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이와 오복이

행운이와 오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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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괭이부리말 아이들》 의 작가 김중미가 들려주는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는 법! “내가 너의 행운이, 네가 나의 오복이 되어 주면 행복은 절로 찾아올 거야.” 행운이와 오복이는 운이나 복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다. 중산층이었던 행운이네는 아빠의 잇따른 사업 실패로 가정이 깨질 위기에 놓였다. 저소득층에 조손 가정인 오복이네도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할머니의 치매가 시작되면서 위태로운 지경에 이르렀다. 이런 두 아이가 서로 기대어 살아가면서 새로운 희망이 생겨난다. 행운이 무엇인지 행복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돌아보게 만드는 현대의 차복설화이다.

저자

김중미

저자_김중미
인천에서태어나1987년인천만석동에‘기찻길옆공부방’을연뒤,지금까지‘기찻길옆작은학교’의큰이모로아이들곁을지키고있습니다.《괭이부리말아이들》로창비‘좋은어린이책’공모에서대상을받으며작품활동을시작했습니다.그동안쓴책으로동화《종이밥》,《내동생아영이》,《모여라,유랑인형극단!》,《똥바다에게가산다》,그림책《6번길을지켜라뚝딱》,청소년소설《조커와나》,《모두깜언》,《그날,고양이가내게로왔다》,산문집《꽃은많을수록좋다》들이있습니다.

역자_한지선
서울에서태어나노을이아름다운섬강화도주민으로살고있습니다.이화여자대학교에서동양화를공부하고,영국킹스턴대학교일러스트과정을수료했습니다.그림책《나랑같이놀래?》를쓰고그렸으며,《지구를지키는쓰레기전사》,《거꾸로가는고양이시계》,《기호3번안석뽕》,《컵고양이후루룩》,《빨리놀자삼총사》,《어느날학교에서왕기철이》,《태진아팬클럽회장님》,《쿵푸아니고똥푸》,《내눈에콩깍지》를비롯한여러어린이책에그림을그렸습니다.

출판사 서평

《괭이부리말아이들》의작가김중미가들려주는함께행복하게살아가는법!
“내가너의행운이,네가나의오복이되어주면행복은절로찾아올거야.”

가난한나무꾼이옥황상제한테서복을빌려온옛이야기들어본적있니?
그복을독차지하지않고남과나눈덕분에다함께행복해진이야기말이야.
나는이름이행운이지만,행운이찾아온적은한번도없어.
내친구이름은오복이지만,오복은커녕일복조차없을까봐걱정이래.
그런데말이야,우리가서로기대살다보니절로알게된사실이하나있어.
복은하늘에서내려주는게절대로아니라는사실.
복은말이야,사람과사람이서로기대고나눌때생겨나는거더라.
그럴때진짜행복이찾아오는거더라.내말이거짓말같니?

너는지금행복하니?네행복은안전하니?
《행운이와오복이》는김중미작가가오랜만에선보이는장편동화이자,소외된아이들에게향해있던시선을스스로안전지대에서머물러있다고믿는아이들에게로넓힌작품이다.작가는이작품을통해아이들에게너는지금행복하냐고,네행복에는정말아무문제가없느냐고진지하게물어온다.
5학년행운이는중산층가정에서별다른어려움없이살아왔다.하지만은행원이던아빠가정리해고를당한뒤,행운과는거리가먼삶을살고있다.아빠가가게를여는족족실패하면서부모님사이가멀어지더니기어이별거에들어간탓이다.언제나더나은삶을꿈꾸며쉼없이달려왔던엄마는별거에앞서행운남매에게누구와살지정하라고한다.동생행복이는냉큼엄마를따라가겠다지만,행운이는그럴수가없다.요리도,세탁도,청소도,그무엇도제대로할줄모르는아빠를남겨두고떠날수가없는까닭이다.엄마가행복이를데리고강남의좋은학군을찾아떠난뒤,행운이는아빠를따라오복이네동네로이사를한다.학부모들이이웃학교로치워버리고싶어하는가난한아이들,반아이들이상대도하기싫어하는지질한아이들이사는동네로말이다.
행운이네의‘몰락’은낯선이야기가아니다.지금도우리주변에서얼마나많은제과점이,커피숍이,편의점이,치킨집이생겨났다사라지는지를생각해보면말이다.그현상뒤에는지금의삶보다나은삶을바라며,아니지금보다못한삶을살지않으려고,아이들은자신보다더나은삶을살게하려고쉼없이달려온‘보통사람’들이있다.
행운이엄마도그런보통사람중하나다.중산층가정에서자라그보다못한삶을상상해본적도없는사람,아이들이자신보다나은삶을살방법은공부밖에없다고믿는사람,아이들을잘가르치기위해위험한선택도마다않는사람…….반면행운이아빠는저소득층가정에서자라스스로의힘으로중산층까지올라온사람이다.하지만자신이옳다고믿는바를지키며살려다보니지금의상황까지떠밀려왔다.행운이네의몰락은보통사람도착한사람도별탈없이살기힘들어진지금의현실을가감없이보여준다.한발만삐끗해도나락으로떨어질수있는이위태로운현실을바꿀방법은정말없는걸까?작가는이어려운질문에긴세월‘기찻길옆작은학교’의큰이모로살아오며찾은‘정답’을차분히들려준다.

