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찢는 아이

종이 찢는 아이

$11.50
Description
먼 길을 함께 걸어갈 진짜 친구,
지금 옆에 있나요?
전학 첫날 강산이는 짝꿍에게 인사를 건넸지만 그 아이는 인사는커녕 쳐다보지도 않았다. 게다가 그 아이의 손은 수업시간 내내 서랍 안에 있었다. 필기를 할 때도 손이 서랍 안에서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반 친구들은 아무도 우리에게 신경 쓰지 않았다. 우리는 책을 꺼내지 않고 손가락만 꼼지락거리며 대부분의 시간을 엎드려 있었다. 다음 수업시간, 우리는 슬그머니 일어나더니 뒷문으로 나갔다. 선생님도, 아이들도 아무 말이 없었다. 쉬는 시간, 진우에게서 우리가 도움반에 갔다는 이야기만 들었다.
어느 날, 강산이의 책상 밑에 무언가가 갈갈이 찢겨져 있었다. 글씨가 낯이 익었다. 자신의 수학책인 것이다. 누가 그런 것이지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가 없었다. 순간 왕따를 당하는 것은 아닌지 겁이 났다.
수학시간, 선생님이 문제를 읽자마자 우리가 바로 정답을 이야기했다. 두 번째 문제에서도 우리는 3초 만에 답을 맞췄다. 우리가 천재가 아닐까 하고 생각했지만 아이들은 무덤덤했다. 사회시간, 갑자기 우리가 사회책 뒤표지를 찢기 시작했다. 찢고, 또 찢고, 계속 찢었다. 그때 강산이는 알았다. 우리가 자신의 수학책을 찢었음을.
집에 가는 길, 우리와 유치원을 같이 다닌 진우로부터 우리가 자폐증을 앓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이들에게 비밀로 할 것을 당부하며 강산이에게 우리를 잘 보살펴달라고 부탁했다. 집에 온 강산이는 자폐증에 대해 알아봤다. 자폐증에 대해 알면 우리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다음 날부터 우리의 행동이 신경 쓰였다. 어제까지만 해도 내 짝꿍이었는데, 오늘부터는 나와 다른 아이로 느껴졌다.
미술시간, 종이접기에 열중하고 있는데 민성이의 짜증 섞인 목소리가 들렸다. 소리가 난 쪽을 보니 우리가 색종이를 찢어 하늘로 날리고 있었다.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우리처럼 색종이를 찢어 위로 던져보라고 했다. 색종이 눈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아름다웠다. 아이들은 서로를 향해 색종이 눈을 던졌다. 미술실은 깔깔 낄낄 온갖 웃음소리로 넘쳐났다. 우리 덕분에 즐거운 색종이 눈싸움은 멈출 줄 몰랐다.
읽기시간, 선생님은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괴물취급을 당한 러시아의 샴쌍둥이 자매에 관한 동영상을 보여주었다. 이어 선생님도 몸이 불편한 언니를 피하려만 했고,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고 고백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선생님은 우리가 앓고 있는 자폐증에 관해 설명을 하면서 우리는 이상한 아이가 아니라 보통 아이들과 약간 다른 것뿐이라고 했다. 아이들은 눈물을 흘리며 우리의 빈자리를 쳐다보았다. 자신들의 잘못된 생각을 미안해했다.
축구를 하다 정강이 뼈가 부러진 강산이는 휠체어를 타게 됐다. 체육시간, 아이들이 전부 운동장으로 나가고 강산이는 교실에 남았다. 그때 휠체어가 움직여 돌아보니 우리가 휠체어 손잡이를 잡고 있었다. 운동장에는 여자 대 남자 피구시합이 한창이었다. 아이들이 우리를 불렀다. 오늘, 남자아이들은 일부러 우리를 맞히지 않았다. 샴쌍둥이 동영상, 선생님의 고백 이후에 아이들은 우리를 챙겼다. 누구도 말하지 않았지만 아이들의 가슴엔 배려가 새겨졌다.
학예제 때 4학년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맞아 응원공연과 카드섹션을 하기로 했다. 깁스 때문에 연습할 수 없는 강산이는 우리가 응원 동작을 제대로 따라하지 못하는 것을 보았다. 안타까운 마음에 강산이는 우리를 도와줄 방법을 생각하다가 공연 마지막에 우리와 강산이가 무대 양쪽 끝 사다리에 올라 색종이를 뿌리기로 했다. 아이들이 열심히 응원동작을 연습하는 동안 우리와 강산이는 열심히 색종이를 잘랐다.
학예제 날, 잘 해낼 수 있을까 불안했지만 강산이는 우리를 믿기로 했다. 아이들의 공연은 반응이 좋았다. 공연 막바지, 우리와 강산이가 무대를 향해 색종이를 날렸다. 여기저기서 탄성이 이어졌다. 공연이 끝난 후 아이들은 우리 주위로 모여들었다. 고맙다고, 네 덕분에 공연이 정말 최고였다며 우리에게 진심이 담긴 인사를 건넸다. 강산이와 아이들은 우리를 통해 깨달았다. 함께라면 먼 길을 걸어도 지치지 않는다는 것을.
저자

박성철

부산교육대학교대학원국어교육과를졸업했으며,1999년교육부의‘고마우신선생님’수기공모에당선되어교육부장관상을수상했다.현재부산동래초등학교에서아이들과함께생활하고있다.
작품으로는《나는투명인간이다》《똥봉투들고학교가는날》《아빠는구슬치기대왕,나는게임대장》《떴다!방구차》《오바마아저씨의꿈의힘》《비타민동화》《천재를뛰어넘은연습벌레들》《관심》등이있다.

목차

1.너는내마음의MVP
2.새로운출발
3.찢겨진수학책
4.천재야?바보야?
5.색종이눈싸움
6.선생님의고백
7.휠체어를부탁해
8.학예제연습
9.함께라면

출판사 서평

선입견이라는것이있다.잘알지도못하면서가지고있는고정적인관념이다.장애인을바라보는우리의시선이그렇다.그들은단지우리와다를뿐인데우리는그들을이상한시선으로바라보고,그들을이해하려하기는커녕선입견을가지고그들을밀어낸다.
《종이찢는아이》의강산이와반아이들도그랬다.자폐증을앓는우리를이해하지못하고이상한아이로생각하고친구로받아들이지않는다.같은반에있는친구일뿐진짜친구가아닌것이다.수업시간에늦게들어오고,수업시간에엎드려있어도전혀관심이없고,종이를찢을때는‘또사고를치는구나.’하는눈빛을보낸다.
강산이는우리가자폐증을앓고있다는것을알고난후짝꿍이라는것이불편했다.하지만샴쌍둥이동영상,선생님의고백을통해장애를바라보는자신의잘못된시선을깨닫고,우리는이상한아이가아니라나와조금다른아이라는생각을갖고우리를이해하고진심을나누게되었다.종이를찢는것은자폐증환자에게나타나는증상중하나였지만,지금은친구들의공연에멋진피날레를장식하는종이가되었다.
배려는누가누군가에게주는것이아니다.가슴속에서절로새겨지는것이다.장애가친구사이의방해가되지않고장애가있는친구와도진짜친구가될수있다는열린마음을가졌으면한다.강산이와우리의이야기를통해먼길을함께걸어갈수있는소중한친구를만들었으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