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 다녀왔습니다 : 신경숙 에세이

요가 다녀왔습니다 : 신경숙 에세이

$14.80
Description
몸의 안부, 몸의 기척에 귀를 기울이며
내 마음이 좋아하는 일을 살핀다

15년 만에 출간된 신경숙 소설가의 신작 에세이
“요가는 내가 소설쓰기 외에 가장 오래 해온 일입니다.
글쓰기를 위해서 시작한 요가는 뜻밖에 나에게 사람과 사물에 대해
친절하고 다정한 태도를 지니게 해주었어요.”

몸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며 일상을 다정하게 껴안기
신경숙 소설가가 요가를 하면서 지내온 잔물결 같은 순간의 기록

저자

신경숙

인간내면을향한깊은시선,상징과은유가다채롭게박혀빛을발하는문체,정교하고감동적인서사를통해평단과독자의관심을지속적으로받아온한국의대표작가다.1963년1월전라북도정읍에서태어났다.초등학교6학년때야겨우전기가들어올정도의시골에서농부의딸로태어난그녀는열다섯살에서울로올라와구로공단근처에서전기회사에다니며서른일곱가구가다닥다닥붙어사는'닭장집'에서...

목차

서문

요가원에서의북리딩
그집의우물은아직도
나,요가하러가요!
요가를하는동안에는
이상하지않아요
깊이빠지지않으려고했다
요가할결심
제주에서요가
나는왔는데가방이오지않았을때
텅빈거리에퓨마가
베를린에선호흡만
나무자세가흔들흔들했다
아사나도사람인연처럼
한계를넘어가봐야했을까
처음부터다시
잊어버린새벽호흡
아무흔적도남아있지않았다
태양아래몸이환하게열리는느낌이라니
달경배자세
머,그거하나못이긴당가
머리서기
혜원할머니생각
홀로쟁기자세를해보며
잘회복하고있다는말
희망이기도하고절망이기도한

출판사 서평

불균형으로이루어진몸을받아들인후
맑은아침공기처럼스며든꾸준함에관하여

책속에는요가에대한이야기뿐만아니라소설가의글쓰기그리고요가원을방문하는그의다정한이웃에대한이야기가담겨있다.일상의면면을섬세하고고요하게응시하면서저자는요가를시작한후새삼자신의몸의불균형을느낀다.그러면서여행지에서도몸에물을주기라도해야할것같아요가원을찾아헤매고,혼자머리서기를연습해보기도한다.몸의불균형은마음으로도이어져,마음이어수선할때는나무자세또한흔들흔들해진다는것을깨닫는다.주3회아침아홉시반에모여함께요가하는이웃들은함께하다가도떠나가고또다시새롭게만나기도한다.그들과사바아사나,태양경배자세,달경배자세등을이어가며한공간에서같이깊은숨을들이마시고내쉬며시간을겹쳐본다.이시간을통해저자는이웃의기쁨과슬픔을직간접적으로느끼며삶의구석구석에대한통찰을담아낸다.홍콩에서열린맨아시아문학상시상식에서도,친구들과떠난속초의바닷가에서도,처음소설을쓰던순간을되돌아볼때도그리고아쿠아리움에서가오리의호흡을보면서도요가는늘그의곁에있었다.요가는한자세를달성하기위한성취보다는다음동작을물흐르듯이어가는행위에가깝다.하나의자세는다음자세를이어부르고자세를유지하는동안에도숨을멈추지않고계속들이마시고내쉬어야한다.무엇이든‘멈추지않고계속해보는것’그것은삶전반에서우리가취해야하는자세와도닮아있다.

오늘은마음안쪽의균형이손바닥만큼이라도유지되길바라며

이책은“나요가하러가요!”하고시작되어“요가다녀왔습니다”하고마무리된다.소설가의삶한켠에깊이자리잡은요가를통해저자는자신의글쓰기를반추하고앞으로의삶의방향에대해서가늠해본다.이것은모두요가를통해서알게된삶의자세이다.“몸의기별,몸의기척에우리는얼마나무심한가.그래서우리는대부분‘몸맹盲’이다.몸을읽지못해마음도읽지못하는지경이다.자기몸에눈뜨지못하고서어찌‘나는나’라고말할수있으랴”라는이문재시인의추천사처럼,몸의움직임을통해‘나’를알아갈수있다.
어느날,저자는서랍안에차곡차곡넣어둔파일속에서요가에관해썼던글들을꺼내책상위에올려놓는다.마지막글에서,소설을써왔던자신의단단한세계와요가를하며몸으로알게된것을포개어본다.그리고한낮의고요를뚫고코로나19로맞닥뜨린팬데믹상황으로오래멈추었던요가원을다시방문하며이렇게쓴다.“후퇴해도다시시작하자는마음을얻기까지꽤시간이걸렸다.나는알고있다.다시시작해도나는앞으로점점더요가실력이후퇴하리라는것을.그럼에도불구하고요가를계속하기로한다.앞으로나아가지않고뒤로물러나는것들이남겨놓을무늬들을끌어안기로한다.”
우리의삶은예상대로되지않는다.상처를겪으면쉬이회복되지않는다.하지만그럼에도물러난것들을끌어안고나아가는용기에대해서우리는말할수밖에없을것이다.“요가다녀왔습니다”라고혼잣말처럼말하고집에들어온이후에도다음날“나요가하러가요!”하고다시금문을열고집을나서게되는것처럼.

책속에서

나아가지않고머물러있어도괜찮다고생각합니다.앞이아니라뒤로가는것도나쁘지않다고요가는알려주었습니다.덕분이겠죠.지금의나는살아가는자력을희망에서만얻는건아니라는생각도하게되었습니다.
_[서문]중에서

그가집에없어도나는아침에요가원에갈때면“나,요가하러가요!”라고평소말할때보다는좀큰목소리로아무도없는공간을향해외친다.곧나자신이그말을받아들이는것을느낀다.오늘은쉴까싶었던마음,잘되지않는소머리자세같은동작에집착해서왜이렇게안될까싶어실망으로접어들려는마음이안으로말려들어간다.그리고자,이렇게요가하러간다고외치기까지했으니잘하고오자,싶은마음이생기고그마음에의지하게된다.
_[나,요가하러가요!]중에서

매일매일무언가를꾸준히하는것만큼실력을늘게하는일은없다.그건어린이나젊은이나노인이나마찬가지다.무슨일이든오늘이만큼하고,내일이만큼또하고,모레이만큼또해놓고나중에살피면이만큼이산이되어마주서있다.
_[이상하지않아요]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