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도 슈사쿠의 문학 강의

엔도 슈사쿠의 문학 강의

$12.80
Description
“소설가는 헤매고 또 헤매는 사람입니다”
《침묵》의 엔도 슈사쿠가 쓰고 읽고 들려주는 구원의 소설, 소설의 구원
그리스도교 문학의 정점 《침묵》의 작가, 일본의 대문호 엔도 슈사쿠의 강연집. 대표작 《침묵》을 비롯한 《사무라이》 《스캔들》 등 자신의 작품에 얽힌 창작 비화와 집필 의도, 프라수아 모리아크의 《테레즈 데스케루》와 그레이엄 그린의 《사건의 핵심》, 쥘리앵 그린의 《모이라》, 앙드레 지드의 《좁은 문》, 조르주 베르나노스의 《어느 시골 신부의 일기》 등 20세기 유럽 문학에 나타난 그리스도교의 모습을, 진지하면서도 유쾌한 엔도 슈사쿠의 목소리로 듣는다.
이 책의 원제 ‘인생의 후미에(人生の踏?)’에서 ‘후미에(踏?)’는 에도시대 그리스도교 신자를 색출하기 위해 예수상이나 성모 마리아상을 동판에 새겨 나무판에 끼워 넣은 것으로, 이를 밟으면 용서받지만, 밟지 않으면 곧바로 죽임을 당하거나 고문을 받는다. "인간은 후미에를 밟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경우가 있다"며 엔도는 신념을 배반해야 살아갈 수 있는 인간의 약점과 슬픔을 위로하고, 자신의 인생관, 종교관, 문학관을 들려준다.
저자

엔도슈사쿠

저자엔도슈사쿠遠藤周作
도쿄에서출생하여만주다롄에서유년기를보냈다.귀국한후고베에정착했고,열한살에가톨릭세례를받았다.게이오대학교불문과를졸업하고1950년부터1953년까지프랑스리옹에서유학했다.1955년에《백색인》으로아쿠타가와상,1958년《바다와독약》으로신초샤문학상과마이니치출판문화상,1966년《침묵》으로다니자키준이치로상,1978년《예수의생애》로국제다그함마르셸드상,1979년《그리스도의탄생》으로요미우리문학상,1980년《사무라이》로노마문예상,1994년《깊은강》으로마이니치예술상등을받았다.그밖에주요작품으로는《스캔들》《사해부근》《내가버린여자》등이있다.1995년에문화훈장을받았고1996년에병으로세상을떠났다.생전의뜻에따라《침묵》과《깊은강》두권을관에넣었다.

목차

인생에도후미에가있으니까
-《침묵》이완성되기까지

문학과종교사이의골짜기에서
|첫번째강의|교향악을들려주는것이종교
|두번째강의|사람이미소지을때
|세번째강의|연민이라는업
|네번째강의|육욕이라는등산로입구
|다섯번째강의|성녀로서가아니라
|여섯번째강의|그무력한남자

의지가강한자와나약한자가만나는곳
-《침묵》에서《사무라이》로

진정한‘나’를찾아서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엔도슈사쿠가쓰고읽고들려주는구원의소설,소설의구원
“그들에게목소리를주고싶었다”엔도슈사쿠,《침묵》
“모리아크는테레즈를구원하고싶어도할수가없었다”프랑수아모리아크,《테레즈데스케루》
“신을가장잘알수있는것은,성인을제외하면죄인이다”그레이엄그린,《사건의핵심》
“인간누구에게나어떻게해볼도리가없는것이있다”쥘리앵그린,《모이라》
“마지막대사‘이제잠에서깨어나야해요’는어떤의미인가”앙드레지드,《좁은문》
“예수는무력한남자였고,아무도그를이해하지못했다”조르주베르나노스,《어느시골신부의일기》
“의지가강한사람과나약한사람은같은곳에서만난다”엔도슈사쿠,《사무라이》
“사회에서부정당하는자신이야말로신이안아주려는대상이다”엔도슈사쿠,《스캔들》

