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쓸모 - 보통날의 그림책 7 (양장)

나의 쓸모 - 보통날의 그림책 7 (양장)

$15.00
Description
쓸모를 잃고 다시 성장통을 앓는
당신의 마음을 비추는 달빛 같은 이야기
제 몫을 다하고 있는지 늘 걱정스럽고,
스스로가 쓸모없다는 생각이 들어 한숨짓고,
과거의 영광을 좇느라
현재의 모습을 마주하기 힘든 이들을 위한 이야기

“당신의 쓸모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화병은 고급스러운 가게에서 우아한 자태를 자랑하던 물건이었다. 그런데 어느 겨울, 크리스마스 장식이 떨어져 입구가 깨지는 바람에 버려지고 만다. 하루아침에 차가운 거리에서 쓰레기 더미와 함께 먼지를 뒤집어쓰는 신세가 된 것이다. 그렇게 며칠이 지났을까? 한 할머니가 화병을 집으로 가져가 먼지를 씻어내고 바닥에 구멍을 뚫고 흙을 채워 볕 잘 드는 베란다에 내놓는다. 하지만 화병은 쿰쿰한 흙냄새와 스멀거리는 벌레, 너저분한 물건들로 가득한 베란다가 영 마음에 들지 않는데…. 화분 아닌 화분들로 가득한 할머니의 베란다에서 화병은 자신의 쓸모를 되찾을 수 있을까? ‘어느 보통날 당신의 마음에 스미는 한 권의 그림책’, 보통날의 그림책 일곱 번째 이야기.

저자

최아영

저자:최아영
대학과대학원에서섬유미술과시각디자인을공부했습니다.일상속의작은순간들을통해인생의깊은의미를탐구합니다.《나의쓸모》는작가가쓰고그린첫그림책입니다.

출판사 서평

쓸모를잃고성장통을겪는당신에게

화병은본디품격넘치는가게의얼굴노릇을하던물건이었습니다.연말이면흔해빠진크리스마스트리대신세련된크리스마스장식을매단나뭇가지들을꽂고우아한자태를뽐내곤했지요.그런데그크리스마스장식이사단이었습니다.크리스마스장식이툭떨어지면서화병입구가깨지고만것이지요.

가게에서도가장눈에띄는자리에놓여있던화병은하루아침에춥고어두운거리로내몰리는신세가되었습니다.그렇게며칠이지났을까요.깜빡이는가로등불빛아래에서쓰레기더미와함께먼지를뒤집어쓰고있는화병을눈여겨보는사람이있습니다.가게근처에사는할머니였지요.

할머니는화병을집으로가져가먼지를씻어내고바닥에구멍을뚫고흙을담더니볕잘드는베란다에내놓습니다.하지만화병은쿰쿰한흙냄새와스멀거리는벌레들,너저분한물건들로가득한베란다가영마음에들지않습니다.화병을저희멋대로‘10번’이라고부르는화분들도마음에들지않기는매한가지입니다.화분같지도않은화분들과섞여지내야하는제신세가한심하기만합니다.아무래도할머니의베란다는제가있을곳이아니라는생각이듭니다.

당신의쓸모는아직끝나지않았습니다.

화병이미처알지못했을뿐화분들에게도반짝이던지난날이있었습니다.파리의레스토랑에서지내던포도주병,바닷가카페에서손님들과함께노을을즐기던칵테일잔,구수한옥수수차를우려내던주전자,할머니집안의장맛을책임지던된장독까지…누구랄것도없이다들제이름과쓸모에걸맞은멋진삶을살아왔지요.하지만빈병이되고손잡이가녹아내리고금이가고…저마다의이유로쓸모를다하고할머니의베란다로와새로운삶을살게된것입니다.

화분들이라고지난날이그립지않은것은아닐테지만,그누구도지난날에연연하지는않습니다.더는와인을담거나차를우려내거나장을익히지는못해도대신싹을틔우고꽃을피우고열매를맺을수있게되었으니까요.그런화분들을지켜보면서화병의마음도계절이바뀌듯천천히바뀌어갑니다.

삶은늘예측불허입니다.계획한대로만흘러가지않지요.계획한대로흘러간다해도그결과가기대했던바와어긋날때도부지기수입니다.그럴때면우리는스스로가아주작고무기력하고쓸모없는존재가된듯한기분에빠져들곤합니다.내게빛나는순간따위는영영오지않을것같습니다.그런기분에사로잡혀한숨짓는당신에게《나의쓸모》는말합니다.당신의쓸모는아직끝나지않았다고,다시빛날수있다고요.

*인증유형:공급자적합성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