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진기행 필사북: 이동진 평론가 추천! 무진기행, 서울 1964년 겨울, 역사, 건

무진기행 필사북: 이동진 평론가 추천! 무진기행, 서울 1964년 겨울, 역사, 건

$22.00
저자

김승옥

저자:김승옥
1941년일본오사카에서태어나1945년귀국하여전남순천에서성장했고,순천고등학교와서울대학교불어불문학과를졸업했다.1962년한국일보신춘문예에단편「생명연습」이당선되어등단했다.1964년「역사」「무진기행」등을발표했고,1965년단편「서울,1964년겨울」로동인문학상을수상하면서새로운감수성의탄생을알렸다.1977년에는단편「서울의달빛0장」으로제1회이상문학상을수상했다.대학재학중서울경제신문에만화〈파고다영감〉을연재해그림에서도탁월한감각을선보였고,「무진기행」을영화〈안개〉로각색하는한편,김동인의「감자」를각색·연출하고이어령의「장군의수염」을각색하여대종상각본상을수상하는등문화다방면에걸쳐시대를앞서나가는재능을발휘했다.
1980년장편『먼지의방』을동아일보에연재하다가5·18광주민주화운동소식에창작의욕을상실하고절필했다.세종대학교국어국문학과교수를지냈다.

목차

프롤로그:손끝에서번지는무진의안개,그리고차가운겨울의감수성

무진기행
서울1964년겨울
역사(力士)
건(乾)

출판사 서평

왜지금,다시‘김승옥’이며‘필사’인가?

조선의선비다산정약용은“눈으로백번읽는것은손으로한번적는것보다못하다”고하였고,이덕무는“글이란눈으로보고입으로읽는것보다손으로직접한번써보는것이백배낫다”고했다.소설가어니스트헤밍웨이는‘지금당장필사하라’고했고,안도현시인은‘필사는손가락끝으로고추장을찍어먹어보는맛’이라했다.
디지털매체와숏폼콘텐츠가범람하는오늘날,우리의읽기방식은점점더얕고빠르고산만해지고있다.문장을깊이음미하고행간의의미를돌아보는감수성은점차마모되어간다.《무진기행필사북》은이러한시대에던지는완만하지만강렬한아날로그적반향이다.김승옥은20대초반의어린나이에이미한국어문장의극치를선보인천재작가다.문학평론가유종호가“그는우리의모국어에새로운활기와가능성에의신뢰를불어넣었다”고평했듯,김승옥의문체는이전의한국소설들이지니고있던한문투의잔재나비장한계몽주의적어조를벗어나지극히현대적이고감각적인세련됨을자랑한다.필사는단순한따라쓰기가아니다.눈으로볼때는스쳐지나갔던단어의배치,문장부호하나에담긴쉼표의호흡,묘사와서사의절묘한균형을‘손가락의속도’로재체험하는일이다.독자는펜끝을통해작가의시선과일치되는경험을하며,눈으로읽을때는미처몰랐던언어의섬세한결을온몸으로체화하게된다.

1.1960년대‘감수성의혁명’과한글현대문체의오리지널리티

1960년대한국문학계에김승옥이라는청년작가가등장했을때,평단은일제히이를두고‘감수성의혁명’이라불렀다.그이전까지의한국소설들이시대의거대한이념이나무거운역사의무게에짓눌려다소투박하고도식적인언어에머물러있었다면,김승옥의등장과함께한국현대소설의언어는비로소완전히새로운미학적차원으로도약했다.그는초·중·고등교육을오롯이한글로받은최초의‘한글세대’작가로서,한글이라는언어가도달할수있는가장세련되고감각적이며현대적인문체를비로소창조해낸독보적개척자였다.
김영하작가는한국어문장의가능성을가장넓게확장한작품으로지금읽어도전혀낡지않았다고했고,이동진평론가는문장의압도적인아름다움과인간심리를포착하는섬세한시선을높이평가하며,한국소설을처음읽는사람이라면반드시만나야할작품이라고했다.
김승옥문학의핵심은언어의생동감에있다.명사와형용사의신선하고예리한결합,주어와서술어사이에흐르는팽팽한긴장감,그리고단락전체를관통하는쓸쓸하면서도매혹적인호흡은기존의관습적인서사틀을완전히깨트렸다.김승옥의문장은단순히서사를전달하는도구에머무는것이아니라,문장그자체로하나의독립된미학적감각을형성한다.문단내부에서수많은소설가와창작자들이그의문장을오랫동안필사해온이유는단순히글씨를연습하거나문장기교를복제하기위함이아니었다.문장을손끝으로꾹꾹눌러써내려가는과정을통해작가가단어를고르고배치할때느꼈을그짜릿한‘창작의순간’과심장박동을똑같이공유하고체화하고싶었기때문이다.
본필사북은이러한김승옥문학의핵심을독자가온전히자신의몸과마음으로받아들일수있도록기획되었다.한국문학사에서‘문체의현대화’를완수해낸거장의오리지널텍스트를마주하는것은,현대한국어의정수를배우는가장확실하고정통적인길이다.

