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가 혼자에게 (이병률 산문집)

혼자가 혼자에게 (이병률 산문집)

$15.50
Description
『끌림』,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내 옆에 있는 사람』. 제목만으로도 여전히 우리를 설레게 하는 여행산문집 삼부작으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이병률 시인이, 5년 만에 신작 산문집 『혼자가 혼자에게』를 펴냈다. 이번 산문집에서 그는 세계 각국을 여행하는 대신, 새로운 곳을 향한 사색을 시작한다. 작가가 가장 잘 말할 수 있는 것이자, 그리고 깊이 아는 대상인 바로 ’혼자‘에 대한 이야기이다.
시인으로서 혼자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일, 여행자로서 혼자 여행을 떠나는 일, 그렇게 자연스럽게 오랜 시간 동안 ‘혼자’에 주파수를 맞추어온 그가 써내려간 혼자의 자세와 단상은 세상에 점점이 흩어진 수많은 혼자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작가가 써내려간 담담한 문장과 예민하게 포착한 장면, 그리고 특유의 시선을 담은 사진을 통해 ‘나만 할 수 있는 일, 나만 가질 수 있는 것들은 오직 혼자여야 가능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으며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저자

이병률

1967년충북제천에서태어났다.서울예술대학문예창작과를졸업하고,1995년[한국일보]신춘문예에시「좋은사람들」,「그날엔」이당선되어등단했다.시힘’동인으로활동하고있다.저서로는시집『당신은어딘가로가려한다』,『바람의사생활』,『찬란』,『눈사람여관』,『바다는잘있습니다』등과여행산문집『끌림』,『바람이분다당신이좋다』,『내옆에있는사람』,산문집『혼자가혼자에게』...

목차

인생의파도를만드는사람은나자신
좋아하는것도사랑하는것도모두가혼자
바람에동백나무가잠시흔들렸습니다
10분동안만나를생각해주세요
그동안모른척했던나자신이라는풍경
매일한번은최후를생각해둘것
좋은날의증거들
칼칼한날에나를덮어주던음식
내가바라는건하나,오래보는거
이제는정말로안녕일까
나는능선을오르는것이한사람을넘는것만같다
나도누군가에게단단히말할수있기를
바깥을보세요첫눈이에요
언젠가그때는사라지는것이아니라남기는것으로
도시락싸서어디갈래요?
맨뒤창가자리에서라디오
왜혼자냐고요괜찮아서요
왜쓰느냐물으시면혼자니까쓴다고대답하리라
당신이나를따뜻하게만든이유
내칼에고양이한마리를새겨주었다
우리에겐필요한순간에길을바꿀능력이있다
너는너의세계에빠져서
어쩔수없는것들은어쩔수없는대로
당신에게로이사
의자에서만났다가의자에서헤어진다
들여다보고싶은너머의안쪽
우리는결핍때문에결국슬프다
하루에한번가슴이뛴다
우리서로가아주조금의빗방울이었다면
암호명은,시인
매일밤,여행을마친사람처럼굿나잇
벚꽃이핍니다벚꽃이집니다
그림으로사랑의모양을그려보세요
인기척,그사랑의신호
사랑을시작하라는말
만나고싶은사람은만나게되어있다
나는어떤사람인지를말할때도우리는선택해야한다
바람이통하는상태에나를놓아두라
우리는각자그렇게살아갈것이다
한여름밤의콘서트
마음이급속히나빠지지않도록
덜취하고덜쓸쓸하게
맞습니다이것도저것도나쁘지않아요

출판사 서평

나만할수있고나만가질수있는것들은
오직혼자여야가능합니다.
“왜혼자냐고요,괜찮아서요.”


