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장소 (나희덕 시인이 만난 햇빛과 바람, 비와 구름 그 장소들과 순간들이 건네는 온기)

마음의 장소 (나희덕 시인이 만난 햇빛과 바람, 비와 구름 그 장소들과 순간들이 건네는 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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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제가 머물렀던, 마음으로는 지금도 머물고 있는 장소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시인이 걸으며 만난 햇빛과 바람, 비와 구름
그 장소들과 순간들이 건네는 온기

자연과 인간은, 인간과 인간은 서로 어떻게 연대할 것인가, 질문을 던져온 나희덕 시인. 산문집 『반통의 물』『저 불빛들을 기억해』『예술의 주름들』 이후 5년 만에 산문집 『마음의 장소』를 다시 펴냈다. 시인은 영국과 미국, 프랑스, 튀르키예 등 해외 여러 도시들부터 한국의 회산 백련지, 전주 한옥마을, 전남 백운동 별서정원, 소록도와 나로도 등 국내 곳곳을 천천히 걸으며 수많은 장소들을 만났고, 그곳에서 든 성찰들을 사진과 함께 책 속에 담았다.

“산책과 여행, 삶을 견디게 하는 두 가지.” 나희덕 시인에게 걷기란 곧 사람을 “품어주고 길러주”는 일이기에 시인은 스스로를 ‘산책자’라 표현한다. 생각이 흘러넘칠 때면 억지로라도 몸을 움직인다. 그럼 마음도 이내 두 다리를 따라 걷고, 그러다 우연히 생각이 멈추는 공간을 발견하게 마련이다. “걸음을 멈추고 오래 머무”르는 곳. 그 순간 ‘공간’은 ‘장소’가 되고, 그곳은 우리에게 ‘마음의 장소’로 남는다. “살면서 지치고 외로울 때 오랜 친구를 찾아가듯 몸과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는 곳”이다.
저자

나희덕

1989년중앙일보신춘문예로등단했다.시집『뿌리에게』『그말이잎을물들였다』『그곳이멀지않다』『어두워진다는것』『사라진손바닥』『야생사과』『말들이돌아오는시간』『파일명서정시』『가능주의자』『시와물질』,산문집『반통의물』『저불빛들을기억해』『예술의주름들』등이있다.서울과학기술대학교문예창작학과교수로재직중이다.

목차

서문

1부저구름을가져갈수있다면

묘비대신벤치를013
구부러진손가락들016
물위의집020
빵을먹는다는것은025
엎드릴수밖에없다028
세개의반지032
초록소파와함께037
저구름을가져갈수있다면040
온기에대하여044
개와주인이닮은이유는049
연애소설읽는노인052
그시계속에는누가사나056

2부이루어질수없는소원일지라도

터미널이라는곳073
이루어질수없는소원일지라도076
너무많은자물쇠들080
뒷모습을가졌다는것084
아이들,천국의입구088
샹봉마을이야기096
저손에평화를!099
카파도키아의창문들104
불을끄고별을켜다111
활화산에게시를읽어주다117
새들아,이리오렴120
벽은말한다124

3부그들은방속으로걸어들어갔다

이손수건으로무엇을닦을것인가130
흰건반과검은건반134
그들은방속으로걸어들어갔다138
비둘기엄마150
노래는어디서오는가154
내몸속의감자를꺼내주세요160
오,시간이여164
소멸의방169
비의방172
봄을봄176
나쁜뉴스는없습니다182
다시책상앞에서186

4부한접시의가을이익어간다

마음의장소190
차한잔의무게195
나로도의빛과소록도의빛198
내려놓아라207
탐지자의고독210
회산에회산에다시온다면214
두조나단사이에서218
인생이라는부동산223
간이역들을추억함226
한접시의가을이익어간다232
두루미들이날아가기전에236

출판사 서평

“누구에게나마음에오래남는장소가있다.”

런던과뉴욕부터전주와강화,고흥까지
시인이만난장소와그곳에서빚은47편의이야기

마음이지쳤을때우리는오랜친구를찾아가듯어느평화로운장소를떠올린다.오래머무르지않았어도깊이남은풍경들을,다시는돌아가지못하더라도마음속에여전히살아있는자리들을,굳이스스로를설명하지않아도괜찮은자리들을.
나희덕시인은연구년을보냈던영국과아일랜드에서,학회와행사를위해방문했던프랑스오베르뉴와코스타리카,여행으로찾아간튀르키예앙카라와카파도키아,미국시카고와뉴욕의거리에서마음에깊이남을장면들을발견한다.귀국한후에도시인의걸음은멈추지않았다.전주한옥마을,무안의회산백련지,고흥의소록도와나로도등시인은적요로운한국의거리곳곳을소중히걸으며두눈에담았다.
『예술의주름들』이후5년만에펴내는산문집『마음의장소』는『한걸음씩걸어서거기도착하려네』를전체적으로손보고새로운글을더한개정증보판이다.시인은『마음의장소』를준비하며“여전히길위에서서성거리는저”자신을만났다고고백한다.한번품은장면은시간이지나도바래지않고영원히가슴속에서빛난다.『마음의장소』는나희덕시인이마음으로오래머물러온장소들을따라걸으며써내려간산문집이다.