2.왜지금김승옥을‘필사’해야하는가:가장완벽하고정중한창작수업

스마트폰과디지털스크린에포위된현대사회에서우리의독서는날로파편화되고경박해지고있다.눈으로빠르게훑어내려가는독서는손쉽고경쾌하지만,문장이가진깊은울림이나단어와단어사이에숨겨진섬세한조형미를온전히느끼기전에기억속에서쉽게휘발되어버린다.이에반해‘필사’는세상에서가장느리고정중한독서법이자,대문장가와1대1로마주하는밀착과외수업과도같다.
컴퓨터키보드위에서미끄러지듯타이핑하는시대에,연필이나펜을쥐고종이위에글을써나가는물리적행위는인간의뇌와신체를완전히다른미학적주파수로정렬시킨다.펜촉이종이를사각거리며그어내려가는소리,손가락끝에전해지는펜의묵직한무게감,그리고조용한공간을채우는스스로의아늑한숨소리는독자의의식을깊은몰입의상태로안내한다.손끝의속도가작가의생각속도와마침내일치하는순간,눈으로읽을때는결코보이지않던문장의세밀한이음새가비로소눈앞에또렷이보이기시작한다.왜작가가이자리에쉼표를찍어호흡을조절했는지,왜더흔하고평범한단어대신이토록낯설고서늘한단어를선택해배치했는지,단락과단락사이의긴장감을어떻게유지했는지그비밀이온몸으로깨달아진다.필사는단순한글자베끼기를넘어,작가의뇌속에서일어난창작의사고과정을독자자신의몸으로재현해내는가장완벽한창작수업이다.

3.교과서와수능의시험지를넘어서:박제된고전의생생한부활

이필사북에수록된《무진기행》,《서울1964년겨울》,《역사(力士)》,《건(乾)》은국어교과서와수능시험지에빠짐없이등장하는한국문학사의불멸의명작들이다.하지만시험문제를맞히기위해밑줄을긋고,주제와출제의도를암기하던교과서속문학은아이러니하게도문학이가진생생한감수성과열정을가둬두는감옥이되기도했다.
그러나이필사북을펼쳐드는순간,독자는더이상시험문제를풀기위해문장을토막내분석하는수험생이아니다.반세기전청년김승옥이느꼈던그뜨겁고시린청춘의감각과현대사회의고독을고스란히이식받는‘동료작가’이자‘진짜독자’로거듭나게된다.
《무진기행》에서안개가도시를덮어오는몽환적이면서도쓸쓸한서정,《서울1964년겨울》의선술집에서나누는파편화된대화속현대인의극심한고독,《역사》에서서민들의삶을포착해내는날카로운시선,《건》에서표출되는청년기의서늘한방황등김승옥의소설들은반세기가지난지금읽어도조금도빛이바래지않은전율을선사한다.차가운시험지분석을깨끗이잊고펜끝으로문장을짚어나갈때,독자는문학이주는순수한감동과예술적충격을온전히회복하게될것이다.

4.문단에서전해지는‘《무진기행》을필사하는이유’

문장의리듬을몸으로익힌다.
김승옥의문장은단순히아름다운것이아니라숨쉬듯흘러간다.눈으로읽을때는보이지않던호흡이손으로따라쓰는순간드러난다.많은작가가“읽는것과쓰는것은전혀다른공부”라고말하는이유이다.

불필요한문장이거의없다.
《무진기행》은짧은단편이지만군더더기가거의없다.문장하나가다음문장을끌고가며,단어하나가인물의심리를바꾸고,풍경하나가작품전체의분위기를완성한다.필사를하다보면“왜이단어를썼는가”를자연스럽게배우게된다.

풍경과심리가하나가되는문장을배운다.
안개는단순한배경이아니다.무진의안개는곧주인공의마음이다.이처럼외부풍경과내면심리를하나로연결하는방식은지금도많은소설가가배우고싶어하는김승옥문장의핵심이다.

한국어가얼마나아름다운언어인지깨닫는다.
문장을따라쓰다보면‘이렇게도한국어를사용할수있구나’하는감탄이절로나온다.그래서많은작가가“문장이막히면다시김승옥으로돌아간다.”고말한다.문학평론가들은김승옥작가를“우리말에새로운감수성과새로운리듬을불어넣은작가”라고평가한다.그의문장은단순한문체가아니라현대한국소설의새로운언어를만들었다는평가를받고있다.

5.사각거리는연필소리속에서완성되는세상단하나뿐인자신만의예술품

글을쓴다는것은결국자기안의심연을들여다보고,그속에서퍼올린언어를세상밖으로끄집어내는외롭고고된작업이다.문장이막혀답답함을느끼거나,나만의고유한문체를갖추지못해길을잃은듯한기분이드는창작자에게김승옥의문장은가장단단하고든든한징검다리가되어줄것이다.대문장가가닦아놓은단단한길을따라손을움직이는동안,독자의어휘력은깊어지고문장을구성하는직관적인미학적감각은몰라보게단단해진다.
이필사북은단순히작가의글을복사하는빈노트에그치지않는다.위대한문장가와독자가펜을나누어쥐고함께써내려가는아름다운동행기이자,먼지쌓인책장속소설을삶의영역으로걸어나오게하는생생한의식이다.수록된4편의단편소설을완필하고나면,책은독자자신의필체와온기,그리고시간이아로새겨진세상단하나뿐인자신만의문학적예술품으로재탄생한다.
준비가되었다면이제펜을들때다.무진으로가는버스창가에뿌옇게피어오르는안개처럼,독자의손끝에서눈부신문학의기적과창작의즐거움이피어오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