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밥상 (김맹선 시집 | 2019 안정복문학상 수상작)

착한 밥상 (김맹선 시집 | 2019 안정복문학상 수상작)

$10.00
Description
살면서 세상사와 인생에 대해
고민한 생각들이 착한 밥상에 담겨 시가 됐다.
시를 쓴다는 것은 이미 있는 생각과 단어를 가지고 세상에 없던 문장과 표현을 새로 지어낸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시 짓기는 요리하기와 비슷하다. 갖가지 재료를 찌고 굽고 볶고 튀기고 무쳐서 매번 새로운 요리를 만들어내는 것은 시를 쓰는 과정과 닮은 점이 많다. 요리를 하는 사람이 쓴 시는 어떤 느낌을 줄까? 김맹선 시인의 시들은 요리를 직간접적으로 글감으로 택하여, 익숙하면서도 신선한 언어의 한상 차림을 보여준다.
시집에는 유년 시절을 보낸 바닷가와 자연의 풍광, 어머니 아버지를 비롯한 가족에 대한 애틋함, 살면서 세상사와 인생에 대해 고민한 생각들이 담겼다. 관념적인 세계를 그려내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일상의 느낌을 다룬 시편들이기에 더욱 깊게 공감할 수 있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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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맹선

시를쓰고요리를한다.요리를하다가시를쓴다.오래도록사랑해온두가지일이이제는하나같이여겨진다.요리를하면서바다와섬과바람을보았으며어머니와갯벌의달빛을만났다.
그러다보니요리하는시인이됐고어떤계절은향긋한나물이되고어느날저녁무렵의노을은잘버무린반찬이됨을자연히알게되었다.
한그릇접시안에는맛깔난음식뿐만아니라만든사람의마음이담기고,육지와바다의감정이쌓이고,한줄의시가묻어나온다.
1967년전남무안에서태어나2015년『신문예』오늘문학상을수상하며,2017년에방송대학교수용미학문학상을,2019년에안정복문학상을받았다.현재쭈소반(주),좋은농부들(주)대표를역임하며시를쓰고있다.

목차

추천사-신달자시인
시인의말

1부자연은맛이다

가락시장에서
발효꽃
지느러미
소문에못질하기
부재의구성
캄캄함에대하여
표본나비
몸이문장이다
그대,가시연꽃
즐거운요리
왕버들
병목구간
수족관과해신탕
詩를요리하다
라일락꽃
대장간에서

2부밥상예찬

착한밥상
순암,역사를세우다
고마리
재의길
능소화를읽다
커피한잔하실래요
카멜레온
담쟁이
산행을하며
개망초
남산에서
봉숭아꽃
경복궁경회루
뜸들이기
진달래화전
김밥

3부자연과마주하다

송이
양파를까면서
맨드라미
무화과
어부바
달의계단
허공의불면2
연어가돌아올때
영산홍
비원에서
노숙의무늬
경계선의방식
대파를갈아엎다

아버지의후리질
머섬

4부일상에서느끼다

하얀시간
모닝커피
쓸쓸함의서랍
약초산행
개펄의미궁
군불
어머니의바다
산나물향기
구절초삽화
석화를까다
먼지라는이름으로
장독대2
텃골에서
그릇
삼복더위
도라지꽃

5부참좋다


타협
샛별
물의체온
감출수없는눈물의뿌리
약초상회
시계

해설
저바다와저산이시인을키워냈다-이승하시인,중앙대교수

출판사 서평

자연의맛에반해
요리하는시인vs시짓는요리사
깊은맛이우러나오는착한밥상을만나세요.

