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의 철학

을의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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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나를 삶 앞으로 이끄는 철학의 힘!
2019 청소년 교양도서 선정

진짜 적은 따로 있는데 정작 서로를 견제하고 다툼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우리를 세상은 ‘을’이라 부른다. 알바에서 시작해 비정규직을 전전하는 삶, 식품 판촉 사원으로 길거리에서 시음을 권하고, 본사(갑)에서 파견한 영업 사원으로 점주(병)에게 밀어내기를 강권하고, 다니던 회사에서 푼푼이 모은 돈을 금융사기로 날려버린 을의 삶을 산 사람이 있다. 바로 저자의 이야기이다.

늘 답답한 가슴을 부여잡고 20대를 살았고, 30대가 되어서도 괴로운 일상을 보내야 했던 저자는 조용히 머물 곳이 필요해 막연하게 도서관을 찾았고, 그곳에서 철학과 만났다. 니체, 마르크스, 스피노자, 비트겐슈타인…. 그들이 겪은 고뇌를 온몸으로 체험하면서 어제와는 다른 삶이 있다는 것을 알아가게 됐고, 세상을 보는 나만의 관점을 가질 수 있었다.

저자는 밥을 먹고 물을 마셔야 살 수 있는 것처럼 도서관에 박혀 마르크스를, 니체를, 알튀세르를, 들뢰즈를 읽어나갔다고 말하며, 그렇게 철학을 통해 느낀 해방감을 이야기한다. 스스로를 향한 검열과 증오를 멈추게 하는 것도, 나를 둘러싼 세상을 해석하고 나를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것도 결국 나의 철학이라는 것을 깨달은 저자는 독자들 역시 나를 나에게 이끄는 철학의 힘을 느낄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저자

송수진

30대중반.비정규직노동자.
학부시절행정을전공했지만제대로써먹은적은없다.대학졸업후알만한중소기업을전전하며비정규직으로일하다서른즈음무역회사에들어갔지만금융사기를당해모은돈을다날렸다.이후틈틈이알바를하며세무사준비를하다가도서관에서해야할공부는안하고철학책을붙잡기시작해사회복지분야로눈을돌리게되었다.현재는사회복지사,특히청소년상담사로활동중이다.뒤늦게철학과석사과정을시작했다.

목차

프롤로그

1장.나는왜하필자본주의사회에서태어난것일까?
구조적모순앞에선나
#모순Ⅰ#모순Ⅱ
구조적모순의늪에서내가본것
#진짜적은누구인가#완충지대는없다
자본주의도역사의과정일뿐이다
#마르크스가책을쓴이유#마르크스에대한오해
마르크스와니체가세상을읽는방법
#조금위험할수있는관념론#니체가세상을읽는방법
자본주의에서도공생할방법이있다:마르크스식해법
#생산수단의사회화#당신의귀중한시간을어떻게든사수하자
#나만의생산수단을소유하자

2장.우리는속았다
경쟁에길들여진우리
#경쟁#나를다시살게하는동일시
자기검열에길들여진우리
#지옥#반생명적인공부
허무주의가오는이유
#호명테제#외재성
우리는피해자인동시에가해자일수도
#냉소#지나친자의식
헷갈리면나를가까이읽자
#우울에대하여#얼음땡

3장.반자본주의적삶도있다는것을잊지말자
백수여서좋았던점
#소비하지않을자유#붕괴되어야비로소보이는것들
문제는돈이아니다
#화폐Ⅰ#화폐Ⅱ
그는왜숲으로갔나
#타고난권리#선언
이대로사라지기전에도서관에가자
#피난처
유쾌한파멸
#유쾌한소비Ⅰ#유쾌한소비Ⅱ

4장.오늘내가비루하다는걸안다는것
나는도대체무슨공부를한건가
#좋은공부#우리는돈이되지않는걸사랑했다
뭘원했던걸까
#꿈의집착#진짜교육
여긴어디고나는누구인가
#갑질#사장아들
알면어제로다시돌아가지못한다
#지옥에서하는철학#당신과상관없는선과악을넘어라
강하다는것
#그럼에도불구하고

