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맞은 김소연 - 큰곰자리 52

도둑맞은 김소연 - 큰곰자리 52

$11.10
저자

박수영

공주교육대학교대학원에서어린이문학을공부하고,동화의매력에빠져직접이야기를쓰기시작했습니다.반짝이는이야기,마음을움직이는이야기를쓰기위해한걸음씩나아가고있습니다.이번책《도둑맞은김소연》은처음쓴장편동화입니다.

목차

1.전학생·4
2.완벽한김소연·17
3.눈길한번에도·31
4.어쩌다거짓말·43
5.하나를얻으면하나를·55
6.신분상승·69
7.생일파티·81
8.그래서,뭐?·96
9.진실·109
10.외톨이의방학식·121
11.왜그랬지?·133
12.회장선거·146
13.되찾은김소연·159

출판사 서평

존재감제로,김소연의신분상승?
김소연은전학생김소연때문에마음이무겁습니다.이름이같아서만은아닙니다.오히려이름세글자빼고는비슷한구석이조금도없다는것이문제지요.전학생김소연은예쁜얼굴에큰키,세련된옷차림,라디오진행자처럼매끄러운인사말로전학온첫날부터반을사로잡습니다.담임선생님조차여전히제이름을헷갈리는게흔해빠진이름탓인줄알았는데그렇지만도않은모양입니다.
전학생은마치소연이보다더오랫동안아이들과어울려온것처럼자연스럽게반에녹아듭니다.단며칠만에반에서가장‘잘나가는’애들인재이와은진이까지꿰차지요.단짝주희는그런전학생을보고‘애들을홀린다.’라며콧방귀를뀌지만,소연이는좀처럼전학생에게서눈을뗄수없습니다.공부면공부,체육이면체육,뭐하나못하는게없는전학생과시시각각비교당하는학교생활은괴롭지만,“저렇게살면어떤기분일까?”동경하는마음을가눌길이없습니다.
그러던어느날,하굣길에우연히마주친전학생이뜻밖의제안을합니다.“나랑집에같이안갈래?”잘나가는애가먼저관심을보이다니,소연이는가슴이두근거립니다.전학생은주희를신경쓰는소연이의마음을꿰뚫어보았는지“일주일에한번만.”이라는단서를답니다.소연이는전학생과어울릴생각에오랜단짝주희에게거짓말까지하게됩니다.전학생의푸념을듣는게고작인하굣길이지만,그시간마저특별하게느껴지지요.머지않아전학생은학교에서도함께어울리자고제안을해오고,그바람에주희에게거짓말한사실이들통나고맙니다.하지만소연이는전학생에게떠밀려잘못을빌겨를도없이주희를잃고맙니다.
슬픔은잠시,짜릿한생활이다가옵니다.전학생무리와복도를지날때면아이들이바다갈라지듯길을내줍니다.남자애들과함께하는생일파티,처음발라본매니큐어,귀가솔깃해지는다른아이들의비밀얘기들…….그러던중,전학생이소연이의소중한것을훔칩니다.그러고도소연이잘못으로몰아가지요.소연이는그제야자기는전학생의진정한친구가아니라만만한셔틀이었다는사실을깨닫습니다.전학생과어울리면서진짜자신을잃어가고있었다는사실도요.소연이의6학년1학기는눈물바람으로끝이났습니다.소연이는자신의소중한것들을,아니자기자신을되찾을수있을까요?

무엇과도바꿀수없는나,단한명의김소연
교실안에도서열이있다는것은공공연한사실입니다.아이들은외모,성적,집안의경제력처럼겉으로드러나는가치로타인과자신의등급을매깁니다.그리고그등급에따라끼리끼리무리를이루지요.그중학급에서가장‘잘나가는’무리는반전체에영향력을미칩니다.아이들은잘나가는무리에끼느냐못끼느냐,잘보이느냐밉보이느냐에신경을곤두세웁니다.그에따라학교생활이행복할지무난할지악몽이될지가판가름나는까닭이지요.어떤친구와어울리고싶은지,어떤친구와함께할때가장나다운모습으로지낼수있는지는아이들의관심사가아닙니다.그보다는겉으로드러나는가치로친구를판단하고학급에서의서열이곧자신의정체성이라여기며살아가곤하지요.
주인공김소연은전학생김소연이처음등장한순간부터줄곧눈을떼지못합니다.전학생이손을내밀자기다렸다는듯이덥석잡아버리지요.외모도성격도정반대인전학생과단지이름이같다는이유로반아이들에게시시각각비교당해왔는데도말입니다.자신을전학생과비교하며자기안에숨어있던열등감을키워온까닭입니다.
소연이는뭘해도‘있어보이는’전학생의말이라면제마음이고개를젓는일도마다하지않습니다.때때로전학생의말과행동은소연이의고개를갸웃하게만듭니다.이미잘난전학생이더잘나보이려고,누구보다잘나보이려고수단과방법을가리지않으니말입니다.이를테면그다지애쓰지않아도공부를잘한다는소리를듣고싶어학교에서는판판이놀고학원에서는기를쓰고공부를하는식이지요.그러거나말거나전학생이‘김쏘’하고은근하게자기를부르는소리와자기에게만털어놓는비밀이야기를듣고있으면소연이는특별한그애와함께있는자신도특별한사람이된것같습니다.
소연이는전학생무리와어울리며신분상승의기쁨을실컷누립니다.아이들이부러운눈으로쳐다보는것도,저학년아이들이길을비켜주는것도짜릿하기이를데없습니다.하지만모이기만하면남을헐뜯거나남의비밀을까발리는것은솔깃하긴해도영마음이불편합니다.나를못본척하는주희도신경이쓰입니다.맞지않은옷을입은것같은불편한생활에엄마에게대거리하는일도잦아집니다.그러던어느날,소중하게간직해온이야기를전학생에게빼앗기자소연이는비로소퍼뜩정신을차립니다.돌아보니진짜김소연은온데간데없고전학생의셔틀로전락한김소연만남아있을뿐입니다.
사실소연이는자신이생각하는것보다장점이많은아이입니다.우선반아이들한명한명의특징과장점을짚어내는세심한관찰력과뛰어난글짓기실력을갖추고있습니다.왕따를당하는걸알면엄마가속상할까봐혼자서견뎌낼줄아는굳건한아이이기도합니다.무엇보다도결정적인부분에서는‘아니’라고외칠수있는용기를가진아이지요.
세상에김소연은많지만‘소연이다운’소연이는단한명입니다.‘진짜나’는내가갖지못한것을남이가진것과비교하며애쓸때보다나만의장점과빛나는구석을소중히하고,내마음속아픔을정성껏돌보는과정에서단단해지는법입니다.
박수영작가는고학년아이들이흔히겪는학급내의서열이나권력문제,친구간의갈등을섬세한심리묘사와탄탄한구성을통해흥미진진하게풀어냅니다.그리고비슷한상황에놓인우리아이들이그릇된가치에휘둘리지않고‘진짜나’로성장하기를힘껏응원합니다.자아정체성을확립할시기에들어선아이들이이책을통해있는그대로의나를긍정하는법을배울수있으면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