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이웃

불편한 이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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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어차피 같이 사는 세상인데, 남들 생각에도 좀 맞춰 주는 게 좋지 않을까? 다들 불편해하잖아.”
“나만 어떻게 애들하고 다르게 행동해. 그러면 나도 따돌릴 텐데.”
“넌 이곳에 어울리지 않아. 너만 사라져 주면 우리 모두 행복하게 살 수 있어.”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어른들과 그 편협함을 그대로 닮아 가는
아이들이 빚은 비극을 생생하게 담아낸 오늘날의 우화!

저자

유승희

첫장편동화『참깨밭너구리』『지구행성보고서』는아기자기한이야기에인간이란무엇일까,하는의문을담았다.『불편한이웃』『세아의숲』은편견이나욕심에일그러진인간의본성을그렸다.그밖의작품으로『콩팥풀삼총사』『별이뜨는모꼬』애니메이션[언더독]의원작동화등이있다.그림으로그린듯한장면묘사와빠른전개가재미있다는평을받는다.

목차

1.뜻밖의소식•4
2.고라니와흰염소의결혼•10
3.꽃슴이와토돌이•19
4.꽃슴이의일기장•27
5.어쩔수없는일•39
6.멧돼지의정의•45
7.비를피할곳•55
8.사이좋은우리교실•66
9.피해자와가해자•80
10.보이지않는해결책•93
11.멧돌이와토돌이의싸움•109
12.모두가바라는일•117
13.사라진꽃슴이•125
14.일그러진마음•140
15.밀려나는꽃슴이가족•153
16.달없는길•164

출판사 서평

“어차피같이사는세상인데,남들생각에도좀맞춰주는게좋지않을까?다들불편해하잖아.”
“나만어떻게애들하고다르게행동해.그러면나도따돌릴텐데.”
“넌이곳에어울리지않아.너만사라져주면우리모두행복하게살수있어.”
다름을인정하지않는어른들과그편협함을그대로닮아가는
아이들이빚은비극을생생하게담아낸오늘날의우화!

보수적인시골마을을뒤집어놓은‘조금다른’가족
고라니가외지에서만난흰염소아내와결혼하여고향에정착하자,조용하기만하던시골마을이발칵뒤집혔습니다.도시에서는다른종족끼리결혼하는일도적지않다는얘기가이따금풍문으로들려오기는했지만,이마을에서는그런일이처음이었거든요.마을동물들모두가도리에어긋나는짓을했다며손가락질하는가운데,토끼부부가든든하게곁을지켜주어고라니부부는지금껏이마을을뜨지않고살아왔습니다.부부가길에서주은딸꽃슴이와토끼부부의아들토돌이도사이좋은친구로잘지내왔고요.
그런데어느날부터인가꽃슴이가시름시름아픕니다.알고보니학교에서토돌이가앞장서서꽃슴이를따돌리고있다는것입니다.토돌이는엄마아빠의추궁을받자,꽃슴이랑친하게지내면자기도같이따돌림당할까봐그랬다고고백합니다.골목대장멧돌이와그패거리들이‘다른종족끼리결혼한콩가루집안’이라며빈정대는분위기가교실전체를사로잡아버린탓이었지요.그런상황에서‘나만어떻게다르게행동하’느냐는것이토돌이의항변입니다.고라니부부는문제를해결하려고백방으로뛰어다니지만,꽃슴이는엄마아빠를힘들게하고싶지않아친구들의괴롭힘을견디며묵묵히학교에다닙니다.