전세계100여개국을다니며이국적인풍경을담아낸여행산문집『끌림』『바람이분다당신이좋다』와국내전국팔도를넘나들며만난풍경과사람들의이야기를담은『내옆에있는사람』.세권의산문집으로독자들의사랑을받아온이병률작가가신작산문집『혼자가혼자에게』를출간한다.이른바‘여행삼부작’을완성한이후5년만에펴내는신작산문집이다.작가는세권의여행산문집을펴내는십여년이넘는시간혹은그이상을참으로부지런히여행을떠났다.덕분에작가의책을읽으며수많은독자들은여러번설렜으며,여러번사랑에빠졌고,몇번이고짐을싸서어딘가로떠났다.
이후에도작가는타고난여행가의유전자와사람을좋아하는자신을어찌할수없어새로운여행을모색했다.그간의여행과는다른이번여행은특정한지명도없고지도를들여다봐도나오지않는불모지이다.바로,세상에점점이흩어진수많은혼자를만나는여행.아주오래걸어도모든곳을다여행할수없는곳.여행하는작가역시혼자인채로그대로다.
이책『혼자가혼자에게』에서이병률작가는자신을‘혼자사람’으로지칭한다.그만큼혼자보내는시간이오래길었고그시간을누구보다풍성하게써왔기때문이다.책속에서작가는자연스럽게혼자있고,혼자여행하고,혼자걷고,혼자적막의시간에놓인채그시간을귀하게보낸다.사람들속에있더라도짬짬이혼자의시간을부러만들어내는사람.사람을좋아하는작가답게시선은언제나사람을향하지만그가운데서도혼자있는이에게좀더마음이기운다.그들이길러내는풍성한시간에호기심이간다.
여행지에서만난사람과풍경들이전작들의주된이야기였다면,이번책은‘혼자’인자신과‘혼자’인타인에더욱집중한다.그지점에서맞닿은‘우리’의교차점도있을것이다.이렇다보니여행지같은특정장소보다는혼자있을수있는공간들에더욱집중한다.산행,작은통나무집한채,작업실,게스트하우스,기차나종점으로가는버스안처럼우리가주로혼자인채로놓이는장소들이다.또한혼자를잘가꾸어가는사람들과의만남과,생애첫해외여행의기록,그리고라디오작가로일했던때의방송원고들을살피며자신의‘처음’들을되짚어보는일까지…….책에는오로지혼자이기에오롯이깊어지고누릴수있었던시간들이촘촘히기록되어있다.
이러한장면과사유들은작가만의독특한시선을담은풍성한사진과어울리며마치그공간속에같이머무는듯한느낌을준다.그렇게독서를하고문장사이에서멈추고행간을들여다보며사유하는순간마다,네모난프레임속사진이조심스레말을걸어오며생각의여백을채워줄것이다.이렇게작가와독자는책장을사이에두고서로가혼자겠지만멈춘발걸음과바라본시선이어느덧스치는순간이올것이다.


우리는각자그렇게살아갈것이다

혼자인사람들은필연적으로많은질문앞에놓인다.어째서혼자인지,어떻게혼자인지단순한질문들이그들을휘감고,난감한채로적당한답을내놓아야한다.그러나작가는이러한질문자체를선문답처럼슬쩍흘려보낸다.“왜혼자냐고요,괜찮아서요”라고.지금은혼자일지라도언젠가사람들속에놓이는때가있을것이고,지금은혼자가아닐지라도우리는필연적으로혼자가되는순간을맞이하게된다.그러므로질문하는당신도언젠가그런시간에놓일수있음을굳이따지지않는다.혼자인시간을잘활용할수있는사람은혼자인자신을잘운영할수있음이분명하다.또,‘혼자’를강조하는것이‘함께’를외면하는일은아니라는것을혼자인우리는너무나도잘알고있다.
책장을덮고나면오롯이혼자인채로알싸할것이다.혼자인작가를혼자만났다가온듯한느낌도들것이다.책장을덮고난후에오는것이외로움인지충만함인지편안함인지무엇도아닌새로운감정일지는각자가다를것이다.우리는모두셀수없이많은마음을가지고각자살아갈것이므로.그저혼자가다른혼자에게악수하듯이책을건네줄뿐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