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오늘도 떠나지 않습니다 : 코드블루 현장에 20대 청춘을 바친  중환자실 간호사의 진실한 고백

저는 오늘도 떠나지 않습니다 : 코드블루 현장에 20대 청춘을 바친 중환자실 간호사의 진실한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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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생사의 전쟁터로 출근한 간호사,
그 2,936일간의 단단하고도 아린 기록
간호사 평균 근무 연수는 약 7년으로 일반 직장인 근무 연수의 절반 수준이며, 전체 간호사 중 52%가 5년 미만의 경력자다. 특히 신규 간호사의 경우 1년 이내 사직률은 지난 5년간 35.3%에서 52.8%로 매우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병원간호인력 배치현황 실태조사, 2018년∼2022년). 이와 같은 통계를 들지 않아도 누구나 알다시피 간호사의 일은 힘들다. 인력 부족, 3교대 근무, 불규칙한 업무 시간, 간호사 집단 특유의 태움 문화, 고강도 업무 압박 및 감정노동 등으로 인해 간호사의 평균 나이는 30세를 넘기지 못하고 있다. 일반적인 신입사원 평균 연령이 27~29세인 대한민국에서 말이다.
이런 어려운 환경 속에서 자신의 20대를 중환자실에 송두리째 바친 사람이 있다. 대학병원 중환자실 간호사 이라윤. 대학 졸업 후 곧바로 중환자실에서 간호사로 일하기 시작한 그녀는 외과계 중환자실, 코로나 중환자실, 응급 중환자실, 내과계 중환자실 등을 거친 중환자실 임상 전문 간호사다. 중환자실은 말 그대로 중증도가 높은 환자들을 집중적으로 보는 곳이다. 그렇기에 단 한 번의 실수도 허락되지 않으며 완벽에 완벽을 기해야 하는 공간이다. 병원 내에서도 가장 업무 강도가 높은 그곳에서 그녀는 도대체 어떻게 10년 가까운 시간을 이겨냈을까? 그 혹독한 환경을 떠나지 않고 어떻게 환자 곁을 지켰을까? 수없이 부딪혔을 좌절과 고통의 터널을 어떻게 통과했을까?
《저는 오늘도 떠나지 않습니다》는 매일같이 코드블루 방송이 울리는 중환자실에서 환자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살리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다잡으며 달려온 한 간호사의 단단하고도 가슴 아린 기록이다. 저자는 보호자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과했을 때도, 환자가 무례하게 목을 졸랐을 때도, 선배 간호사로부터 인성 모욕을 당했을 때도 병원을 떠나지 않고 환자 곁에 다시 섰다. 환자를 지키기 위해, 자신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열악한 근무 현실 속에도 자신의 직업적 신념을 꿋꿋이 지켜온 이유와 생사가 갈리는 전쟁터 같은 중환자실에서 ‘고통의 직업인’으로 살아가는 이유를 진실하게 그려낸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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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라윤

대학병원중환자실간호사.2015~2017년통합중환자실,2017~2021년외과계중환자실,2021~2022년코로나중환자실,응급중환자실을거쳐2022년부터내과계중환자실현장교육간호사로일하고있다.신규간호사의과도기를담은《무너지지말고무뎌지지도말고》(2020)를썼다.
생과사의경계인공간에서가장먼저적응해야하는것은죽음으로인한상실이었다.매일보는죽음에서수없이무너졌고,다시일어서기를반복하다감정이없는빈껍데기가된괴물을마주하면서혼란스러웠다.바다에잠긴듯숨이막혀서도망칠때도있었으나,중환자실이라는공간은죽음앞에서삶에대한귀한가르침을받는공간이었다.당연한것은없다는것과시간은유한하다는것,이두가지가르침이살아가면서무엇이중요한지깨닫게했다.죽음을앞두고서야삶의가치를생각하기보다는현재에도언젠가끝이있다는것을인지하며살아간다.그게당장내일일수도,몇분후일수도있다는것을인지하면서.손의온기를나누는사람이되고싶어오늘도그녀는환자곁을떠나지않는다.

