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은 미치고 반은 행복했으면 (양장)

반은 미치고 반은 행복했으면 (양장)

$16.80
Description
“정말 가끔이지만
이토록 솔직하고 놀랍도록 단순한 한마디에 세상이 바뀐다
나의 새장 속 세상이”
무수한 타인으로 살아가는 배우가 아닌
나 한 사람으로 살아가는 ‘사람 강혜정’의 이야기

자신만의 고유한 분위기를 강렬하게 내보이던 배우 강혜정의 첫 에세이가 출간되었다. 작가로서 처음 발을 내디딘 그는 가장 내밀한 그날의 기억들을 하나씩 꺼내 보이기로 했다.
고요한 반항아이자 음악에 흠뻑 빠질 줄 알던 어린 날, 정체 모를 불안으로부터 정신없이 발버둥 치던 젊은 날, 마주한 어둠에서도 끝내 스며드는 누군가의 다정함에 눈물 흘리던 어느 날까지. ‘배우 강혜정’이 아니라 ‘사람 강혜정’이 겪은 수많은 날들은 우리들의 어느 날과도 자주 겹쳐 보인다.
누군가는 그날들을 청춘이라고도 부르겠다. 하지만 ‘푸른 봄’이라 부르기에 그 계절은 떠올리는 것만으로 건조하고 온몸이 타오를 듯 뜨거운 ‘난춘’에 가까웠다. 다만 모든 것이 그러하듯, 홧홧하던 시간도 점차 노을처럼 저물기 마련이다. 자기만의 ‘새장’에서 변해가는 계절을 보내는 사이 마음에는 길쭉한 그림자가 만들어졌지만, 이내 찾아온 어둠은 그 흔적도 지워내며 저 멀리 새벽빛과 숨이 트이는 단비도 함께 가져왔다.
저자는 ‘새장 속 세상’에 머무는 시간 동안 자신이 보고, 느끼고, 생각한 모든 것을 솔직한 문체로 적어내리기 시작했다. 다름 아닌 휴대폰에.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 쓴 것이 아니었기에, 머릿속에 떠오른 문장들을 보다 솔직하게 담을 수 있었다. 집필은 그의 새장을 밝히거나 넓히는 과정이었고, 한 뼘짜리 작은 휴대폰은 어느새 그에게 안온함을 주는 방파제가 되었다. 그리고 4년 뒤, 『반은 미치고 반은 행복했으면』이라는 제목을 달아 한 권의 책으로 만들었다.

우리 삶에서 파도처럼 오가는 외로움과
비처럼 흐르는 다정함에 대해

『반은 미치고 반은 행복했으면』을 읽는 과정은 마치 파도를 타는 것과 같다. 어느 글은 시나 노랫말 같고 어느 글은 소설처럼 느껴지는데, 이토록 변화무쌍하게 요동치는 글은 읽는 내내 하나의 큰 흐름으로 독자에게 밀려들기에 독자들은 그 파동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그것은 어쩌면 날것에 가까운 체험이라, 미디어로 알고 있던 ‘배우 강혜정’을 떠올리며 마주하면 꽤나 낯설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날이 서슬 퍼런 사람들에게 상처받더라도 기꺼이 손을 내미는 저자의 다정함은 위태롭게 사랑스럽고, 끝내 사람에게 다가가고픈 그의 외로움은 어딘지 모르게 익숙할 것이다. ‘저는 미칠 것 같은 이 세상을 이렇게 살아내고 있어요. 당신은 어떤가요?’라고 묻는 『반은 미치고 반은 행복했으면』에서 우리는 수많은 나와 만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안정감을 찾아 무더운 바깥을 뛰어다니던 시간은 누구에게나 있다. 아무런 꾸밈없이 표현된 저자의 글은 독자들의 마음속을 마구 휘저을 것이고, 뙤약볕에서 제 자리를 찾고자 흘려온 땀을 기억한다면 더욱 가슴에 와 닿을 문장들로 가득할 것이다.

저자

강혜정

아주일찍연기를시작했으나사실지금도배우라고스스로를규정짓는일이어색하다.다만데뷔작인드라마<은실이>에서보여준악역연기로TV바깥에서동네아주머니에게‘너너무못됐더라’라며등짝을맞았던그짜릿한순간을선명히기억한다.

영화<올드보이><웰컴투동막골><연애의목적>에서처럼고유한결로연기하고자했던‘배우강혜정’에서‘사람강혜정’으로서첫에세이를집필하게되었다.정자세로앉아노트북이나원고지에글을쓴것이아니라,반쯤누워한뼘휴대폰에떠오르는것을톡톡두드려넣는시간동안,쓰는일이나다워지는일이며나를구원하는방식이구나싶었다.무수한타인으로살아가는배우로서가아닌그저나한사람으로서살아오며느꼈던기분좋은어색함과두근거림,그리고잔인한물결들을지금이책에고스란히잇대고싶다는열망만은분명하다.

