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 카레니나 - 한 권으로 읽는 오리지널 명작 에디션

안나 카레니나 - 한 권으로 읽는 오리지널 명작 에디션

$18.79
Description
두 가지 사랑을 생생하게 묘사한 톨스토이의 메시지
한 여인의 처절한 삶의 공통 문제를 빼어난 심리적 통찰로 다룬 소설

처음으로 경험하는 삶의 모든 존재를 뒤흔든 빛과 어둠의 두 가지 시선
안나 카레니나와 그 남편 카레닌, 안나와 사랑에 빠지는 남자 브론스키의 이야기만이 이 소설의 대부분을 차지하였다면 『안나 카레니나』는 격정적인 연애소설로서만 한 자리를 선점하였을 것이다. 연애소설 자체가 주는 매력과 불안과 괴로움, 질투, 증오, 광기의 감정들이 가져오는 인간적 고뇌, 심리적 통찰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톨스토이는 안나 카레니나의 사랑에 대비되는 레빈과 키티의 사랑 이야기를 엮어 놓음으로써 독자들이 더욱 극명하게 사랑과 인생의 의미를 고찰하도록 만든다. 레빈과 키티가 인연을 맺기까지, 안나와 브론스크가 인연을 맺기까지 그들 모두의 인연의 고리가 얽혀 있음도 소설의 긴장감과 상처를 극대화시키며 한 단계 높은 진지한 성찰을 하도록 이끈다.
『안나 카레니나』가 백 년이 넘는 시간 동안 독자들의 사랑과 인정을 받는 이유는 치명적인 사랑이야기가 주는 흡입력은 물론 제도와 가족의 문제, 19세기 러시아 귀족계급의 생활, 계급 간 갈등과 인간의 도덕적 모순, 농업 경영 문제, 전쟁을 배경으로 한 박애주의 등을 등장인물들의 이야기 안에 자연스럽게 발전시킨 뛰어난 작가적 역량에 있다. 일찍이 토마스 만은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를 ‘조금의 군더더기도 없고 한 점 흠잡을 데 없는 작품’이라고 격찬하였으며, 실로 이 소설은 그 찬사에 어긋남이 없는 걸작이라 하겠다.

저자

레프니콜라예비치톨스토이

러시아의소설가이자시인이자사상가.도스토옙스키와함께19세기러시아문학을대표하는대문호로손꼽힌다.1828년9월9일,러시아남부의야스나야폴랴나에서톨스토이백작집안의넷째아들로태어났다.2살과9살때각각모친과부친을여의고,이후고모를후견인으로성장했다.어린시절에는집에서교육을받았고,16세가되던1844년에까잔대학교동양어대학아랍·터키어과에입학하였으나사교계를...

목차

결혼생활
정염
시험대
사랑의얼굴
불가해한신비
현실
불안한영혼
이별

에필로그:당신의아내로살수있는곳으로떠나요

출판사 서평

인간이처한삶의공통문제를다룬심리묘사가뛰어난소설
인간의내면을통찰하여표현하는대가의능력에감탄하다

『안나카레니나』는전지적시점임에도내면의독백을통해인물들의생각이나느낌을아주상세하게묘사하고있으며또한러시아리얼리즘문학의전통계승자답게탁월한사실성,사람의내면을다루는심리적통찰,역사적특징을포착하는능력에감탄하게된다.
소설은격정적사랑에대한열망못지않게삶에대한허무주의와싸우는등장인물(레빈으로대표되는)의이야기가심도있게진행된다.이는톨스토이자신이젊은시절거부하지못하고즐겼던쾌락적유희와뒤따라오는허무함,자괴감,무의미함을뼈저리게반복적으로경험하고처절히괴로워하며힘들어한데있다.죽음에대한공포와삶의무상함,정서적불안정함과여기에서오는정신적위기는톨스토이자신이고작9살이던때에부모를잃은경험에서기인하는부분도있을것이다.
톨스토이자신이추구하던이상적자아와실제모습간의격차,자신의부부사이도『안나카레리나』에그려놓은레빈과키티처럼이상적이길바랐으나실제로는그러하지못했던현실,문학을포기하고종교에깊이빠질정도로힘겹게겪었던삶의위기등이그의작품에고스란히투영되어소설의진정성을더한다.

“당신의아내로살수있는곳으로떠나요”