5장.왜나는자유를원하는가
우리는자유롭도록저주받은존재
#죽음을선택할자유#반응적인간
새는새로기르자
#나는저사람을모른다#내가만난아이
사랑하지않을자유
#서브병#졸혼
있는그대로볼자유
#잔혹성
자유로부터의도피
#변하지않는사람들

6장.어떤충동까지버틸수있는가
나는그말이왜힘든가
#비트겐슈타인#역린
우리는매트릭스에산다
#우리주변의스미스들#스미스와싸워이기는방법
당신이있는곳에서주인이되자
#주인이되지못한자,직함에상관없이다노예
무소의뿔처럼혼자서가라
#약자의배려#차이의철학
공명하지못한인연과의단절
#단절

7장.나자신에게착하게살자
당신의손발은무사한가
#잘린손과발#조화같은우리
반응적인간을버리는담론
#나는쉬운사람이아니다
비가와도상관없다
#마음을비우면두려울게없다
사랑하면알고싶어진다
#개별화#중심주의해체
저새가날아간다
#직업자살에대하여

8장.삶은마주침이다
남일이아니다
#감히모른다#타자들
우리는마주침의산물
#상견과단견
무상을보라
#직면
알면보인다
#역지사지#침묵이위로가될때
과거와의단절
#결정론과운명론의함정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을乙이라는이커다란절망을읽다보면
희한하게도자꾸만희망이생겨난다.”

힘내라는위로보다,좋은사람이되라는자기계발서보다
나를살게했던힘,철학
2019년3월5일을기준으로대한민국의1인당국민총소득(GNI)은선진국의기준이라는3만달러를넘어섰다.이제‘나’는선진국의국민이다.선진국의정의를찾아본다.“다른나라보다정치,경제,문화따위의발달이앞선나라.”그러나셋중무엇의발달도체감할수없다.여전히겨우먹고산다.오직없는자들끼리없음을경쟁하는사회.자본주의란원래그런것일까.
이책에등장하는모든사례는저자의실제경험담이다.20대의저자는식품회사의판매사원으로길거리에서시음을권하고,본사(갑)에서파견한영업사원으로점주(병)에게밀어내기를강권하며지옥같은비정규직을살았다.그나마회사생활로푼푼이모은돈마저금융사기로날려버리자삶자체가위태로워졌다.알바에서시작해비정규직을전전하는삶.뾰족한재주없이고만고만한대학을갓졸업한20대가다그렇듯,시련은손님처럼찾아왔다.
무명저자의투고를출간하겠다는출판사가열곳이넘었다.150년이더지난마르크스의《자본론》이나니체의말이‘을乙의언어’로다시태어난순간,철학은시간과학문이라는장벽을훌쩍넘어2019년의대한민국을사는이들의마음을열어젖혔다.저자가성산대교대신도서관을택하지않았다면우리는이이야기를만날수없었을지모른다.그만큼책에는절망적인현실과끝없는자기검열이이어진다.그런데이상한일이다.읽다보면자꾸만희망이생겨난다.지금‘나는왜이토록힘겨운삶을살아내는가’를고민하고있다면,이뜨거운위안을당신께도권하고싶다.

‘존재’를이해하는순간,세상을이해할수있다
타고난복이없는자가자본주의사회를산다는것은100미터쯤뒤에그어진출발선에서시작하는직선코스달리기같다.그만큼이상한상황을빈번히감내해야한다는뜻이다.방식만다를뿐모순은어디에나존재한다.착취를합리적으로정당화하려는불합리,사훈과배치되는회사관리자들의표리부동한잣대를직장을옮길때마다마주친다.진짜적은따로있는데정작서로를견제하고다툼에서헤어나지못하는우리를세상은‘을’이라부른다.

