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소중했던 것들 (빛 에디션)

한때 소중했던 것들 (빛 에디션)

$14.00
Description
살아간다는 것은 자기만의 빛을 발견하고 그것을 향해 걸어가는 일이다
때론 어둠 속을 걸으면서 손끝으로 어둠을 매만져야 한다
그런 뒤에야 우린 빛으로 향하는 출구를 발견할 수 있다
어둠을 직시할 때만 빛을 움켜쥘 수 있다

우리 삶 곳곳에 스미는 빛, 분명히 있었던 ‘한때 소중했던’ 순간의 발견
『한때 소중했던 것들』 빛 에디션 출간

이기주 작가의 산문집 『한때 소중했던 것들』이 새롭게 옷을 갈아입었다. 이번 ‘빛 에디션’은 이기주 작가가 꾸준히 발견해온 우리 삶 곳곳에 스며든 찬란한 순간을 다시 한번 포착해낸다. 빛은 우리가 환하게 행복한 순간에도, 한 치 앞도 모르는 막막한 불안과 어둠을 지날 때도 크고 작은 형태로 존재하며 우리의 삶에 등대가 되어준다. 『한때 소중했던 것들』 빛 에디션은 이 빛나는 순간 즉, “한때 소중했던 것”을 발견하는 연장선에 있다. 낮이 지나가고 밤이 오는 사이 하늘의 오묘한 경계, 정제된 개인의 공간에 불현듯 벽면을 타고 들어오는 햇살의 안온함, 어느 오후 나도 모르는 사이에 벽면을 비추던 빛의 장면들이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은은하게 반짝이는 삶의 특별한 순간을 알아채기 위해서는 꾸준한 ‘관심’과 약간의 ‘통찰력’이 필요하다. 이기주 작가가 섬세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문장으로 빚어내는 책 속 장면들은 문장에서 문장으로, 행간에서 행간으로 이어지며 끝내 독자의 마음에 가닿는다. 삶 속 장면을 건져 올려 활자화한 이야기가 묵직한 감동과 울림이 되어, 다시 우리의 곁으로 되돌아오는 것이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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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기주

저자:이기주
말을아껴글을쓴다.쓸모를다해버려졌거나사라져가는것에대해쓴다.엿듣고엿본것을기록하기좋아한다.
책과사람을평가하기보다음미한다.타인의세계를존중할수록내세계도깊어진다고믿기에.
가끔은어머니화장대에담담히꽃을올려놓는다.
지은책으로는『언어의온도』와『말의품격』등이있다.

목차

책을건네며
가장소중한것이가장멀리떠나가기에

1부추스르다

크게그리고천천히자라다오
바람이실어나르는것
내가네편이되어줄테니
사랑이보이네
서로를향해빠져드는순간
누구나두번째인생을겪는다
욕나무
적당한두려움에관하여
우리가첫눈을기다리는이유
사랑을표현하고상처를감지하는일
가장소중한발음
마음에박힌못을빼내는일
남을완벽히이해하는건거의불가능하므로
자전거타는법과인생의차이
선택과이유
다른사람의정원에핀꽃
욕심
사람마음엔나무가자란다
핑거테스트
시간이필요하다는말
눈물의효용

2부건네주다

사랑은내시간을건네주는일
감정과생각의총합
우리모두는수집가
기운이아니라기분으로
밤마다서성이는그림자들
부모의마음에서눈덩이처럼굴려지는것
그리움을품지않고살아가는사람은없다
취향은영혼의풍향계
오만과편견
세상에서가장불행한사람
그릇
진실에가까운말
꼭가야만하는길
당신을향하여기울어질때
슬픔과기쁨의물결
대갚음
침묵과말사이
가을에가을하다


3부떠나보내다

더애타게그리워했기에
춤과멈춤
라라랜드그리고윤회
인연혹은악연
기억의후각
애써지켜야하는것이라면
호칭을빼앗길때
이분법의감옥
그리운것의속성
꽃이지는속도로잊을순없기에
어둠을매만지는일
부모는자식대신울어주는사람
우리가알아볼게요
거울
울음
이별은멀리떨어져서로의별이되는것
점묘화
잘떠나보내기
정말아름다운것의속성

