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라고 보니 뽑아 버릴 풀이 없네 : 글씨 드로잉과 짧은 서정시의 행복한 만남

꽃이라고 보니 뽑아 버릴 풀이 없네 : 글씨 드로잉과 짧은 서정시의 행복한 만남

$17.00
저자

한상호

저자:한상호
남의기업을운영해주던사람으로살다가환갑되던해에시로등단하였다.고향에돌아와향토사에관심을갖고지낸다.

그림:지안
날마다두물머리숲길을걸으며나무와햇살과바람과강물의기운을품고용담연못가작업실에서글씨쓰기에열중하고있다.

목차

시인의말
글씨쓴이의말

I.너를앓은후
못다빈용서|별자리|야생화|고들빼기꽃|되감기|면역|반딧불이|꽃진자리

II.허수아비외발
근시2|착각4|하루살이|고해성사|진전사지부도탑을돌며|울릉도여행기|만월산명주사에서|한개목에서|수평선|상처꽃

III.네가스치기만해도
로즈마리|꽃차만들기|내공|산책|여름밤|들꽃|매복치埋伏齒|꽃들에게|가을연서

IV.삐딱하니둥글게
나물장수할머니|까치집|어미새|일생|때|계절풍|매화리염전에서-예수열전|화해|고공시위|안녕이란|착각2|길

V.그리움푸드덕푸드덕
만추|대추꽃|사랑|춘설|결빙|밤송이|아버지의부탁|강물에꽃잎한장얹어주니|아버지발톱을깎으며|고향친구|화양연화花樣年華|고향타령|숯|새벽손짓|달

발문시,눈으로보는즐거움-조호상

출판사 서평

한상호시인의짧은시:최소의언어로울리는최대의울림

한상호시인의시는대체로짧다.그러나그짧음은결코가볍지않다.남의기업을운영하던치열한경영인의삶을뒤로하고환갑에등단하여고향으로돌아온시인은,세파를견뎌낸특유의정갈하고깊은시선으로세상을관조한다.그의시는머뭇거림없이정곡을찌르고,혼잣말처럼툭던진몇마디속에삶과자연의거대한이치를담아낸다.

우리옛시조나일본의하이쿠를떠올리게하는그의짧은시는쓴다기보다“깊이묻혀있는유물을발굴하는일”에가깝다.「나물장수할머니」,「야생화」,「못다빈용서」같은작품들은단한줄,단몇구절만으로도독자의마음깊은곳을흔들며잊고지내던서정의감각을깨운다.“짧은나의시에서다시하얀골수를뽑더니붓에묻혔다.그가창조한소리글자의유정함을시와함께독자와나누고싶다.”-시인의말중에서

지안캘리그라퍼의붓짓:문자에생명을춤추게하다

캘리그라퍼지안작가는날마다두물머리숲길을걸으며용담연못가작업실에서글씨를쓴다.나무와햇살,바람과강물의기운을품은그의글씨는단순히정돈된문자가아니다.온마음을기울여쓰고또쓰다보면어느덧글씨와하나되어춤을추기시작한다는그의고백처럼,그의필획은생동하는하나의생명체와같다.

「로즈마리」라는네글자에서는진짜허브향기가하늘거리는듯하고,
「야생화」에서는거칠고강렬한붓질로야성의숨소리를몰아치며,
「못다빈용서」에서는유연한구도속에서러운까슬함을얹어낸다.

시의본질을꿰뚫어보고조형언어로재창조해내는그의작업은시에단순한치장을입히는것이아닌,시의영혼을시각화하는진정한예술적승화다.

“온마음을기울여쓰고또쓰다보면문득글씨와내가함께춤을추기시작할때가있다.그희열이나를밀어가는힘이되어준다.”-글씨쓴이의말중에서

문자향서권기와현대적문자조형의완성

발문을쓴조호상시인은추사김정희가강조한‘문자향서권기(文字香書卷氣)’를언급한다.글씨나그림에학문적깊이와고매한인격,독창성이서려있어야한다는이오래된가르침은,이시집속지안작가의붓끝에서현대적으로부활한다.

한국고유의시서화(詩書畵)전통을계승하면서도상투적인치장을과감히벗어던진이작품집은,언어적울림과시각적감흥이동시적으로다가오는‘시각서정’의진수를보여준다.더는덧붙일한글자의군말도없는단정한시와,더커질까닭이없는작은글씨가빚어낸한폭의풍경화는읽는이로하여금깊은명상의시간을제공한다.

“읽는이의마음을단박에건드리는짧은시가글씨를만났을때그울림은배가된다.시적울림이시각감흥으로변환되어그둘이동시에다가올때그것은또다른차원의감흥이된다.”-‘시,눈으로보는즐거움’중에서

5가지테마로연결되는영혼의여정

본시집은총5부로구성되어인간의슬픔과용서,그리움,자연과삶에대한고찰,그리고부모님과고향을향한사모곡까지다채로운스펙트럼을담아낸다.

Ⅰ.너를앓은후:상처와용서,내면의성찰(못다빈용서,야생화,되감기등)
Ⅱ.허수아비외발:삶의성찰과순례의여정(근시2,하루살이,고해성사등)
Ⅲ.네가스치기만해도:일상과자연의섬세한향기(로즈마리,꽃차만들기,내공등)
Ⅳ.삐딱하니둥글게:민초들의삶과품넓은사랑(나물장수할머니,어미새,화해등)
Ⅴ.그리움푸드덕푸드덕:부모님과고향,시간의아늑한유영(만추,춘설,등)

이계절,잊힌감성을깨우는가장아름다운선물

‘꽃이라고보니뽑아버릴풀이없네’라는제목처럼,세상을따스한사랑과긍정의눈으로바라보면그어떤존재도소중하지않은것이없다.한상호시인의정갈한시와지안작가의생동감넘치는캘리그라피는삭막한시대를살아가는현대인들에게멈춤과숨호흡의공간을선물한다.

시집의마지막책장을덮을때,독자들은가슴한구석이맑게정화되는기분을느끼게된다.시를애호하는독자는물론,글씨의멋과조형미를사랑하는미술애호가,그리고소중한이에게따뜻한마음을전하고자하는모든이들에게이책은오래도록간직하고픈소중한선물이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