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민족성지 태화관은 어떻게 여대가 됐나 (여성공간의 상징 태화여자관 101주년)

3·1 민족성지 태화관은 어떻게 여대가 됐나 (여성공간의 상징 태화여자관 101주년)

$20.00
Description
3·1운동 발상지 태화관에서 탄생한 태화여자관 101주년 기념도서
태화관에서 탄생한 태화여학교가 성신여대로 발전한 전과정 추적
올해도 격동의 근대사를 상징하는 여러 사건들이 한 세기를 기념했다. 2019년 한민족 전반에게 ‘근대’를 깨우친 3·1운동이 100주년이 맞은 이래로, 2022년 3·1운동의 수장으로 지목됐던 천도교 지도자 손병희 순국 100주기가 도래했다. 손병희의 사위 방정환이 제정한 어린이날이 100년이 됐다. 돈암동을 배경으로 활동한 한국의 대표적 조각가 권진규를 비롯 김수환 추기경, 소설가 선우휘와 손창섭, 시인 김춘수, 건축가 김중업 등이 탄생 100년을 맞이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통해 획득한 여성참정권은 ‘남녀동권’이 제도적으로 인정받은 일대 개혁이었고, 여학교/여학생의 등장은 여성에게 공적교육이 작용한 첫 번째 사건이었다.
최근 세계적 주목을 받은 애플TV+ 드라마 ‘파친코’는 이 시기 한국여성의 삶을 치밀하게 그려내고 있다. 여주인공 선자의 서툰 젓가락질이 논란을 불러일으킬 만큼 대개의 여성들에게는 밥상에 제대로 앉아 젓가락을 사용하는 법조차 가르치지 않는 시대였다. 남성의 부속물처럼 여겨지던 여성이 하나의 인격으로 재탄생하며 스스로 삶을 개척하게 된 데는 여성에게 행해진 최초의 제도권 교육과 그 여파가 절대적이었다. 신간 ‘3·1 민족성지 태화관은 어떻게 여대가 됐나 ; 여성공간의 상징 태화여자관 101주년’은 한 여자대학의 묻혀버린 근원을 파헤치며 한국 여성교육의 역사를 전반적으로 훑어 내는 새로운 시도를 보여주고 있어 눈길을 끈다.
3·1운동 발상지 태화관에서 탄생한 태화여자관이 101주년을 맞은 2022년, 작가는 3·1운동이 한국여성의 삶과 여성사에 미친 혁명적 영향력을 상징하는 공간으로서 태화관을 조명하며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여기서 탄생한 태화여학교가 국내 굴지의 여자대학인 성신여대로 발전한 사실을 재발굴하였다.
‘여성사가 여성이 받아야 할 권위를 되찾아준다고 확신’했던 ‘한국 최초 민간신문사 여기자 최은희’를 기리며 시작하는 이 책은 후배 여기자가 부르는 송가이기도 하다. 최은희로 시작, 김마리아, 이각경, 이숙종, 정종명, 한윤명, 이금전, 한신광, 유영준, 서대인, 앤 월리스 서 등 희미해지거나 아예 잊힌 수많은 여성인물들을 호명하며 여권을 이끌어온 진보적 여성상의 계보를 그려낸다. 동시에 주제를 벗어나지 않으면서 당대 여성들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신문보도상의 에피소드와 사진들도 꼼꼼히 펼쳐놓아 대중서로 읽기에도 무리가 없다.
저자

김태은

언론인출신작가.일간신문국내최초인터넷이슈팀장을맡아온라인취재영역을개척했고,뉴스통신사에서는문화전문기자로일했다.‘김에리’라는필명으로문화평론가로활동하며TV미디어비평프로그램등에출연했다.‘여성에게국가는없다’등의책을출간했다.

목차

[들어가며]배제된3·1운동의여성사적의미

1장여자대학이된민족성지태화관

01.고증부족한3·1운동100주년기념
민족의심장에일제상징박아넣은서울시|‘그때그때달라요’역사관,재귀적좌파이벤트|▶“3·1운동기생사진은본래여학생사진”

02.여성해방상징하는3·1운동공간
외신들도주목한소녀들의항쟁|태화관서시작된천지개벽,여성참정권획득|▶최초의여성들,잊힌여성들의비극

03.3·1정신이어받아탄생한성신여대
1886년추정되는태화의뿌리‘성경학교’|하나의조상,여러갈래로뻗은여성교육|여자대학들의설립과전통,학원분규|▶첫번째‘근대여성전문직’전도부인

