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의 정원사 : 꽃이 지기 전에 다녀가세요

백년의 정원사 : 꽃이 지기 전에 다녀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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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용철

저자:김용철
우여곡절끝에법대를졸업했지만디자이너가되고싶어대학을한번더다닌독특한이력으로사회에나왔다.그래서인지하고싶은일이생기면망설이는법없이해내면서살고있다.
9년전정원사업이큰돈이된다는걸알고영악하게가드닝을시작했지만이것이매우난해한창작행위라는걸깨달았고,식물과함께하면서그속에거울처럼비치는내삶의의미를하나씩발견했다.이제는어디에뭘심을지로부모님과매주서너시간씩이야기꽃을피울수있다는일종의떳떳함까지더해져가드닝에푹빠져살고있는중.

중학교땐윤동주의시에몸을떨었고고등학교땐퀸의노래를밤새들었다.그렇게자라난감성이마음깊은곳에남아있었는지정원에서느낀다양한감정을글로옮기니어느새책한권이만들어졌다.
국립한밭대학교시각영상디자인학과교수이자9년차정원사이며매일인스타그램에릴스를올리는콘텐츠크리에이터이기도하다.또,‘헤이데이’라는기업을창업해정원용품을제조,판매하고있다.

목차

프롤로그나에게정원은4
덕암재를소개합니다8

1부씨앗을품고가을로걸어가는정원사2022년
늦여름13초가을20늦가을28

2부사계의순환,정원이건네주는것들2023년
늦겨울41초봄46늦봄52초여름62늦여름70초가을83늦가을91초겨울108

3부뿌리는깊어지고꽃은피어나고2024년
늦겨울120초봄126늦봄138초여름146늦여름156초가을170늦가을177초겨울186

4부백년의정원에서보낸기록2025년
늦겨울202초봄206늦봄213초여름221늦여름233초가을237늦가을240초겨울249

출판사 서평

사계의흐름을품은정원,위안의공간
무심코지나치던계절의감각을온전히되찾는일

“그가하는일은봄여름태양이하는일보다위대하고
만날앉아글씨만그리는나같은사람의일생보다몇배더값지고훌륭하다.”
―이병률(시인·여행작가)

『백년의정원사』에는“곧꽃이지면사라질풍경,언제나돌위에물로그림을그리는”창작자인정원사의일상이가득담겨있다.정원은계절의변화를가장예민하게체감하는곳이다.봄에는햇빛을즐기고,여름에는땀흘리며장대비를맞고,가을에는바람을쐬고,겨울에는손끝이시리는감각을온전히느끼는것이야말로정원사가누리는가장큰만족감이다.저자는“꽃길을일군사람으로서의보람과보는사람으로서의행복감이교차하는순간”들에서정원이란공간이천국임을발견한다.

정원을가꾼다는건몸으로계절을읽는일이고,계절을체감하는일은우리몸이체득한습관에가깝다.정원에서의시간은단순한노동을넘어,우리가잃어버린생명의리듬을회복하고위안을얻는치유의과정이된다.『백년의정원사』를통해저자는정원에서온몸으로느끼는계절감각이우리의시야를어떻게바꿔주는지를담담하지만구체적으로보여주기에,이병률시인은말한다.“그가하는일은봄여름태양이하는일보다위대하고만날앉아글씨만그리는나같은사람의일생보다몇배더값지고훌륭하다”고.

“오감을밭에난풀한포기에집중하면,시간은사라지듯적막하게흐르고비로소마음까지고요해집니다.”_129쪽

백년을넘어기억으로연결되는
다정한유산

『백년의정원사』에서정원은세대의시간이켜켜이쌓이는‘기억의정원’이자‘가족의정원’이다.충청남도청양의‘덕암재’는“집안사람들이대대로살던곳”이라어른들의추억이곳곳에묻어있다.어머니가가꾸던접시꽃은뽑지못해결국다른꽃들과함께심었고,아버지가태어나기도전에심어진목단은지금도꽃을피운다.저자는그나무앞에서서“젊었을적에그많은식구들아침다차리시고,잠시짬을내밖으로나와이나무를보시고는‘아’하고감탄어린한숨을내쉬셨을”누군가를떠올린다.그리고아버지의대고모,내년이면아흔인대고모할머니와함께한정원산책에서“내게는정원이지만이곳이이분에게는친정이지.비록부모님은이제계시지않지만부모님이심으신나무들과아끼셨던물건들이아직남아있고,이걸지키는조카가있는이곳은분명대고모할머님께친정”이라며이곳이지닌의미를깨닫는다.

정원은사람이떠난뒤에도남는다.그러니정원사는십년,백년을내다보며손을움직여야한다.자신보다“오래그리고크게남을존재”이기에,칠자화한그루의자리를정하는데에도시간이오래걸린다.자신이심은나무가훗날아이들의지친심신을달래줄새로운안식처가되기를,누군가에게추억으로남기를바라는마음으로씨앗을뿌린다.그렇게정원은기억을담은채로,다음세대가찾아올유산이된다.

“초화가돋보이는어린정원이훗날수목이우거진성년의정원이되는것이라면,어쩌면이정원도저와함께나이를먹고있는것입니다.정원은가꾸는게아닌거대한생명을키우는것일수있겠습니다.”_136쪽

자연에서배우는‘자연스러움’
삶이자연이되는법

많은이들이전원생활을꿈꾸다잡초와의전쟁에지쳐정원을포기한다.저자역시처음엔금세수풀이무성해지고마는자연을통제하느라애썼으나잡초는뽑아도뽑아도끝이없었고목수국은비만오면쓰러졌으며달리아는지지대를낮게해줬다가무거운자신의꽃무게에부러졌다.하지만9년차에접어든지금,저자는정원이관리되어야만아름다운것이아니라고말한다.“아름답지않은꽃은없다”고,“우리가그아름다움을모를뿐”이라고.정원이가르쳐주는자연스러움이란결국완성이나정돈같은사람의기준을내려놓는것에가깝다.쉴새없이올라오는잡초도,빗물에저항하지않고스스로눕는꽃도그자체로‘자연’스럽다.정원사는자연에게대부분을맡기며자기가해줄수있는만큼만한다.“지금부터시간이흐르면서자연이‘자연’스럽게만들어줄테니사람은이정도만해주면되겠지요.”

첫서리가내린날,움직임을멈춘식물들을보며저자는삶이지닌자연스러움도깨닫는다.언젠가자신에게도서리가내리겠지만,지금이순간의분주함을사랑하고그저가만히서있는식물들처럼삶을겸허히받아들이는법을말이다.

“단순한저는뒤를돌아보며산적이없습니다.덕분에살면서한번도내삶을‘실패한삶’이라생각한적이없었습니다.이곳의식물들처럼끊임없이앞으로의일만생각하며살고있습니다.”_37쪽

『백년의정원사』는정원가꾸기의기술이아니라정원과함께사는태도를담은책이자계절을몸으로살아낸사람이보내는따뜻한자연의초대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