“그리운장소들을마음으로다시걸으며여전히길위에서서성거리는저를만나곤했습니다.그곳에서당신과만날수있기를바랍니다.”
_「서문」중에서

목적도해답도요구하지않는
‘산책’이우리에게주는의미

지리학자이푸-투안의말을빌려,시인은“우리의경험과감정,삶의흔적이자연스럽게녹아들때공간(space)은비로소장소(place)가된다”고말한다.삶의맥락이투영되는존재는비단인간과문명만이아니다.햇빛과바람,비와구름같은자연의기척또한마음을어루만지는존재다.
시인은버려진소파에서쓸쓸함을,고장난시곗바늘에서시간의무게를,바닷바람에휘어진나무에게서인간이통과해야할고난을느낀다.하지만고통만이전부는아니었다.낡은소파품에서자라나는들풀은생명의요소를깨닫게해주었고,기능을멈춘오래된시계에게서는오래된신비로움을,낮게몸을구부린나무에게서는겸허한자세를배웠다.
이렇게시인은산책을통해삶의질문과해답을주고받으며,그곳에서잠시몸을누이고마음을위로받는다.문득발견한이푸-투안의말처럼‘공간’은‘장소’가되고,그장소들이시인을쉬게하고다시살아가게하는것이다.
이책에서시인이걷고머무는시간은과거의회상이아니라,지금도계속되고있는연속성을지닌행위다.이책에서걷기란이동이나도착을위한행위가아니라“삶을견디기”위한태도에가깝다.

자연과인간,그사이를교차하는
시인의질문들

『마음의장소』에등장하는풍경과인물들은특별한사건의중심에있지않다.하지만그일상적인장면들은시인의시선을통과하는순간,묵직한삶의질문들로뻗어나간다.
비인간적존재에게서는인간이짊어질삶의방향을엿본다.강물에떠내려갈듯가볍게둥지를짓는물새를본시인은수많은건물의창문을떠올리며“인간이대지에뿌리내리”고자하는욕망에대해자문한다.새로운연꽃을피우기위해마른바닥을드러낸연못을두고는사람도“안으로는시들어가고썩어가는기억을붙안고싸워야”함을짐작한다.백년을넘긴물건앞에서그것에게“영혼같은게깃들어있을거라고”믿으며,그신비를해독하는것이“시인의의무”임을되새긴다.
한편인간의몸을통해비인간적존재들과의연대를질문하기도한다.시인은손위로날아든새의부리나발톱이지닌감촉에놀라며“시인노릇헛했구나”자연과동떨어져사는자신과문명을반성한다.빗속을걸어가는노인과아이의모습에서는“늙은자연이어린자연을업고가는”장면이라받아들이며,벌거벗은두몸이비에온전히자신을내맡긴그처연한광경에서평화를느낀다.긴세월두루미를관찰하는사람에대해서는“새한마리가하나의세계”라는사실에숙연함을느낀다.

이렇듯『마음의장소』의문장들은수많은질문을안고있지만결론을서두르지않는다.문학이란“삐걱거림또는파닥거림의기록”이라말하며,나희덕시인은삶을살아내고자몸부림치는그모든존재들을끝까지응시한다.고통스럽지만마음의풍랑을가라앉히기위해“귀를막고있던밀랍”을떼어내고“몸을묶고있던사슬”을풀어내어야한다고중얼거리면서.
그러고는,괴로운시간을잘견디고나면우리가무심히지나쳐온풍경과사람들속에이미마음을내려놓을자리가마련되어있음을조용히일러준다.꽃이져야열매를맺고,열매가썩어야새로운싹눈이나듯우리에게는각자걸음을멈추고,잠시머물다다시걸어가기위한‘마음의장소’가있다고.
모두에게그러한장소가있음을잊지않도록,시인자신이“머물렀고,지금도마음으로머무르고있는장소들”에독자를초대하는산문집『마음의장소』는,언젠가지치고외로울때오랜친구처럼다시찾게될한권의장소가되어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