마음속에폭발하기직전의열망을간직하던사람이그촉매제를만났을때,그것을거부하지는못할것이다.그들에게는그촉매제와그로인해생성된세상이자기세계의전부인듯여겨지며,자기일생을구원하여신세계를열어줄유일무이한기적으로여겨진다.그사랑에자신의모든것을던질만큼열망하기때문에,세상의규범에기반한시선이올바르게느껴지지않고세상의시선따위는두렵지않은것이다.
그렇지만세상모두에게까발려진인간의도덕에반하는사건뒤에남겨지는것은한인간의성장이아니라파멸로의귀결이자연스러울지모른다.더구나불안정한안나의위치로인해사랑의균형은깨어지고마는것이다.삶의기반을뒤흔드는위태로운현실,이어오는혼돈,세상에퍼지는은밀한소문들,세상의시선에서자유롭지못하게된안나가느끼는압박감.안나가보이는불안한모습들은그녀의아름다움과거부하기힘든매력에도불구하고브론스키를점점멀어지게만든다.그녀가한남자에게의존할수밖에없는상황은사랑하는남자의마음이멀어지면서느끼는모욕감에도불구하고그가떠날까봐두려움에급급하게만드는것이다.
‘안나는그가자기를무거운짐으로아는것도자유를버리고자기한테돌아오기가서운하리라는것도알고있었으나,아무튼그가돌아온다고생각하니기뻤다.’그리고그(사랑)에게이끌려가지않겠다고결심한순간에도‘안나는제정신이들어자기의결심을깨뜨린것에두려움을느꼈다.그녀는스스로를파멸시키는일을하고있음을알면서도자기를억제할수가없었다’는본문문장에서알수있듯이,“하느님,제모든것을용서해주십시오!”라고신을부르짖으면서도자신의갈망을이겨내지못하고만다.
일반적인자유라는것의매력을맛보지못했던사람들이자신의모든것을바치며갈구할대상을만났을때,이세상의그무엇도그들을말릴수는없는것이다.

행복이욕망의실현이라고믿는사람들이범하는과오

톨스토이자신이도덕적규범에서벗어난쾌락을추구했고그유희를탐하고난이후몰려오는자괴감으로괴로워했다.더불어작가적명성에뒤따라오는막대한부의소유로인한괴로움,사회적지위에서오는사람들의관심과개인사이에서느끼는모순등자신의이상과현실의격차때문에도힘들어했고,세상에서그를위선자로바라보는시선과가족의요구사이에서도자유롭지못했다.
그로인해톨스토이는중년이후삶의깊은위기를겪게된다.말년에이르러서도청빈함과금욕을추구하면서도안락한생활을원하는자신의모습을견디기힘들어했고,자신의이상적모습에실제의자신을도달하게하고자저작권을포기하려는결심까지한다.이는가족간불화를절정으로치닫게만드는도화선이된다.
풍부한감수성을갖는톨스토이가포용하는감정적영역이컸던만큼이나,그에상응하는엄격한이성으로인해일상을심각히괴롭힐정도의자기반성을요구했던것이다.청렴한삶을추구하고자한톨스토이의의지는그를신과의합일을지향하는결과로이끈다.
톨스토이의오랜고뇌가반영된『안나카레니나』에는오랫동안소망하던것의완전한실현에도불구하고전적으로행복하다고는느끼지못하는인간들의면면이잘드러나있다.그들은결국그실물을움켜쥐지만대개의경우그만족스런상태를오래유지하지못한다.왜그러는것인지는본문의다음내용이잘말해준다.
‘그는곧그러한욕망의실현은전부터기대하고있던행복의커다란산에비하면불과한알의모래알을얻은정도밖에안된다는것을알았다.그는행복이욕망의실현이라고믿는사람들이범하는예의과오를범하고또깨달은것이다.



<책속에서>

스테판아르카지치는자기자신에대해서는정직한인간이었다.자기의본심을속여가며‘지금나는나의행동을후회하고있다’고억지로생각할수는없었다.지금도여전히그는34세의잘생긴사나이이며다정다감하고자신이죽은두아이까지치면7명의아이를낳았고,자기보다1살밖에젊지않은아내에게매력을느끼지못한다고해서미안한생각이들지는않았다.그저아내의눈을더잘속일수가없었던것만이후회스러웠다.
‘아아,끔찍해!아아,이거정말못견디겠는데!’
스테판아르카지치는그렇게혼자되뇔뿐아무묘안도생각해내지못했다.
-13쪽‘결혼생활’중에서

“만일말씀대로나를진정으로사랑하고계시다면,부디내마음이편하도록해주세요.”
안나는속삭였다.
브론스키의얼굴에는기쁨의빛이뚜렷이떠올랐다.
“내게는당신이생활의전부라는것을설마모르시지않겠지요?나는안정이라든지하는것을모르니당신에게드릴수도없습니다.하지만나의사랑이라면기꺼이드리겠습니다.내모든것을드리겠습니다.이제나는당신과나를따로따로생각할수가없게되었습니다.나에게있어서당신과나는하나입니다.앞으로도당신이나내게는안정이라는것이있으리라고는생각지않습니다.단지생각할수있는것은절망과불행이냐……아니면행복의가능성이냐하는가능성뿐입니다.그것은정말있을수없는일일까요?”
그는작은소리로속삭이듯말했다.
-162쪽‘정염’중에서

“키티는말이에요.지금자기가바라는것은고독과평안뿐이라고쓴편지를보냈어요.”
한동안침묵이흐른뒤에다리야알렉산드로브나가말했다.
“그래서어떻답니까,건강은좀좋아졌습니까?”
레빈은가슴을두근거리며물었다.
“덕택으로아주좋아졌답니다.나는그아이가가슴을앓는다는말을믿지않았지만.”
“그래요?저도참기쁩니다!”
레빈은말했다.
그순간다리야알렉산드로브나는그의얼굴에어딘지애처롭고안쓰러운표정이떠오른것처럼생각되었다.
-239쪽‘시험대’중에서

