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 산문 : 박준 산문집 (양장)

계절 산문 : 박준 산문집 (양장)

$13.39
저자

박준

1983년서울에서태어나2008년『실천문학』으로등단했다.시집『당신의이름을지어다가며칠은먹었다』『우리가함께장마를볼수도있겠습니다』,산문집『운다고달라지는일은아무것도없겠지만』,시그림책『우리는안녕』을펴냈다.신동엽문학상,오늘의젊은예술가상,편운문학상,박재삼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문구
그믐
일월산문
시작
다시저녁에게
또다시저녁에게
입춘
이월산문
세상끝등대4
장면
1박2일
선물.수경선배에게
봄의혼잣말.처마아래풍경처럼
강변
삼월산문.봄의스무고개
삼월의편지
다시회기
사월산문
한계
이해라는문
희극
사월의답장
하나와하나하나
원인과결과
오월산문.바둑이점
어떤독해
다시침묵에게
새녘
혼자밥을먹는일
헬카페
유월산문
무렵
회차
여름자리
장마를기다리는마음
저녁과저녁밥
칠월산문
멀리서,나에게
정의
막국수

팔월산문
정원에게
어떤셈법
다시술에게
구월산문
꿈과땀
조언의결
다시행신
가을우체국앞에서
시월산문_
내가품은빛
노상
학원가는길
십일월산문.종이인형
기도에게
크게들이쉬었다가는이내기침이터져나오는겨울밤의찬공기처럼
한참을셈하다
십이월산문
다시노동에게
겨울소리
쉼쉼쉼
우붓에서우리는
냉온
이쪽과저쪽
기다림
남쪽
번화

출판사 서평

시인이불어넣은언어의숨결로
새로운빛깔을찾는계절의풍경들

‘계절’이라는단어를앞세운채시간을빼고이야기할수는없겠다.『계절산문』속의시간들은우리가흔히이르는봄,여름,가을,겨울이라는계절로분절되는것이아니라한줄기바람과같은하나의흐름으로서우리의삶에오롯이스며든다.「일월산문」부터「십이월산문」까지이어지는글의순서는시간의흐름을착실히따르면서도자주넘나든다.칠월을지나는중에봄의일을기억하고겨울을지나는중에가을의깊은산중을살피기도한다.이는현재를담담하게살아가면서도어제를섬세하게되짚고미래를다정하게보살피는시인의따뜻한마음과도나란히이어진다.우리는종종어떤순간을앓고나서그리워하지만,이산문집의글들은추억과기약에서나아가지금보내고있는계절의,내려오는비와불어오는바람그리고흘러가는구름을그대로느끼기에충분하다.
책은처음을알리는글「문구」속‘나무’이야기로시작되어,다음글인「그믐」에서부터열린다.나무는시간을온몸으로견디며항상같은자리에서있다.우리가문득길가의나무에서새눈이돋고푸른잎이피어나며이내단풍으로물드는것을보며계절의변화를직감하듯이책또한그자리에오롯이서서독자를맞이하고새로운계절로안내한다.시인이한해의끝과시작사이에서독자를찾아온이유또한,우리가함께책장을열듯한해를시작하자는시인만의새해인사일것이다.
산문집을끝까지읽고나면시인의손짓을따라한해를잘마무리한것같기도하고한시절을미리다녀온것같기도한,배웅과마중사이어디쯤서있는기분이된다.모든것이이렇듯지나가고또나아가는것이라면,그렇다면,당신도마음이내키는대로다시기껍게그믐으로발길을옮겨볼수도있겠다.다시한시절이찬란하게우리를맞이하고있을테니까.


<책속에서>

책속에서




불행이길도없이달려올때
우리는서로의눈을가려주었지
_25쪽,「세상끝등대4」

여리고순하고정한것들과함께입니다.살랑인다일렁인다조심스럽다라고도할수도있고나른하다스멀거리다라는말과도어긋남이없습니다.저물기도하고흩날리기도하다가도슬며시어딘가에기대는순간이있고이내가지런하게수놓이기도합니다.뻗으면닿을것같지만잡으면놓칠게분명한것입니다.따듯하고느지막하고아릿하면서도아득한것입니다.
_37쪽,「삼월산문?봄의스무고개」

나이가들수록바둑이점은점점넓어졌습니다.몸이자라고얼굴이커지면서생기는당연한일이었습니다.지금제얼굴에는당시있던점이보이지않습니다.점이갈수록넓어지고색이연해지면서피부와크게다르지않게된것입니다.다.저의바둑이점은그렇게사라졌습니다.이슬프지않은일을함께슬퍼해주셨으면좋겠습니다.
_62-63쪽,「바둑이점」

살아가면서좋아지는일들이더많았으면합니다.대단하게좋은일이든,아니면오늘늘어놓은것처럼사소하게좋은일이든말입니다.이렇듯좋은것들과함께라면저는은근슬쩍스스로를좋아할수도있을테니까요.
_95쪽,「칠월산문」

분명한것은짧은기간의교류든평생에걸친반려든우주의시간을생각하면모두한철이라는것이고,다행인것은이한철동안우리는서로의가장아름다운모습을잘도담아둔다는것입니다.기억이든기록이든.
이제첫서리가내린다는상강도지났습니다.아름다운우리의가을날이또이렇게가고있는것입니다.
_141쪽,「시월산문」

서로에게번화했으므로
시간은우리를웃자라게했습니다
_182쪽,「번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