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철학과 그 역사 (개정판)

역사 철학과 그 역사 (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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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역사란 무엇인가?
모든 문제들은 그가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그 자신의 답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들이다. 따라서 우리가 역사를 올바르게 알고, 또 올바른 역사를 연구하고 서술하기 위해서는 우선 이 질문에 대한 올바른 답변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역사적으로 매시대마다 달랐다. 또 같은 시대일지라도 사람마다 약간씩 다른 의견과 생각을 내세웠다. 따라서 시대에 따른 사상사가 생겨났다.

이 책은 필자가 사상가들의 생각들을 음미하여 나름대로 이해한 것을 서술한 책이다. 필자는 이 방면의 이론을 나름대로 연구해 보고자 한 학도였기 때문에 여기에 실린 사상가들의 생각들은 필자가 나름대로 이해하고 소화시켜 논문의 작성과정을 통하여 필자 자신의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의문에 대한 답에 접근하고자 한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들이다. 사상사에 관련된 책은 스스로 그 사상가의 입장에서 보려는 노력이 없이는 올바른 이해, 깊은 파악이 어렵다. 독자들은 약간의 인내를 가지고 이 책을 읽어주기 바란다.
저자

이상현

저자이상현(아호_玄谷)은1940년서울서대문구홍은동에서태어났다.서울중고등학교재학당시,학교담을넘어YMCA에서만나던유영모선생과함석헌선생의영향으로서울대학교사범대학역사학과에진학하였다.4·19때교수단데모를실제로이끈우관이정규성균관대학교총장의조언으로성균관대학교대학원에진학하여역사철학을연구,1966년에<베네데토크로체의역사사상>으로석사학위를받았다.그후공군사관학교교관으로역사학을강의하다가1973년공군대위로전역한후,2년간시간강사로떠돌다1975년9월에숭의여자전문대학교수가되었다.이때에R.G콜링우드의《역사학의이상》을번역했고,《자유·투쟁의역사》를발표했다.1980년세종대학교역사학과교수로자리를옮겨학보사주간,2부교학처장,학생처장등을역임하면서《역사철학과그역사》를출간하였고,김성식교수의권유와지도로경희대학교에서<신이상주의역사사상>으로박사학위를취득하였다.1986년보직을사퇴하고1년간미국버클리대학객원교수로갔다온뒤,15년간강의와논문저술활동에열중하여《지성으로본세계사》,《역사적상대주의》,《다시쓰는역사,그지식의즐거움》,《세계적한국사38강》《종교,그벽을넘어진리의세계로》등을펴냈으며,1997년부터는문필계에뛰어들어수필가와문학비평가로활동하면서역사에세이집《역사속사랑이야기》,수필집《아버진홍은동이발쟁이었다》,회고록《고백》을발표하였다.

목차

제1장신화와역사
신화학의필요
신화의역사화는가능한가?
추축시대
신화는영원히지속된다
역사학과신화학의차이

제2장그리스시대의역사사상
오리엔트역사학
밀레토스학파의역사사상
헤로도토스
투키디데스

제3장헬레니즘시대의역사학
헬레니즘시대의사상
폴리비오스
리비우스
타키투스
고대역사학의한계와공헌

제4장기독교세계의역사학
기독교세계의성립
역사서로서의《구약성서》
초기기독교의역사관
초기기독교의역사서술방법
교속(敎俗)이원론적역사관의태동
아우구스티누스의역사관
역사학에있어서기독교의공(功)과과(過)

제5장휴머니즘시대의역사학
르네상스와그역사학의특징
마키아벨리이전의역사가들
마키아벨리의역사사상
귀치아르디니의역사서술
봐자리의예술사
종교개혁과역사사상
이시대역사학의한계점

제6장이성시대의역사사상
이성시대의의의
베이컨과데카르트의반역사적사상
몽테스키외의데카르트적역사학
볼테르의역사철학
데이비드흄의인성학적역사학

제7장낭만주의시대의역사사상
계몽주의와낭만주의
비코의인식론적역사학
헤르더의역사철학
칸트의9개명제
헤겔의역사철학강의
낭만주의역사철학에있어서비코의위치
칼마르크스,그인물
칼마르크스의변증법적유물론