조금은불편하지만감당해볼만한행복
행운이는새로이사온동네에서1학년때부터3학년까지껌딱지처럼따라다니던오복이와다시마주한다.할머니와단둘이사는자란오복이는1학년때교실에서오줌을싼뒤로‘전따(전교왕따)’가된다.착하고바른아빠밑에서자란탓에오복이를외면할수없었던행운이는3년내내오복이의뒤치다꺼리를해왔다.4학년이되어반이갈라지면서그노릇에서해방되나싶었는데,5학년이되면서다시같은반이되었다.그런데이젠그것도모자라오복이네와이웃해서살게된것이다.
행운이는“너희망했어?”하고거침없이묻는오복이를보며꼬부장했던마음이스르르풀어지고만다.그질문이단짝친구병일이에게도말할수없었던비밀의무게를한방에날려버린까닭이다.“응,우리아빠망했어.울엄마아빠가따로살게돼서,나는아빠따라왔어.”라는대답에덤덤히고개를끄덕이는것도마음에든다.그러다보니학교운영위원장아들인한결이가오복이를집요하게괴롭히는꼴을그냥보아넘기기가점점힘들어진다.
행운이는한결이에게서오복이를지켜내며,오복이할머니가해주는음식에맛을들이며,오복이와친형제처럼지내는장애인청년기수,익수와가까이지내며함께살아가는맛을알아간다.그러던중오복이할머니가요양병원으로가게되면서행운이와오복이는이웃을넘어가족으로거듭난다.사고로부모를잃은이웃아이를여동생으로맞아함께살아온행운이아빠가자신의부모가그랬듯오복이를아들로맞아들인것이다.
오복이와함께살아가는일은마냥좋지만은않다.잘씻지도않고,숙제나공부는으레안하는거로알고,드라마란드라마는다챙겨보고,그러느라지각을일삼는오복이때문에행운이의생활도알게모르게흐트러진다.하지만같이있어서불편한것보다좋은것이조금더많기에함께살아볼만하다고생각한다.
작가는더불어살아가는일이그리어렵지않다는거짓말은하지않는다.오히려더불어살아가기위해서는적지않는불편과희생이따른다고솔직하게말한다.그불편과희생을기꺼이감당하고싶지않은가족에게적지않는부담과상처를줄수있다는것까지숨김없이드러낸다.그럼에도더불어살아가야하는까닭은무엇일까?

행복은어디에깃드나?
행운이주변의어른들은걸핏하면복타령에팔자타령이다.내가박복해서라며자책하거나네게박복해서라며상대를탓한다.내팔자가사나워서자식들팔자도사납다고한탄하고,네팔자가사나워서내팔자까지꼬였다고상대를비난한다.행운이는그복타령,팔자타령지긋지긋하면서도정말사람마다정해진복,정해진팔자가있는지궁금하다.그러던중꿈인지생시인지모르게저승에가서옥황상제에게답을듣고온다.옥황상제는단호하게‘그런건없다’며고개를가로젓는다.인간이받는복이라는것은하늘에쌓은공덕이며,남을위해한일이제복이되어돌아온다면서말이다.복은근사한모습으로찾아오지않기에알아보기쉽지않지만,그복을알아보고혼자누리려하지않고다시나누면더큰복이쌓인다고도한다.
그러고보면행운이주변에도옥황상제가말한복을누리며사는사람이적지않다.행운이할머니만해도친아들인행운이아빠보다수양딸인고모를의지하며살아간다.오복이할머니도멀리사는딸보다가까이사는기수와익수의도움을받을때가더많았다.행운이아빠는실직자가된기수형과함께하면서일이점점잘풀린다.행복이자신도오복이,기수형,익수형과어울리며예전에는느끼지못했던행복감을느낄때가많다.삶의비탈길에서있는사람들이서로손을맞잡으면서로를지탱하는구명줄이된다는사실,그맞잡은손위에행복이깃든다는진실을이들의삶을통해보여주고있는것이다.

나는너의행운이,너는나의오복이되어함께행복하게!
《행운이와오복이》는우리옛이야기중하나인‘차복설화’에서비롯된작품이다.김중미작가는지난2016년기찻길옆작은학교정기공연을준비하면서이옛이야기와처음만났다고한다.가난한나무꾼이하늘에서아직태어나지않은차복이의복을빌려왔다가나중에차복이가족을만나그복을함께나누며살아간다는이옛이야기는지금껏작가가살아온삶과별반다르지않다.기찻길옆공부방을만들고아이들을돌보면서첫책《괭이부리말아이들》을쓰게되었고,작가가되어얻은크고작은것들을다시아이들과나누며살아오고있으니말이다.
‘차복설화’는옛날아이무복이이야기로거듭나무대에올랐고,다시오늘날의아이행운이와오복이이야기로거듭나책이되었다.작가는이책에자신에게가장아프게와닿는현실의문제를가감없이담았다.가파른비탈에서서휘청대는중산층의문제,벼랑끝까지내몰린저소득층의문제,좀처럼나아질기미가보이지않는장애인차별문제…….어른도가슴이묵직해지는이런이야기를아이들앞에펼쳐보이는것이과연괜찮은지를걱정하는이가있다면이렇게되묻고싶다.아이들에게우리가처한현실을제대로들려주고자신의삶에서건져올린소박하고도진실한해법을진지하게제안하는어른이한사람쯤은있어도좋지않겠느냐고.인형극으로무대에오른무복이이야기가공연을준비한아이들과관객들에게따뜻한위로와새로운희망을안겨주었듯,이책또한더많은아이들에게위로와희망으로다가가기를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