04.확장되는역사,보이지않는전쟁
역사확장성놓고기억투쟁하는대학들|성신여대의잃어버린15년‘태화’

2장3·1독립정신의장소성계승한‘적자’

01.선구여성의일터,여성운동의요람
민족성지태화관의여성해방상징성|구여성도신여성으로,교사가되다|모자보건의시작,여의사·간호사·산파|▶여자성인교육선도,태화여자관

02.한양중심석있던북촌의갑제
권문세가들의갑제에서순화궁터로|조선왕실의명당에서친일파소유로

03.3·1독립선언식전후의태화정
독립운동건축가재건축,재개발로사라져|▶한국최초의여성전용도서관

04.3·1정신간직한천도교중앙총부
천도교기념관에서개교한성신|성신이거쳤던역사적장소들|태화의기독교정신과성신의건학이념

3장서울여학생운동으로발화한성평등교육

01.각성한여학생들의자발적향학열
맹휴의시대,자주성외친여학생들|교육받은여성의임무,농촌계몽운동|▶태화여학교재학생들의면면|▶학생들의신망받은장귀련교사

02.양성평등여성교육·여권신장에솔선
여선교사들의페미니즘사상과한계

03.태화여학교생8명,독립운동가서훈
만세운동태화여학교생경·검신문조서|6·10만세운동에고초겪은태화여학교|▶광주학생운동‘여학도투쟁기’|▶한집안이중포상의문제

04.태화승계성신의혁신·여성연대
태화와성신의공통점과차이점|여학교·여자대학은왜존재하는가|▶여자팀감독은여자선수출신으로|▶성신여학교출신의성평등공헌

4장여성계에기여한태화·성신의인물들

01.한국땅에헌신한여성선교사들
한국관련소설과저작남긴와그너|격동의한국근현대사에휘말린여선교사

02.가정법개정앞장선여권운동가이숙종
이숙종의성장환경,미술가로서의면모|언론에비친이숙종의페미니즘과부일|▶서울시내사립여학교교장모임,구인회

03.‘여권통문’발굴,박용옥성신여대교수
한국여성의자생적근대화조명|식민사학벗어난주체적여성사관

04.북유럽설립국립의료원간호대승계
태화,NMC,성신으로이어진간호역사|4·19혁명총상학생들의치료거점|▶언론에비친간호대학

[나오면서]한세기라는시간,그리고한개인의염원

출판사 서평

3·1운동발상지태화관에서탄생한태화여자관101주년기념도서

올해도격동의근대사를상징하는여러사건들이한세기를기념했다.2019년한민족전반에게‘근대’를깨우친3·1운동이100주년이맞은이래로,2022년3·1운동의수장으로지목됐던천도교지도자손병희순국100주기가도래했다.손병희의사위방정환이제정한어린이날이100년이됐다.돈암동을배경으로활동한한국의대표적조각가권진규를비롯김수환추기경,소설가선우휘와손창섭,시인김춘수,건축가김중업등이탄생100년을맞이했다.한세기전이땅은오늘날삶의모습을탄생시킨‘근대’가발화하는혼돈과창조의시간이었다.그누구보다세상의절반,여성들에게닥친급격한변화는반만년한반도역사에서‘최초’라할만한일들을만들어냈다.대한민국임시정부를통해획득한여성참정권은‘남녀동권’이제도적으로인정받은일대개혁이었고,여학교/여학생의등장은여성에게공적교육이작용한첫번째사건이었다.
최근세계적주목을받은애플TV+드라마‘파친코’는이시기한국여성의삶을치밀하게그려내고있다.여주인공선자의서툰젓가락질이논란을불러일으킬만큼대개의여성들에게는밥상에제대로앉아젓가락을사용하는법조차가르치지않는시대였다.남성의부속물처럼여겨지던여성이하나의인격으로재탄생하며스스로삶을개척하게된데는여성에게행해진최초의제도권교육과그여파가절대적이었다.신간‘3·1민족성지태화관은어떻게여대가됐나;여성공간의상징태화여자관101주년’은한여자대학의묻혀버린근원을파헤치며한국여성교육의역사를전반적으로훑어내는새로운시도를보여주고있어눈길을끈다.이를통해아카데미가시대와어떻게긴밀히조응하는지에대한통찰을병행하고있다.또여대의존치를두고꾸준한논쟁이벌어지고있는현시대,아직150년도채우지못한여성교육의의와여권의위상에대해다시금고민하게하는부수적효과까지불러일으킨다.
3·1운동발상지태화관에서탄생한태화여자관이101주년을맞은2022년,작가는3·1운동이한국여성의삶과여성사에미친혁명적영향력을상징하는공간으로서태화관을조명하며새로운의미를부여한다.여기서탄생한태화여학교가국내굴지의여자대학인성신여대로발전한사실을재발굴하고,이장소에서어떻게한국여성운동의초석이다져졌는지를집중적으로추적한다.더나아가개신교첫여성선교사가입국한1886년까지거슬러올라가여성의공교육과전문직업이생긴연원까지헤집어내며‘연혁복원’을강력히설파해낸다.
‘여성사가여성이받아야할권위를되찾아준다고확신’했던‘한국최초민간신문사여기자최은희’를기리며시작하는이책은후배여기자가부르는송가이기도하다.최은희로시작,김마리아,이각경,이숙종,정종명,한윤명,이금전,한신광,유영준,서대인,앤월리스서등희미해지거나아예잊힌수많은여성인물들을호명하며여권을이끌어온진보적여성상의계보를그려낸다.동시에주제를벗어나지않으면서당대여성들의삶을들여다볼수있는신문보도상의에피소드와사진들도꼼꼼히펼쳐놓아대중서로읽기에도무리가없다.
단락하나하나를독립된기사로풀어내도될만큼문제의식과자료조사가철저한것은기자출신작가가보여주는최장점이다.‘태화관’의한자표기에대한문제제기와같은것들은지금까지의역사연구가얼마나상투적이고피상적으로이루어지고있었는지에대한의문의연장선이기도하다.역사를역사책속에만가두지않겠다는결기가느껴지는대목들이다.역사의현재성을각인시키는방법으로서장소성에천착한것도최신흐름에걸맞는다.과거와현재를연결시키는도구로서장소의의미를확장시키며,왜태화관이여성의공간이돼야하는지를주장하고있다.윤석열정부가들어서며존폐여부를놓고떠들썩한여성가족부,또여성부가2024년개관을목표로추진중이던국립여성사박물관의존립방안으로까지논의를이어가고자한다.