토끼내외의어긋난자식사랑
그동안토끼는남의시선따위는신경쓰지않고당당하게다른종족과결혼해서행복하게살아가는고라니에게존경하는마음을품어왔습니다.다른동물들이모두등을돌려도줄곧고라니가족과함께했지요.그러나자식인토돌이가꽃슴이때문에괴로워하는모습을보면서조금씩마음이변해갑니다.
엄마아빠의갖은노력에도불구하고아이들의괴롭힘이점점더심해지던어느날,꽃슴이가학교에서조퇴한뒤사라지고맙니다.뒤늦게꽃슴이를찾아내긴했지만,고라니가족은이사건이있은뒤집밖에나오지않습니다.토끼는함께꽃슴이를찾아다닐때“꽃슴이를괴롭힌아이들을용서할수없어.”라고하던고라니의섬뜩한목소리가내내귓가에맴돕니다.그리고마침내고라니가족을마을에서쫓아내기로마음먹지요.일부러불을내고고라니가한짓인것처럼꾸며서말입니다.

비뚤어진어른들,그편협함을그대로닮아가는아이들
이야기속에서꽃슴이를맨처음괴롭히기시작한아이는멧돼지의아들멧돌이입니다.멧돼지는마을의온갖궂은일에맨먼저팔걷고나서는정의감을지녔습니다.하지만멧돼지가말하는정의는모두를포용하지는못합니다.‘사회질서’를어지럽힌다고판단되는대상에게는냉담하기짝이없습니다.심지어도리에어긋난결혼을해서마을분위기를어지럽히고아이들사이에서갈등을불러일으킨고라니가족에게문제가있다고까지이야기합니다.그러니멧돌이가‘착한아이에게는잘해주지만,꽃슴이같은애들은혼좀내주어도괜찮다.’고여기는것은제아버지의생각과꼭닮아있습니다.
고라니가흰염소와결혼했을때,고라니와가깝게지내던친구들마저‘어울려살아가기위해’서는고라니처럼튀는행동을해서는안된다고생각하며모두들고라니곁을떠났습니다.그러니멧돌이패거리가꽃슴이를괴롭히는행위에교실의어떤아이들도그래서는안된다고가로막지않습니다.아이들생각에꽃슴이는‘그런일을당해도싼’아이니까요.

피해자인척하는가해자,가해자가되어버린피해자
마을의모든동물들은점점멧돼지의논리처럼‘저가족때문에우리마을이,우리아이들이피해를보고있어.’라는생각으로치닫습니다.이모습이어쩐지낯설지않은것은우리사회일부가세월호유가족에게보냈던시선,미투운동의흐름속에서피해자에게쏟아지는시선과무척닮아있기때문입니다.그렇게이이야기는이주노동자,다문화가족,장애인,동성애자를비롯한소수자와약자를‘공동체의질서를어지럽히는불편한존재’로바라보는우리의편협한시선을되돌아보게만듭니다.

하늘의밝은달은누가훔쳐갔을까?
점점더비극적인상황으로치닫는이이야기에서,한줄기희망의빛을던지는존재는토돌이입니다.토돌이는아이들사회에서살아남기위해앞장서서친구를따돌리지만,양심의가책을견디지못하고상황을바로잡으려애를씁니다.자식때문에점점더그른방향으로치닫는부모와는정반대의행보를보이지요.
마을을떠나며꽃슴이가묻습니다.“엄마,하늘의밝은달은누가훔쳐갔을까?”이책을덮으며이지러진달은다시차오른다는희망을발견할지,어둠은무슨수를써도사라지지않는다는비관으로치달을지는독자들의몫이아닐까싶습니다.

솜씨좋은이야기꾼유승희작가의새로운우화
유승희작가는오랫동안어린이책에그림을그리는일러스트레이터로살아오다뒤늦게동화를쓰기시작한뒤로,주로의인화된동물이등장하여인간의본성과인간사회의여러모습을돌아보게만드는글을써왔습니다.《불편한이웃》은그중에서도가장무거운주제를다룬다하겠습니다.소수자를질시하고배척하고자신의편협함을사회질서를지키려는정의감으로포장하며스스로를정당화하는사람들의일그러진모습을적나라하게꼬집고있지요.천연덕스러운이야기꾼유승희작가의작품답게한달음에술술잘읽히지만,적당한반성과화해로얼버무리는‘동화다운결말’은이책에없습니다.모쪼록이책이어린이와어른독자들에게널리읽히며뜨거운논쟁을불러일으키기를이어지기를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