《침묵》의작가엔도슈사쿠가쓰고읽은
여덟편의소설속약하고슬프고더러운인간,그구원의가능성
《침묵》《깊은강》《바다와독약》등으로잘알려진일본의대표적인소설가엔도슈사쿠의강연집이출간되었다.그동안우리에게엔도슈사쿠는‘신과구원의문제’,‘그리스도교의아시아적수용’이라는묵직한주제의종교소설을주로발표한작가로알려졌었고,간간이밝고유머러스한산문과대중소설도출간되었으나강연집이소개되는것은이번이처음이다.특히이강연집에서엔도는자신의대표작《침묵》을비롯한《사무라이》와《스캔들》에얽힌창작비화와집필의도를밝히고,프랑수아모리아크의《테레즈데스케루》와그레이엄그린의《사건의핵심》,쥘리앵그린의《모이라》,앙드레지드의《좁은문》,조르주베르나노스의《어느시골신부의일기》등20세기유럽문학에나타난그리스도교와인간의모습을위트있는말솜씨로풀어나간다.1966년부터1986년에걸쳐기노쿠니야홀과‘스튜디오200’에서진행했던아홉차례의강연을엮었다.특히자신의말만하는것이아니라청중과소통하려는엔도슈사쿠의모습과뜨거웠던반응도확인할수있어마치현장에앉아엔도의강연을듣는듯한생생함을느낄수있을것이다.

“가장사랑하는사람의얼굴을밟아야살수있다면여러분은밟겠습니까?“
_자신의꿈과신조,동경을억누르고살아가는현대인에게들려주는위로와지침
이책의원제‘인생의후미에(人生の踏?)’는《침묵》의독자가작가에게보낸편지에서따온표현이다.‘후미에(踏?)’는에도시대에그리스도교신자를색출하기위해예수상이나성모마리아상을동판에새겨나무판에끼워넣은것으로,이를밟으면용서받지만,밟지않으면곧바로죽임을당하거나고문을받는다.독자는편지에서,후미에이야기는자신과관계없는먼시대의이야기라고생각했지만읽다보니모든사람에게는자기나름대로‘시대의후미에’,‘생활의후미에’,‘인생의후미에’가있다는것을알게되었다고한다.그런각자의후미에가있기에소설을자신의인생이나생활에투영해서읽고감동할수있는것이다.세상이손가락질하는인간의약점과그로인한고뇌,슬픔을알아주는엔도의말은자신의꿈과신조,동경하는삶을배신하며살아갈수밖에없는많은현대인들에게위로가된다.

“에도시대기리시탄의후미에와마찬가지로전쟁중우리역시자신이가장아름답다고생각하는것,이상으로여기는신조,동경하는삶,그런것을흙묻은신발로짓밟듯이살아야만했습니다.전후(戰後)사람들이나요즘사람들역시많든적든간에자신의‘후미에’를갖고살아왔을겁니다.우리인간은자신의후미에를밟지않으면살아갈수없는경우가있습니다.”(17쪽)

“우리는순교한사람들을존경하지만,배교한사람들을경멸할수는없습니다.그럴자격이없습니다.우리도그런상황에놓였다면밟았을지모르니까요.”(25쪽)

“저는소설가라서작은이야기밖에할수없습니다”
_소설가의일과고민:진정한인간을그릴것,거짓심리를그리지않을것
이책의첫문장은이렇다.“저는대설가(大說家)가아니라소설가라서작은이야기밖에할수없습니다.”하지만자신을‘소설가나부랭이’라부르는엔도슈사쿠가하는이야기는결코작지않다.아니,작기때문에커다란의미와울림이있다.소설가는대설가가아니기에《침묵》역시타인이나사회를판단하는것도아니고신학도아니라고한다.

“역사가침묵하고교회가침묵하고일본도침묵하는그들에게다시한번생명을주고,그들의탄식에목소리를주고,그들이말하고싶었던것을조금이라도말하게하고,다시한번그들을걷게하며그들의슬픔을생각하는것은정치가나역사가의일이아니라역시소설가의일입니다.“(25쪽)

소설가역시보통의사람들과마찬가지로인생을알수없고,인생의수수께끼에다가가고싶어서소설을쓴다며그는소설가를‘헤매고또헤매는사람’이라부른다.그렇게헤매는목적은‘인간의진실’을그리기위함이며,소설가가어떤주의나사상의올바름을증명하기위해작품을쓴다면소설가의의무를등지는것이라고한다.“작중인물은소설가가조종하는인형이아니다”라는프랑수아모리아크의말을소개하며엔도는,그말은옳지만현장에서소설을쓰는소설가로서그게얼마나어려운일인지도털어놓는다.