여성사적의미로새롭게다뤄야할3·1운동과태화관

남성들이자신의욕망을투사한역사서술에공을들여왔다면여성의역사는개별,파편화되기일쑤였다.이책은한여자대학의뿌리를찾아올라가며이를통해한국여성의근대화와여권운동의역사를아우르려는시도를하고있다.여대는여성의영역에서이뤄지던일들의연장선상에서발전해왔다는점에서하나의세계(universe,university)를이루기에부족함이없다.
한국최초의여권선언문도1898년‘여학교설시통문’으로시작됐을만큼여성교육에대한요구가자생적여성운동의시작이었다.항일독립운동과궤를같이해온한국여성운동은전민족적혁명이라할수있는3·1운동에적극참여하며역사의전면에드러나게된다.대한민국임시정부에서여성참정권을획득하고,독립선언식이이뤄진‘3·1운동의발상지’태화관이여성을위한교육·복지기관인‘태화여자관’으로변모하게된것은당연한결과였다.
태화여자관을배경으로탄생,‘여성의지위향상’를노린좌우합작여성단체근우회는1930년서울여학생만세운동을주도한다.한국여성들의자발적요구로탄생한태화여학교역시이시위에참여해8명의독립유공자가추서된다.1936년여권운동가이숙종에게인계돼성신여학교가되고,오늘날최고학부성신여대로발전해여성자신이주축이되는학문적공간을이어오고있다.여성주체성의맥을이어온여대가21세기미투운동의보루가된것도결코우연이아니다.
3·1운동100주년,태화관에서기려져야했던것은당연히그핵심적결과물인‘여성의권리’였다.서울의중심점에서민족성전으로,여성운동과여성교육의터전으로계승돼온장소적상징성이보여주는바는뚜렷하다.이중삼중으로핍박받던인류의절반이자존을되찾는공간으로서의의미다.‘자유,평등,박애’같은평화적의미를아우르는구호를담아낼수있는절호의기회를놓친이들은3·1운동에서‘라마르세예즈’를불렀던한세기전여학생들보다도진화하지못했다.
한편작가는여성사와여성주의를결합한글쓰기를통해여성에게지워진‘공간의불평등성’까지논의를확장시킨다.시간의연속성을상기시키는것은‘장소’라는것을웅변하듯,현재에도직관할수있는역사의숨결을따라잡기위한서술을이어간다.여성들사이의유대와그것이만들어낸연계를통해1886년또하나의여자대학의싹이움터오르고있었음을논증하며아직까지는왜여학교/여대가필요한지를역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