“아아,당신은마침내저를당신것으로만드셨어요.전이제누가뭐라고해도당신의것이에요.”
안나는그의두손을잡아자기의가슴에대고말했다.
“역시이렇게되지않으면안되었던거예요!우리가살아있는한이것은당연한일입니다.지금비로소그것을깨달았소.”
그는말했다.
“정말그래요.그렇지만여기에는뭔가무서운일이있을것만같아요.”
안나는차츰얼굴이창백해지면서도브론스키의얼굴을두손으로껴안고말했다.
“아니오,모든것은끝났어요.모두다지나가버린겁니다.우리는틀림없이행복해집니다!”
그는고개를들고미소를띠면서말했다.안나는그의말에대해서가아니라그의사랑이담긴눈길에대해서미소로답하지않을수없었다.안나는그의손을잡고그것으로자기의차가워진볼이며짧게친머리카락을어루만지게했다.
-354쪽‘사랑의얼굴’중에서

‘분명히저이는질투를하고있었어!우리저이는어쩌면그리도귀여운바보일까!질투심을다갖다니!그런사람은요리사표트르나다를바없이생각한다는것쯤알아주었으면좋겠어.’
그녀는생각했다.키티는그녀자신도이상한일이라고여겼지만남편의뒷머리나붉은목덜미가마치자기것인양느껴졌다.
‘일에방해가되면안되겠지만,하지만괜찮을거야!잠깐이라도좋으니저이얼굴이보고싶어.내가바라보고있는것을못느끼시나?이쪽을좀돌아다봐주면좋겠는데잠깐이라도!’
키티는그렇게생각하며눈을더크게뜨고강한눈길로남편을바라보았다.
“그래,그자들은단물은모두자기들이빼먹고허위의빛을내뿜고있는거야.”
레빈은쓰던손을멈추고중얼거렸다.
-378~379쪽‘불가해한신비’중에서

10월에카신현에서는귀족들의선거가있었다.이현에는브론스키나스비야쥬스키,코즈느이쉐프,오블론스키등의영지가있고레빈의영지도조금있었다.이선거는여러가지사정이나이것에관계하고있는사람들의면모로해서세상의관심을모으고있었다.갖가지소문들이퍼지고사람들은선거준비에몹시바빴다.지금까지선거에한번도얼굴을내민적이없는모스크바나페테르부르크사람들뿐아니라,외국에가있는사람들까지도이선거를위해모여들었다.
브론스키는벌써오래전부터이선거에참가하기로스비야쥬스키와약속을하고있었다.선거가임박해오자보즈드비젠스코예를자주찾아다니던스비야쥬스키가브론스키의저택에들렀다.
-470~471쪽‘현실’중에서

그날밤안나는그의마차가멈추는소리도그가울리는벨소리도그의발소리와하녀와의말소리도듣고있었다.그는하녀의말을그대로곧이듣고더물어보려고도하지않은채자기방으로들어가버렸다.따라서모든것은끝나버린것이다.
그러자그녀의가슴을잠식하고있던사악한정신이부추기던죽음이,그의가슴에자기에대한사랑을되살려주고그를벌주고그를상대로계속해온이싸움에승리를가져오는유일한수단인죽음이,분명하고생생하게그녀앞에나타났다.
‘죽음이다!’
안나는생각했다.그녀는이상한공포에휩쓸려,자기가어디에있는지오랫동안분간하지못했고두손은떨려와성냥을찾아낼수도다타버린초대신에새것에불을켤수도없었다.
‘아냐,역시살아야지!나는그이를사랑하고있는걸!’
안나는생명을되찾은기쁨의눈물이두볼에흘러내리는것을느끼며속으로중얼거렸다.
-525쪽‘불안한영혼’중에서

“상상도할수없는일이었어요!6주동안그아이는아무와도말을하지않았어요.먹는것도제가빌고또빌어서겨우조금들정도였으니까요.그러니단1분도그아이를혼자놓아둘수가없었답니다.자살에소용될만한것은모두빼앗아치워놓았지요.우리가아래층에서지내고있다해도,무슨일이일어날지항상조마조마한상태였어요.당신도아시겠지만그아이는전에도그여자때문에권총자살을하려던일이있었으니까요.”
노부인은그렇게말하더니당시의일이생각나는지눈썹을찌푸렸다.
“그래요,그여자는당연히끝내지않으면안되었던일을한거예요.그런여자에어울리는죽음을택했지요.그여자는죽을때도얄궂고비천한죽음을택했어요.”
“하지만우리에게는남을심판할자격은없습니다,백작부인.그야그사건이부인께대단한괴로움을드렸다는것은저도충분히짐작이갑니다만.”
코즈느이쉐프는한숨을쉬며말했다.
-554~555쪽‘이별’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