제8장실증주의시대의역사학
실증주의
랑케의실증주의적역사학

제9장반실증주의적역사학
실증주의적역사학의한계
베네데토크로체의역사사상
크로체의사상사
컬링우드의역사인식론

제10장역사학에있어서의현대적인여제(餘題)
역사학의현대적문제
역사와역사학의의미
역사학의무산(霧散)
인식방법론으로서의역사학=역사적인식

출판사 서평

지은이서문

역사란무엇인가?이질문은오늘날우리의귀에새삼스럽게들려온다.인간은이지구상에그모습을드러낸이후오늘에이르기까지생활을해왔다.그리고그것을역사라는이름으로기록해왔고,그것을교육의주요과제로삼아왔다.그러기에최소한의교육을받은사람들이라면누구를막론하고역사를쉽게이야기하고잘아는것으로치부해왔다.
그러나과연우리는그역사라는말을올바르게이해하고있으며정확한뜻을알고있는가?사람마다제나름대로의생각을가지고‘역사는어떤것이다.또어떤것이어야한다.’라고주의주장을펼치고있는데,과연그들의그주의주장은우리가그대로받아들여도되는것인가?
역사의식이있어야한다든가,역사적판결을받을것이다,라든가하며외치고있는사람들도우리는흔히보게된다.그런데과연역사의식이란어떤것이고역사적판결이란존재하는것인가?아직영어의‘히스토리(History)’라고하는말을‘역사’라고써야되는경우와‘역사학’으로써야하는경우조차도구별되고있지아니한것이우리의현재인데,그러한말들의잔치를마구벌려도되는것인가?
역사학을전공하고있는사람들에게있어서도이것은마찬가지다.과거의문헌들속에서새로운사실들을끄집어내고는그것으로대단한학문적업적을이룬것처럼생각하고,어느요상한이론의영향을받아묘한해석한번해놓고도굉장한권위자가된듯착각에빠지는학문풍토속에서과연역사와역사학의근본적인문제가이해되고있는가는심한의심의여지를나타내고있는것이다.
역사를연구하고서술하는사람들을언제나괴롭히는문제가있다.하고많은과거의사실들가운데서어떤것을골라내고어떤것을버리고할것인가?그렇게골라낸것들중에서도어떤것에강조점을주고,어떤것은희미하게다루어버려야할것인가?또그것들을문장으로만들고책으로만들어내는데있어서는어느것을앞으로세우고어느것을뒤로세우는가?어떤것을좋다하고어떤것을나쁘다해야할것인가?하는등등.
이모든문제들은결국그가‘역사란무엇인가?’라는질문에대한그자신의답변에따라달라질수있는것들이다.따라서우리가역사를올바르게알고,또올바른역사를연구하고서술하기위해서는우선이질문에대한올바른답변이선행되어야한다.그런데이‘역사란무엇인가?’라는질문에대한답은역사적으로매시대마다달랐다.또같은시대일지라도사람마다약간씩다른의견과생각을내세웠다.
필자는역사학을전공으로선택했던대학시절부터오늘에이르기까지이문제를머리에두고,그것에대한연구를해왔다.이러한나의질문,이를테면역사철학에대한문제의해결을위하여고대로부터의현재에이르기까지의선현들의생각을섭렵하여왔다.그결과얻어진과실이이책으로엮어진내용들이다.
사상사를서술하는데는대체로두가지의방향을생각할수있다.하나는과거의사상가들의생각을다이제스트로요약함으로,독자들이원저작을읽지않고도사상가들의생각과내용들을쉽게알수있도록서술하는것이고,또하나는저자가그사상가들의생각들을음미하여나름대로이해한것을서술하는방법이있을수있다.
본서는이중에서후자의입장을취한것이다.필자는이방면의이론을나름대로연구해보고자한학도였다.때문에여기에실린사상가들의생각들은필자가나름대로이해하고소화시켜논문의작성과정을통하여필자자신의‘역사란무엇인가?’라는의문에대한답에접근하고자한노력으로이루어진것들이다.
나름대로역사에대한올바른인식을위하여,그리고좋은책을만들어보려고노력은하였다.그러나역사철학이라는것이칸트의말처럼,역사적지식에철학적사고력을요구하는것이니만큼그작업이그리쉽지는않았다.
독자들에게부탁하고싶은것은,사상사에관련된책은스스로그사상가의입장에서보려는노력이없이는올바른이해,깊은파악이어렵다는것이다.그러므로독자들은약간의인내를가지고이책을읽어주기바란다.
독서에는한손으로읽는법과두손으로읽는법이있다고한다.전자의경우는소설책과같이한쪽손으로책장을계속넘겨가면서읽는독서법을말하는것이고,후자의경우는오른손으로책장을넘겼다가다시왼손으로되넘겨야되는독서법을말하는것이다.
