서문

제1권
들어가는말
제1장스카만드로스
제2장코모스
제3장우화들
제4장메노이케우스
제5장페퀴스들
제6장에로스들
제7장멤논
제8장아뮈모네
제9장습지
제10장암피온
제11장파에톤
제12장보스포로스(1)
제13장보스포로스(2)
제14장세멜레
제15장아리아드네
제16장파시파에
제17장힙포다메이아
제18장박코스의여신도들
제19장튀르레니아사람들
제20장사튀로스들
제21장올륌포스
제22장미다스
제23장나르킷소스
제24장휘아킨토스
제25장안드로스사람들
제26장헤르메스의탄생
제27장암피아라오스
제28장사냥꾼들
제29장페르세우스
제30장펠롭스
제31장환대

참고문헌
참고도판

출판사 서평

◇루벤스,티치아노등르네상스시대의미술에영감을불어넣은고전

그림들은눈앞에보이고,곧들릴것이며,
점차여러분자신이그림을보는것인지그림속에들어와있는것인지
구별하지못하게될것이다.

총2권으로이루어진필로스트라토스의《에이코네스(Eἰκόνες)》중1권을번역한책이다.라틴어제목은'이마기네스(Imagines)'로,최초로번역해소개하는만큼국내독자들에게생소하게느껴질수있다.이작품은고대와중세에그리스어교재로사용되었으며,르네상스시대유럽예술가들과인문주의자들에게널리읽혔고,르네상스와신고전주의미학형성에중요한영향을끼친고전으로여겨진다.특히시각예술작품을공감각적으로표현한서술은‘에크프라시스(생생한언어묘사)'의대표적인사례로자주인용된다.이책《그림들》1권은약30점의그림들을설명한다.

책의표면적인내용은다음과같다.나폴리대저택에초대받은가상의화자는그림들이걸린저택의주랑을걸어가면서청자들에게그림을설명해준다.그림에대한설명을듣는청자는일차적으로저택주인의열살배기아들이며,이차적으로는당시나폴리지역의젊은이들무리이기도하고,시공간을훌쩍뛰어넘은텍스트바깥의독자이기도하다.독자는마치나폴리지역의젊은이들무리에섞인듯,화자이자공연자인한소피스트의그림해설을들으며저택안을이동한다.

이책에서소개되는그림들은주로우리에게도익숙한그리스신화속장면들이다.하지만화자가설명하는그림들이실제로존재하는것이었는지에대해서는연구자들사이에서도의견이분분하다.이를테면괴테는이책에서묘사하는그림들이실제했다는입장이었는데,에세이《필로스트라토스의그림》에서화자의이야기중그림의설명에해당하는내용만추출해그림그자체에대한묘사를재구성하려했다.그러나오늘날의중론은《그림들》에등장하는그림들의실제존재여부에천착하는독해가이텍스트의미학적·문학적차원을축소시킨다는것이다.이책에서주목해야할것은그림자체가아닌,그림에대한'화자의설명'이다.

필로스트라토스는로마제국의지배하에서그리스문화의부흥이일어나던제2소피스트시기에활동했다.제2소피스트는현란한언어적기교,반복성,음악적리듬등외적화려함이두드러졌던헬레니즘수사학에대한반동으로등장했으며,고전기아테네의언어및전통적가치의모방과부활을추구하고상류층의교양함양과교육적가치를강조했다.이들은청중이연설을듣거나문학작품을읽을때마치‘보는듯한’시각적인상을받을수있도록풍부한묘사와표현기법을사용했으며,다양한수사적실험을통해'보여지는것'과'말'의관계를탐색했다.이는"제시되는것을눈앞에생생하게가져오는묘사적인화법"을이르는당대의수사법,"에크프라시스ἔκφρασις"의대표적인예이기도하다.《그림들》은그리스와로마의고전에대한관심이고조되던르네상스시대에시각예술작품에대한영감을제공하는자료였으며,오늘날까지도이미지와텍스트,시각과청각의관계를연구하는학자들에게중요한문헌으로간주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