〉〉재고돌려막기를해야하는나와재고손실을껴안아야하는대리점점주들,하위구조에속한우리에게는공통의환상이있었다.바로브랜드에대한신뢰였다.본사에서필요한만큼의수익과나의미래를지켜줄것이라는믿음.점주도나도같은믿음이있었다.(…)철학자루이알튀세르는말한다.현대사회의이데올로기는우리를호명된주체로만든채무의식까지지배한다고.진짜가뭔지알려하지말고니들끼리싸우라한다고.

호명된주체로살아가는‘을’에게철학은누릴수없는사치처럼여겨졌다.하지만이책에등장하는철학은허영이아니다.그냥삶이다.눈뜨면일하러가기바쁘고돌아오면씻고자기바쁜‘을’에게철학은뜻밖의위안이자삶그자체로다가왔다.저자는밥을먹고물을마셔야살수있는것처럼도서관에박혀마르크스를,니체를,알튀세르를,들뢰즈를읽어나갔다고말한다.책은그렇게철학을통해느낀해방감을적어나간다.

〉〉니체가말했다.밖으로발산되지않는모든본능은안으로행해진다고.그때의나는밖으로전혀분출하지못했다.그러면결론은두가지다.자기를학대하거나타자를학대하고,자기를비하하는우울증혹은타인에대한폭력과분노로이어진다.그렇게쌓인생명의피로는결국내안으로퍼져갔다.이사회는최고를강요하고,다짜고짜성공을강요한다.패자와승자를가르는기준이명확하다.그이데올로기에갇히면한동안자기검열이운명인줄알고살게된다.

‘진짜’라는명제가붙으면원래삶은아프기마련이다.그동안당연하게여겼던것들이실은당연한게아니었음을알게되는일,내가철저하게길들여져왔음을깨닫는일,이런자각들은내삶과철저하게연관된다.
철학은결국세상을보는나만의관점을형성한다.스스로를향한검열과증오를멈추게하는것도,나를둘러싼세상을해석하고나를이해할수있게하는것도결국나의철학이다.그렇게나의‘존재’를깨닫는순간,비로소주변의타인들이눈에들어오기시작한다.나를미워하는사람,나를사랑하는사람,내곁을스쳐가는모든이들의삶역시그들의철학안에있었다.

알고나면어제로돌아가지못한다
이책에등장하는좌절은모두사실이고적용된철학은매우구체적이다.학교가아닌책으로철학공부를시작한저자에게는학문적계보를이어야할의무도,그럴만한스승이나선후배도없었다.덕분에철학을형이상학적접근이나학문적독해가아닌‘을의언어’로해석할수있었다.철학이밥이자물이고목숨이었던다급함이만들어낸삶의언어다.

〉〉우리가만약고정된실체이고변하지않는다면,우리는정해진운명대로살아가야할것이다.그러나우리는변한다.고정된자아도실체도존재하지않는다.우리를둘러싸고있는건타자와의관계이며,관계속에서어떤삶이주어지든자기삶을이끌자유의지는누구에게나있다.

이책이망라하는철학자들의역사에서우리는동질의고뇌를발견한다.하지만그들은자기삶을이끄는자유의지를따라변화하기를두려워하지않았다.계속되는가난과추방에도글쓰기를멈추지않은마르크스,세상을등지고숲으로들어간소로,칠순의나이에스스로죽음을택한들뢰즈까지모두자신을가둔껍데기를깨고체제바깥으로나가는일을두려워하지않은사람들이다.그들의삶과그들이남긴메시지를통해내가변해간다.이처럼알고나면어제로다시돌아가지못한다.그모든불행이내탓이아니라는사실을알면어제의나로돌아갈수없다.더큰불행이닥쳐온다해도더는어제의내가아니다.
철학은나를나에게이끄는화해의손길이다.날때부터주어진가난,내앞에등장한악인,쓰라린이별의상처….철학은우리가마주친많은불운이그저수많은우연의접점이라고말한다.그러니자책을멈추고자신을검열했던어두운터널을빠져나와온전히스스로와마주하라고말한다.당신잘못이아니다.그모습이썩아름답지않더라도,어제의추함과는다르다는사실을오늘의나는안다.그것이나를삶앞으로이끄는철학의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