목차

8…제주공항에서만난연예인
14…착한질병
16…인피니트스크롤
18…그사람믿지마
22…투자의가치
30…참싫어
32…스타트라인
36…사이드미러
42…화병
46…카카오톡
48…일탈이탈
52…기분에좌지우지되지마라
58…신호대기중
60…퍼프대디에대한음모론
64…비합리적교육
66…흉터
70…식탐
74…생일
76…그런날
80…나는
84…‘제발’
소멸예정포인트…88
내옆에있어줘…90
수수부꾸미…94
인기…98
넥스트…100
작용과반작용(Action&Reaction)…104
Pleaseanswerme…106
재미없는사람…110
강박적인그남자의퇴근길…112
6:00a.m.Fri.…116
데카르트의물음표…118
KnockKnock…122
센놈…126
그겨울…132
뭉텅이…136
지옥으로부터의편지…138
긍정과부정에대한단면…144
잔혹동화…148
당신의라임오렌지나무…154
알레르기…160
미각이좋으시네요…164
170…괴물
174…YesorNo
178…테이크아웃미
182…그선배가말했다
188…그녀가말했다
194…울고있었다
202…바이바이
204…유형테스트
208…미완성
212…그래도괜찮다
216…강아지풀
224…아무도
226…내친구
230…魔(마)
242…나무늘보
250…나이가어떻게되세요?
262…봄꽃길
266…말이이끄는힘

출판사 서평

우리삶에서파도처럼오가는외로움과
비처럼흐르는다정함에대해

『반은미치고반은행복했으면』을읽는과정은마치파도를타는것과같다.어느글은시나노랫말같고어느글은소설처럼느껴지는데,이토록변화무쌍하게요동치는글은읽는내내하나의큰흐름으로독자에게밀려들기에독자들은그파동을온몸으로느낄수있다.그것은어쩌면날것에가까운체험이라,미디어로알고있던‘배우강혜정’을떠올리며마주하면꽤나낯설게느껴질지도모른다.그러나날이서슬퍼런사람들에게상처받더라도기꺼이손을내미는저자의다정함은위태롭게사랑스럽고,끝내사람에게다가가고픈그의외로움은어딘지모르게익숙할것이다.‘저는미칠것같은이세상을이렇게살아내고있어요.당신은어떤가요?’라고묻는『반은미치고반은행복했으면』에서우리는수많은나와만나는경험을하게된다.
안정감을찾아무더운바깥을뛰어다니던시간은누구에게나있다.아무런꾸밈없이표현된저자의글은독자들의마음속을마구휘저을것이고,뙤약볕에서제자리를찾고자흘려온땀을기억한다면더욱가슴에와닿을문장들로가득할것이다.

책속에서

거친파도를뚫고어부는그물을친다.그물이닿는곳에부유하던물고기들은건져진순간물밖에서도살아숨쉴것처럼펄떡거리며존재감을과시한다.우리가돌보는스트레스는딱눈에보이는거기까지인것같다.바위틈에숨어있는것들을잊고,어둠속심해어가몸집이커지는동안에도모르고살다,그것들이조금씩움직일때몸에갑작스러운큰파장이인다.더세심하고깊이있게나를돌아보는순간에비로소건강한삶을찾게되지않을까싶다.
―「화병」중에서

물론일련의사건으로이구역의사운드트랙은계속되지못했다.주택가에울려퍼지던노랫소리는누군가에게그저소음이었겠지만분명다른누군가에겐예상치못한곳에서마주친첫사랑과도같은시간이었을것이다.나의일탈은‘이탈’을지향했다.지극히혼자만의것도아니었고바르지도않았고예의를벗어나기도했지만적잖이항생제같은녀석이었다.습관처럼기록하고,공유가낙이며,저장용량도넘쳐나는이현실에선예전만큼쉬운일이아니지만나는이런괴짜스러운일탈이여전히고프다.
―「일탈이탈」중에서

가능성‘1’을포함한이야기는가능성‘10’을만들고누군가의입방아에의해고개가끄떡여지는순간‘100’이라는확신으로점화된다.…재투성이가된우리는다시일어서기위해두려움을털어내는고통을감내해야한다.그리고다시는쉽게무너지지않을자리에오를각오로매순간최선을다해살아가야한다.그최선이다음도약이되는순간우리는더강하게일어날것이다.그리고누군가의라이프리스트에꼭끼어언제까지고사랑받게될것이다.그사람,퍼프대디처럼말이다.
―「퍼프대디에대한음모론」중에서

내마음이그녀를다독이고있었고그바람이통했는지그녀는꾹꾹눌러담은감정한톨한톨을참아련하게들려주는그런무대를선물했다.내게그5분은그리도강했고“잊지못해.너를.있잖아”로시작하던그날의멜로디는지금도잊히지않는다.
―「‘제발’」중에서

동그란바늘구멍으로보풀이이는실이꿰어지고,그것으로꿰맨자국을보고있자니이건개성이아닌그저결핍이란사실을깨달았다.홍콩영화를즐겨보고무림의아이들처럼강해지고싶어하는작은동네의시라소니.여자아이들특유의소녀다움을손사래치며거부하고톰보이라는명찰을학생회장배지라도되는것처럼든든하게여기던아주작은소녀.아니야,아니다.사실은순정만화를즐겨보고디즈니프린세스가되고싶었던보통의소녀.취향을감추고살던귀여운거짓말쟁이.문득나자신에게애처로운마음이들었다.
―「센놈」중에서

그나저나일단은머리를좀자르고싶다.어디로갈까나.마땅한목적지도없고이렇다할정보도없다.이것마저도괜찮다고생각한다.그래,괜찮았다.
아무것도정해진것이없다하더라도,아무것도정해질것또한없다하더라도다괜찮다.매번나를몰아세우고있는나로부터잠시나마벗어나는것이필요하다.괜찮다,그래도괜찮다.
―「그래도괜찮다」중에서

여전히칭찬은나를어렵게한다.그렇지만처절하게고독했던순간을양분삼아괴로워하고기뻐하며세상에내어놓은것들이여전히관심있게보이고좋게평가받는것에는감사함과감격이차오른다.시간을거슬러왔어도제대로봐주고있다는생각에명치위쪽이뜨끈하다.등짝이따가워도말이곱지않아도그것이최고의칭찬일수있는매우특별한기회를움켜쥔것,그때뽑은강아지풀이억세아직손에서놓지못했다는것에복잡한미묘함을느끼지만…나로산다는것그리고그들혹은그것으로산다는것,이모든게사실은나에게화해를청하고있는건아닌지….
―「강아지풀」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