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숫집, 참을 수 없는 존재의 하울링 (강상덕 시와 산문집)

국숫집, 참을 수 없는 존재의 하울링 (강상덕 시와 산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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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언어의 집 한 채 짓고 삶의 식탁을 마련한 시인
강상덕의 산문에는 국수 기술자의 노하우가 가득
시의 특선재료가 된 ‘우영우’를 패러디하는 ‘다시다’
국숫집 짙은 향과 구수한 삶의 내음이 베인 작품들을 먹고 마신다
이 시집은 강상덕 시인의 시와 산문집이다. 강상덕 시인은 책머리에 이렇게 썼다. “열심히 살았습니다. 길은 먼 것 같기도 하다가 돌아보면 아주 가까웠던 것 같기도 합니다. 잘 살았냐고 한다면 조금은 부끄럽게 고개를 끄덕이고 싶습니다. 나만 잘 산 것이 아니라 주변의 사람들이 함께 있어 주어서 잘 살아 왔던 것 같습니다. 한 것이 무엇이냐고 한다면 머뭇거리며 조심스럽게 이 시집을 내밀고 싶습니다.”
강상덕 시집은 지상의 집 찾기에는 영원한 만족스럽지 못하거나 참된 정착의 안전 고리 하나 설정되지 못한 듯하다. 그래서일까. 강상덕 시인의 첫 시집이 바로 시공간을 초월한 시인의 삶의 행복과 가치 행복을 드리게 될 중요 자료가 된다고 확신할 수 있는 까닭이다.
이어령 교수는 시를, 그리고 시의 집을 일컬어 ‘언어로 세운 집’이라고 명명하고 있다. “벽돌로 집을 짓듯이 말 하나하나를 쌓아 완성한 건축물입니다. 초가집이니 벽돌집이니 하듯이 시 한 편은 곧 한 채의 ‘말[語]집’인 겁니다. 그런데 집이라고 하면 대개, 아니 모든 경우 그 집의 겉모양을 생각하게 됩니다. 집을 그려보라고 아이들에게 말해 보세요. 지붕을 그리고 창을 그리고 대문과 담을 그립니다. 사진을 찍어도 집은 언제나 그 외형만 보이게 찍힙니다. 실제의 집은 그 안에 있는데 말입니다. 사람이 살고 활동하는, 막상 중요한 집의 내부 공간은 볼 수가 없습니다.”
이와 같이 강상덕 시인은 실재하는 집이 아닌 ‘언어로 세운 집’ 그 한 채의 집을 정성 들여서 축조하고서 독자들 영혼의 안식 공간을 제공해 주고자 이 거친 시대의 안과 밖을 부지런히 오가며 지적 노동을 멈추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 집은 외로운 사람, 고독한 사람, 슬픔과 아픔과 분노와 회의, 삶의 염세주의적 허물의 외투를 입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나 암묵적 죄의 속성을 추종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르기까지 방문을 허용하는 그런 집을 짓고 있는 것이다.
저자

강상덕

경남함양출생
서울경기지역국어강사
국수기술자
서울시인협회‘월간시’공모전당선,등단(2021)

목차

시인의말

Part1.국숫집,참을수없는존재의하울링
파|호박|디포리|멸치|이상의소설〈날개〉의전반부를패러디하는‘다시마’|콩|오이|사과|당근|무|물|밀가루|배추|쑥|양배추|소금|마늘|고추|상추|양파|적채|파프리카|잔치국수|깨|얼음|간장|비빔국수|고추장|김가루|콩국수|〈우영우〉를패러디하는‘다시다’|열무국수|멸치액젓|설탕|국수가먹고싶다

Part2.번외편
그게다그거더라고|출사의변|성수에게보낸문자메시지|성수에게서받은문자메시지|가을문턱에서|보리의꿈|붕어빵추억|은재봉투|늙는다는것은|루비의꿈|바람이고싶다|매일우는남자|태종대자갈마당|된장찌개

Part3.국수기술자의하울링
패를접다|길에서놀다|화정에서건진국수|원당에서건진국수|꽃핀자리에남은흔적|영원한나의파트너|최고의국수|제8요일(휴일)|진상(JS)에대한보고서|뜻밖의인연|유튜브에서배우다|‘국수기술자’의하울링|수구초심首丘初心

평설:언어의집한채짓고삶의식탁을마련한시인을마중하다-이충재

출판사 서평

국수기술자강상덕의삶을시로승화시킨하울링
시인의인생집을떠나언어의입체적집으로의이주

강상덕시인은‘국수기술자’이다.다시말하면오랜시간을‘국수셰이프’로삶을살아온전업국수기술자인셈이다.그것이정확한현재적답일테지만,그렇다고단순히이한가지의직업군에넣고시인을호명하는것은모순이다.학원에서오랫동안학생들의입시를도와온선생이요,그림도그려보고,낭독도하고,노래도하고,단역배우생활도하는등나름인생의청사진도그려보는갖가지행보에용기를내면서살아온개척자이며동시에삶의특정한미션을수행하는삶을살기도하는중년사내이다.
그럼에도불구하고강상덕시인은‘시를써야하는명백한이유’를깨닫고난이후로그가빚어낸온갖것들을시로승화시키고,그시적이력과삶을다룬수필을쓰고있는작가의인생을살고있다.앞의시를보면오랫동안시인이국숫집주방일을보면서손수빚고,자르고,끓여서내놓은식자재들과의긴밀한내적소통의결과물로부터연유된사유의산물들이시의향기로거듭나고있음을보게된다.마치식자재하나하나와말을걸고,그들이전하는무언의응답으로인한삶의비결과탈출구를물어가는듯한이미지가그려져있다.
국수는예로부터부자들의식사대용물로이용되기보다는,넉넉지못한가난한백성들의식사대용물로대를이어온간단한식사류이다.쌀보다는밀가루가더유행하던시절집집마다수제비나칼국수를자주해먹던시절이분명있었다.시절이조금나아져,가게에가서쌀국수라며원통형의가락국수를사다가삶아서찬물에휘저어한무대기씩사발에담아간장뿌리고,김치쓸어넣고먹거나,붉은고추장얹어비빔국수로먹던시절이분명길었던기억이난다.지금은별미가되어가끔잔치국수를먹기위해혹은초계국수등개량된다양한국수를먹기위해서시장에들르곤하지만여전히국수는가사재정이넉넉지못한이들의허기를달래는식사류임에는틀림없다.
이시집에등장하는소재들이대부분주방식자재즉국수를빚어내는,혹은그와동등하거나유사한식사류를만들어내기위한재료들이란점에서어려운부분은하나도보이지않는다.다만각작품마다시인의섬세함과특성과건강성이그대로투시되어진설되고있음에식자재백과사전류의특성이엿보이기도한다.대부분의시들이이와유사한접근을시도하고있다는점에서더욱더그런느낌을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