어느편의것이더큰즐거움을가져다줄것인가는독자나름의일이겠으나,사상서나철학서를읽는다는것은어쩔수없이후자의방법을취할수밖에없을것이다.남들이이해하기어렵다고엄살을부리는책을읽고,나름대로의독서의즐거움을만끽하는독자가되어주기를바란다.
이책은1981년도에초판이출간되었다.그후35년이라는시간이흘렀다.그동안필자는전임교수로정년을보낸세종대학교를비롯해서,서울대학교연세대학교경희대학교대학원과성균관대학교경희대학교동국대학교한양대학교한성대학교홍익대학교등대학의시간강사로학부에서역사학을강의하는경험을갖게되었다.그동안여러권의저서를내었고,많다면많다고할만한논문들도발표하였다.
이러한강의경험과연구활동을하는동안연륜이더쌓였고,그에따른지식이나생각에있어많은변화가있었다.뿐만아니라,필자는30대의초학자로서이책의초판을낼때,‘나의삶이익어가는대로이책도익어갈것이다.’라는마음으로계속해서보완·보충·수정을해서개정판을내고싶었다.
그러나실제로는이같은마음속다짐을실현하기는쉽지않았다.이책이워낙에대중적인인기와는거리가먼전문서인데다,아이러니컬하게도유신과군부통치가종식되고,민주화라는이름의정치적자유의파도가높아지면서,역사학이나역사철학이지식인들의관심으로부터도멀어지는기이한현상이펼쳐졌기때문이다.
유신이나군부통치시대에는주체성확립이라는독재적인통치를위한수단으로한국사를활용하기위한정부교육기관의배려(?)로수량적확대가가능했다.그리고이에대한저항의일환으로서구의민주주의와자유주의를도입하고자하는운동의일환으로서양의역사가그나마인기를얻을수있었다.
그러나이러한양자의목적의식이소멸된그후엔역사학의수난시대가되었다.독재에저항한대가로정권을장악한김영삼정권은독재정권에대한보복으로각급공무원고시에서한국사를제외시켰고,세계사는기껏선택과목정도로잔존시켰으나선택하는이가없어서소멸되어버리고말았다.심지어세계를대상으로활동해야하는외교관을뽑는외무고시에서조차도세계사가제외되어세계사에대한무지한외교관을배출하는난센스를노출하였다.
더욱이신자유주의가도입되어모든국민의관심이취업과승진,경영,창업등으로쏠리면서,학생들의머리는온통스펙쌓기로채워져교양이나지식쌓기를통한정신세계의계발은뒷전으로밀리고,‘역사학이다’,‘철학이다’하는용어들은골동품진열장으로들어가버리고말았다.
해서각대학들은각종문학과나역사학과및철학과를가급적폐과시키는길을모색하기에이르렀다.이상과같은한국지성사의상황변화는이책의수정보완보충을가로막았다.해서1991년재판본을발행한이래재판의기회를가질수없었다.그러던중도서출판삼화가경제적이해를넘어서서이책을출간하기로하였다.
해서노구를이끌고,이책을처음부터한줄한줄씩음미숙고해가면서두번째재판을준비하였다.헌데,자화자찬같아말하기는어렵지만,전체적인흐름에서몇가지문제를중심한논문몇편을첨가·보충하는이외는수정할것을많이찾지못하였다.
특기해야할것은‘낭만주의역사철학에있어서비코의위치’라는하나의새로운장을마련하여삽입했다는것이다.이부분은원래필자가박사논문으로<신이상주의역사이론>을쓸때,마련한글인데당시에빠진것이다.
마지막으로첨언해두어야할것은원래이책에는많은인용구와그에대한각주가붙어있었다.그러나이번개정판에서는이들을삭제하였다.이미검증된책이라는점도있지만,무엇보다독자들의번거로움을덜어주기위함이었다.
어떤문제를생각하고,그것을한줄한줄의글월로만들고,그것들을다시한편의논문으로작성하는그순간,인간의정신은가장심각하게그문제에집중된다.그리고이러한순간,이러한상태에서나온글들이야말로그문제에관한한,가장진지한글이다.그러므로그것을후에손질한다는것은쇠가식은다음망치질을하는대장장이의일같다는느낌이들었다.다만독자들의독서를용이하게하기위해서각문단의길이를짧게만드는작업에신경을썼을뿐이다.
끝으로전혀수익성을생각하지않고이나라에새로운역사관을홍보하고참된역사의식을정립하여야겠다는마음으로이책의출간을허락해준도서출판삼화에감사하며,이일에참여한여러분들의노고에감사를드린다.
2017년1월
북한산밑현곡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