글을닫으며
마음에햇살이어른거리지않으면언제나겨울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세월앞에서우린속절없고,삶은그누구에게도관대하지않다.다만내아픔을들여다봐주는사람이있다면우린꽤짙고어두운슬픔을견딜수있다.
“모두가널외면해도나는무조건네편이되어줄게”하면서내마음의울타리가되어주는사람이단한명이라도있다면.
---「내가네편이되어줄테니」중에서

사랑은우리안에서솟아나는떨림과따뜻함을상대에게건네주는일이다.사랑은자연발생적인감정이지만,사랑을표현하는행위에는분명능동성이깃들어있다.
그래서일까?우린사랑을전할때상대방에게뭔가를적극적으로제공해야만직성이풀리는버릇이있다.그게사랑이라고생각한다.심지어서로의입장이나고민을헤아리지않은채일방적으로건네는모든행동이사랑의표현이라고착각하기도한다.
---「사랑을표현하고상처를감지하는일」중에서

사람과사람사이엔무수한허공과우주가존재한다.나아닌다른사람을완벽하게이해하고배려하는일은거의불가능하다.
그저우린타인과충돌하고상처를주고받으면서‘서로를어떻게이해하느냐가아니라,이해하지못한다는사실을어떻게이해하느냐’에따라관계가달라질수있음을깨달을뿐이다.
---「남을완벽히이해하는건거의불가능하므로」중에서

돌아보면난누군가에게한눈에반한적이한번도없었다.내가겪은사랑은한꺼번에터져나오는분출(噴出)이아니라,안에서비축된것이밖으로새어나오는방출(放出)의과정을거치곤했다.시간이걸렸고나름의고민이필요했다.
그래서좋아하는감정안에내재된‘확신’과‘의심’사이에서열렬히투쟁했다.둘중어느쪽으로걸음을옮겨야할지몰라방황도했다.
---「감정과생각의총합」중에서

사실특별함은특별한사건과사람에의해번쩍하고솟구치는것만도아니다.아파트화단에예쁘게핀꽃을넋을잃고바라볼때,꽃이진자리를슬며시쳐다볼때,‘쓸모없음’이‘쓸모있음’의배경이될때,불행한일이적은것이행복임을깨달을때,인생을바꾸는일보다일상을정돈하는일이가치있다고느낄때,누군가곁을떠나간뒤그빈자리에새로운관계와감정이차오르는것을느낄때,삶은우리에게특별함이라는선물을선사한다.
---「당신을향하여기울어질때」중에서

때론어둠속을걸으면서손끝으로어둠을매만져야한다.어둠을가로지를때허공으로흩어지는어둠의파편들을한데끌어모아,현미경들여다보듯어둠의성질을치밀하게알아내야한다.그런뒤에야우린빛으로향하는출구를발견할수있다.어둠을직시할때만우린빛을움켜쥘수있다.
---「어둠을매만지는일」중에서

난마(亂麻)처럼얽히고설킨인생이라는실뭉치앞에서우리가어쩔수없이눈물을쏟아내는것은어찌보면당연한일이다.그러므로인생길에서마주치는슬픔은억누르고참아내야만하는것이아니라,가끔은실컷토해내고자연스레범람시켜서햇살과바람에말려야하는건지도모른다.그래야만훗날눈물과슬픔보다더소중한것으로내안을채울수도있을테고.
---「울음」중에서

살아가는일은,어떤면에서희미하게사라지는일인지도모른다.나와나를둘러싼사람과감정과관계는때가되면시간속으로가뭇없이사라진다.언젠가는밤하늘의별빛처럼가물거리다가서서히흐릿해진다.
그사라짐속에서우린온갖이별을경험한다.인사를나누고돌아서는작별이든,사귐을끊고흩어지는헤어짐이든사람의힘으로감히어찌할수없는이별을겪는다.
---「이별은멀리떨어져서로의별이되는것」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