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이상하게 흐른다 (박연준 산문집)

인생은 이상하게 흐른다 (박연준 산문집)

$14.00
Description
박연준 시인의 신작 산문집 출간
엄청난 우연처럼 필연처럼 먼 곳에서 당신을 찾아가는 이야기
삶은 이상함의 연속이다. 내가 오늘 들렀던 장소가 다음날 아침 메인 뉴스의 배경이 되기도 하고, 먼 옛날 우연히 만났던 이와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다가 나중에는 ‘서로의 삶 바깥으로 밀려나’게 되기도 한다. 살면서 한없이 기쁜 일도 있고 속절없이 마음이 아파오는 순간도 있지만, 대부분은 깊은 인상으로 남지 못하고, 흐르는 시간 속에서 곧 잊혀진다. 하지만 그 이상함을 자각하는 순간, 새삼스럽게 혹은 섬뜩하게 곱씹어보게 되는 것이다.

“인생은 이상하게 흐른다”는 단순하고 분명한 사실을. 2004년 등단 후 《속눈썹이 지르는 비명》 《아버지는 나를 처제, 하고 불렀다》《베누스 푸디카》 세 권의 시집을 통해 독자와 만났고, 첫 산문집 《소란》으로 특유의 호기심 어린 시선을 보여주며 인생의 한 시절을 이야기한 박연준 시인이 신작 산문집을 펴냈다. 이번 산문집 《인생은 이상하게 흐른다》는 먼 곳에서 아주 먼 곳에서, 이야기 꾸러미를 들고 독자인 당신을 찾아온 시인의 발걸음이다. 이야기를 들어줄 당신과 이야기를 들려줄 시인은 ‘엄청난 우연’으로 혹은 필연으로 만날 것이다. 책에서 저자는 숨쉬듯 자연스럽게 살아가되, 다정함의 자세를 유지하고, 또 열심히 발레교습소에 나가 몸을 곧게 펴고 길게 늘이는 일상들을 보여준다. 또 그 속에서 날카롭게 포착해낸 삶의 진리와, 시인이 인생을 대하는 곧은 시선을 특유의 유머러스하고 따뜻한 필치로 그렸다.
저자

박연준

파주에살며시와산문을쓴다.시,사랑,발레,건강한‘여자어른’이되는일에관심이많다.2019년5월『아무튼,비건』을읽은후비건을지향하는인간이되었다.일단시작하면꾸준히한다.사랑하면믿는다.분방하고충동적이지만(이상하게도)수련과수양을좋아하는타입이다.무지몽매해서늘실연에실패한다.무언가를사랑해서까맣게타는것이좋다.

1980년서울에서태어나동덕여대문예...

목차

1부
이제어떤키스가내입술을벨수있을까
이마에사는물고기11
누가나오겠다는오줌을말릴수있나요14
눈비오는날,술래는소월22
숨쉬듯자연스러운25
삼총사의동물원32
깊은밤잠못들고
연필을쥐고있는사람에게37
이토록이타적인사물,보자기41
혁과완46
설지나도,
열한번의초하루가남았잖아51
그애는나를사랑해55

2부
속아도꿈결속여도꿈결
슬픔에게도기회를주어야한다69
불어오는것들84
여행사용법95
부다페스트,음울하고아름다운!108
보이지않는도둑이훔쳐간것들112
호텔에대한크고둥근시선121
꿈,잠자리,서커스133
동네책방,산책의부록143

3부
소규모슬픔들147

4부
안그래야지,하는데그렇게되는일들
발레교습소에나가는
할머니가되어야지169
누가누구를안다는것177
스마트한바보되기182
스마트한바보탈출기186
죽을때나는미끄럼틀옆에서죽겠지192
홍대:애정하는가게들197
알코올중독자를위한변명212
다쓴마음217
‘비정성시’에서벌어진일들222
이게최선이라면228

5부
믿지않으면,좀처럼읽을수없는책
게으름한점없이한달이걸렸다237
아,인생은조르바처럼!247
모든소설은‘모르는사람들’이야기다252
비스코비츠!
넌동물이고,난인간이야!259
여러명의철수속에깃든철수266
오선지위에쓰인글273
우정의빛과그림자279
매혹적인두권의미술책288
너무짙은,사랑292

에필로그
다정한주문298

출판사 서평

숨쉬듯자연스럽게,되는대로즐겁게
시인이들려주는삶의‘다정한자세들’

저자는어느날,자신이다니는발레교습소의아래층엔요양원이있고그아래층에도요양원이있다는것을깨닫는다.다리를찢고팔을들어올리고빙글빙글턴을하는동안,자신이서있는곳아래,그아래아래에서는어떤노인들이누워있을것이라는사실에슬퍼지며생각한다.“인생은이상하게흐른다”고.이렇듯저자가하나둘깨달아가는것들은서늘함속에도잔잔한온기를띠고햇살처럼빛난다.
모두5부로구성된이번산문집에는저자가‘오늘’을살면서인연을맺어온사람들과의이야기,지나오고나서야깨닫고새로이해석되는‘어제’의장면들,그때는몰랐지만이제는이해할수있을것같은상황들에대한이야기가담겨있다.상처난이마를쓸어주던할머니의애틋한손길,자신을괴롭히던아이들을혼내주던“다정한거인”같았던아버지,늘붙어다녔지만세월이흘러가며“서로의삶바깥으로밀려”난친구의이야기를통해유년의자신과조우하고,여행을떠나그곳에서새로운장면을만나거나새벽녘이국의호텔에서자다깨깊은고독을마주하기도하며,익숙한동네를산책하며애정하는장소와사람들을기억하기도한다.또.‘스마트폰쓰지않기’‘발레교습소에나가기’같은꾸준히새로운시도를하고‘누군가에대해함부로안다고말하지않기’‘비교하지않고.서로의최선을이끌어내는것’같은다짐을덧대며‘잘쉬는방법,기분이행복해지는방법,시간을행복하게쓰는방법’을헤아리려한다.이러한모습들에서는삶을더욱‘말랑하고행복’해지게만들고자하는저자의태도가드러난다.

우리의세계는서로깊이연루되어있다

어떻게살아오다가지금이곳에서있는지.삶의코너곳곳에서우리는서있는지점을돌이켜보며“인생은이상하게흐른다”고새삼스럽게깨닫지만,이내당연한사실이라는듯고개를끄덕이고만다.이는우리가살아온삶에도해당되지만넓게는거대한인생사의톱니바퀴에도적용되는말이다.저자는그러한관계의밀도를놓치지않는다.“세계는서로너무나깊이연루되어있다”고,“오롯이혼자의탓으로잘못되거나혼자의덕으로잘되는일이란없을지도모른다”고이야기한다.그의말처럼우리는기본적으로나자신에게속해있지만타인의삶에도,세상의흐름속에도속해있다.그러므로그관계속에서한걸음내디뎌보는것도,무거운기분을떨쳐내고허리를곧게펴고몸을곧추세우며좀더산뜻해지는쪽으로가보는것도,그렇게춤추듯이노래하듯이삶을향해자연스러운표정을지어보는것도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