“아무래도제가“우향우”라고말하면역시작중인물은오른쪽으로향합니다.제가“좌향좌”라고했는데도작중인물이“아니,난싫어.여기서왼쪽으로도는것은인간의심리에서보면거짓이야”라고선언하며멋대로다른방향으로자꾸가버리는느낌은,글쎄요,서너번밖에경험하지못한것같습니다.”(49쪽)
“그함정의일부분만이라도소설에쓸수있다면
그소설은그리스도교소설이라부를수있을겁니다“
_그리스도교문학이란무엇인가
엔도슈사쿠는소설가로서진정한인간을그리기위해서는인간내면의어둡고지저분한부분도직시하지않으면안된다고말한다.소설가가그리스도교신자인경우도마찬가지이다.그리스도교에서금기시하는죄와악도깊이파고들어야한다.그리스도교신자로서의자신을우선시하여그런부분을피해버리면‘그리스도교는좋은것’이라고선전하기위한소설밖에쓸수없다.하지만소설가의의무로그런부분을깊이파고들면그리스도교신자로서의자신이파괴될지도모른다.소설을쓰다보면인간의어두운부분을간접적으로많이맛보게되며,때로는스스로확실히죄를범했다고느끼는경우까지있기때문이다.그리스도교작가들의고민과갈등이다.

“만약그리스도교작가가있다면,그또는그녀는인간의아름답고깨끗한부분만쓰는게아닙니다.보통의소설가와마찬가지로인간의더러운부분,추한부분,눈을돌리고싶은부분을씁니다.보통의소설가와다른것은그작품안에서악이나죄에빠진인간을고독하게내버려두지않는다는점입니다.그것을돌파하고지양해서더욱절대자로향하는지향을,얽히고설킨인간안에서찾아내는것이그리스도교작가의한가지일입니다.”(99쪽)

엔도의말처럼그리스도교소설가라는게있다면,자신의주인공을고독과어둠속에내버려두지않고구원의길,빛의세계로이끌려는마음이들기마련이다.그래서작가는구원의가능성을어렴풋이,신중하게,상징적으로한두줄이라도써넣기마련이다.엔도는청중들과함께그런부분을찾아읽어나간다.행동으로드러나는심리보다더깊숙한곳,무의식을넘어서는내면이바로그런부분에나타나있기에,그렇게깊숙한내면까지그려내교향악적인울림을주는작품이진정한의미의그리스도교문학이라고이야기한다.같은맥락에서죄나악,세상이부정하는자신의모습역시신이자신을돌아보게하려는함정이라고말한다.

“어떤죄안에도신을지향하는마음이포함되어있고,어쩌면어떤죄안에도신이그인간을바로옆으로끌어당기려는함정이설치되어있을지도모릅니다.그것은우리가좀처럼알수없지만,작가가그함정의일부분만이라도쓸수있다면그소설은그리스도교소설이라부를수있을겁니다.”(99쪽)

번역에들어가기전이책을검토한일본인문,소설분야의대표번역가송태욱은“지금껏많은책을검토해왔지만,이책만큼망설이지않고추천하기로한책은별로없었다”며“이책의내용자체로번역할가치가충분하다”고했다.그리스도교와관련된내용이많지만이강의를즐기는데신앙의유무는중요하지않다.그리스도교신자에게는문학을통해진정한그리스도교의모습을생각해볼수있는기회를,일반문학독자에게는소설을맛있게읽는법과창작의비화를듣는재미를선사할것이다.또한대략의줄거리를말해주며이야기를전개해가고있어이책에서소개된작품들을읽지않았어도강의를즐기는데는큰지장이없다.진지한자세로소설을읽어나가려는독자들에게《엔도슈사쿠의문학강의》는훌륭한길잡이가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