목차


프롤로그:그릇의민낯

1장중환자실의시간과공간
YES24
수고하셨습니다
가끔은
빠름빠름빠름
머리부터발끝까지
코드블루,코드블루
시차
매일전쟁을합니다

2장그렇게간호사가되어가다
꿈에도생각하지않았던‘간호사’가되다
그것도참복이다
나의두려움과동태의눈
나의눈물을기억한다
너무애쓰지않아도돼
고생이많으시네요

3장간호사가된것을후회하지만,간호사가되지않았다면더후회했을것이다
잡고싶은이별과놓아버린이별
잘해왔고,잘하고있고,지금처럼잘해낼거야
생각보다큰의지의힘
아이들은어른보다강하다
여행
가끔죽음을떠올린다
나에대한책임감

4장간호사의자리는절대불이꺼지지않는다
간호사에게간호사는없다
아줌마도아가씨가될수있는공간
타인을위한삶
고장난감정
권한없는보호자
간호사가포기하는순간,하늘과땅은멈춘다
생존

5장코로나의상흔:누구도끝을이야기할수없던시간들
심신미약1
심신미약2
지금,헤어지는중입니다
코로나시대의죽음
게토레이
일상이무너진삶
코로나의상흔

에필로그:시간의세례

출판사 서평


무거운공기가빠르게휘감기는곳,
삶과죽음의경계가매일갈리는곳,
중환자실에서간호사로산다는것

저자는중환자실에대해이렇게말한다.“중환자실의공기는무겁다.마음을짓누르는무거운공기.꺼져가는희미한목숨을보고있노라면숨이턱하고막힌다.이곳은하루에도여러명,최소한2~3일에한번은누군가죽음을맞이하는공간이다.”
매일같이삶과죽음이갈리는공간은어떤모습일까?또그곳으로출근하는직업인들은어떤감정으로살아갈까?저자는생사의경계로일컬어지는중환자실의일상과그공간을채운사람들(의사,간호사,환자,보호자등)을생생하게묘사해낸다.
이책은총5개의장으로구성되어있다.1장은날마다급박하게돌아가는중환자실의치열한24시간을보여주며,2장부터4장까지는매일밤마다울었던신규간호사에서환자를올곧이지키는경력간호사가되기까지,대한민국간호사라면모두가공감할법한험난한성장일지를투명한시선으로들려준다.또한간호사인권과처우문제를다룬글들을읽노라면‘간호사에게도간호가절실하다’는사실을통감할수밖에없다.마지막5장에는지난코로나팬데믹의한가운데서보낸저자의경험이매우밀도있게담겨있다.특히사랑하는이의임종을CCTV로만지켜봐야했던코로나시대의죽음은우리모두에게힘든기억을떠올리게만든다.
시도때도없이울리는코드블루방송에무조건뛰어야하는사람들,환자나보호자에게폭행을당해좌절하는한편으로,80대할아버지의대변이정상적인형태를갖추면행복해하는사람들,3교대근무로인해한달에도여러번시차적응으로고생하는사람들,커터칼로중환자실을나가겠다고위협하는환자와진땀나도록전쟁을치르는사람들,환자의죽음이꿈에서도나와괴로워하는사람들,바로중환자실간호사다.
그럼에도그들은밥을거르며일하고,화장실에갈시간마저포기하며,제몸이아파도응급실에들렀다출근을한다.저자는“엄마가아이를지키기위해공부하고강해지는것처럼환자를지키려면강해져야했고,강해질수밖에없었던”자신의이야기를통해대한민국간호사의슬프고도단단한현실을진실한고백체로전한다.

간호사가된것을후회했다
하지만간호사가되지않았다면더후회했을것이다

스물네살.이책의저자이라윤이간호사를시작한나이다.자신의20대를밀도있게살고싶었고,‘젊을때고생은사서한다’는말처럼일을호되게배우겠다는마음가짐으로중환자실에서간호사를시작했다.
서른두살.20대가훌쩍지난현재그녀의나이다.함께입사했던일곱명의동기들은하나둘모두떠나고이제혼자만오롯이임상을지키고있다.
힘든근무환경과도무지바뀌지않는현실에많은동료들이두손두발다들고그만두었음에도그녀는왜중환자실을떠나지않았을까?신규간호사시절그녀또한간호사가된것을후회했다.대학을갓졸업한어린나이에날마다마주하는죽음이무서웠고,일반환자도아닌죽음의위기에닥친환자를책임져야한다는것이너무두려웠다.그리고사냥감을먹어치우듯매일같이공부해도무지함이채워지지않아불안했다.중환자실은실수가실수로받아들여질수없는곳이기때문이다.
하지만이제그녀는‘간호사’라는직업을사랑한다.한때는병원을도망치고싶을정도로증오했지만,힘든터널을통과할때쯤자신도모르게이직업을사랑하고있다는것을인정했다.‘스스로납득할이유가없는한포기하지않는다’라는자신과의약속을지키기위해병원을떠나지않았고,당장내일이염려스러운환자가걱정되어병원을떠날수없었다.그렇게자신과환자에대한책임감은그녀를어느덧서른두살,9년차간호사로만들었다.
임상이힘들어떠나고싶어하면서도임상을사랑한다는저자는이제이렇게단언한다.“한때의나는간호사가된것을후회했다.하지만지금의나는,간호사가되지않기로선택했다면더후회했을것이다.나의삶은간호사가되기전과후로나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