시인과요리사.언뜻완전히다른직업을각각일컫는듯들린다.
그러나생각하면두직업은'어떤것'을만들어낸다는점에서통한다.
한사람은시를,한사람은요리를.
그런데요리를만드는사람이시를쓰면어떨까?
맛있는요리처럼아주맛깔스러운언어로시를쓸것같다.(시인이요리를하면그요리도시처럼깊은맛이우러나올같다.)
이시집을쓴사람은,시를썼으니시인이고생업으로는요리를만드니요리사다.시인이자요리사인이가쓴시는어떤느낌일까.
김맹선시인은2015년에공모전에출품,문학상을받으며등단했다.2017년에받은방송대학교의수용문학상은전국방송대학생들이선망하는문학상으로서큰의미가있으며이상을받았다는것은시인에게는더없이소중한일이다.음식점을경영하고요리를하면서시를써온시인의생활은어땠을까.

불과물과칼이만나
그릇에담기는정성
빚어나오는
맛이강물이되어흐릅니다
(중략)
내모든정성을털어내니
맛을보지않아도
딱맞게맛이납니다
-〈즐거운요리〉일부

시인의눈에는요리하는장면도새로운느낌이튀는장면으로보인다.불과물과칼이만나재료가조리되고,그릇에담기며,모든정성을털어넣기때문에맛을보지않아도딱맞게맛이나는요리가나온다.시인이시를쓰는과정도이와거의흡사하지않은가?시쓰기와요리하기에서공통점이발견되는지점이다.

자연을볼때떠오르는사람
바다만보면생각나는어머니,아버지

요리의세계만해도파고들자면한도끝도없을텐데,현실의생업이빠듯한와중에서여유를내어꼭시를써야만했던이유가무엇일까?여러시편에나오는자연,특히고향의바닷가풍경과섬의모습에서실마리를얻을수있다.그리고어린시절시인을보듬어길러주신어머니와아버지에대한언급에서도시인의내면을읽을수있다.글로표현하지않고는닿을수없는사랑과감사와그리움을말이다.

외로움한덩어리만하다
발목을개펄에깊게묻고
바닷물이울타리를치고있어서쉽게접근하지못하는섬이다
스멀스멀내유년의기억들이살아나
바라만봐도힘이불끈솟는곳
모든것을받아주는어머니같다
쓰린마음위로밀물과썰물이철썩철썩살갗을비비면
차가웠던냉가슴에불꽃이인다
삶의활력소처럼
몇달쯤밥을먹지않아도배가부를것같다
둥근시간을쌓듯머섬을보랏빛햇살이잡아당기면
슬픔도환희의웃음으로나를설레게한다
숨죽여바라보면흐려지는실루엣처럼
어느새사라지고없는살가운바다
젊은날의어머니가햇덩이처럼피어있다
-〈머섬〉전문

고향바다의작은섬은유년시절을보냈던터전같은풍경이다.“바라만봐도힘이불끈솟는곳”이며“모든것을받아주는어머니같”은섬이다.“젊은날의어머니”처럼“슬픔도환희의웃음으로나를설레게”하는섬이다.섬이어머니같은존재였고어머니가곧섬같이시인을지켜왔다.어머니와아버지에대한그리움은

눈보라치는갯벌에서일하시느라손발이터져나가는어머니의모습에
큰오빠는거금을기부하여마을앞바다에뱃길을텄다
(중략)
인생을무사히항해해서닻을내리기까지평생의기도로쌓는인덕
어머니의모습이물이랑되어내가슴에밀려온다
바다를배경으로삶의중심을일으켜세운것이
당신이었음을,나는안다
-〈닻〉부분

고생안하고자식키운부모가있으랴마는,철든자식의눈에부모님은늘고생을하고애를쓰신다.삶을악착같이거느리는그모습을보고자식은삶의태도를만들어가며,부모님이애쓰던모습을기억하며자식은힘든시간을잘버텨가기도한다.시인의어머니도“눈보라치는갯벌에서일하시느라손발이터져나가는”시절을겪었고,“어머니의모습이물이랑되어내가슴에밀려”오는것이다.어머니의모습과존재자체가“인생을무사히항해해서닻을내리기까지평생의기도로쌓는인덕”이며이제마침내시인은어머니의본질을깨닫게된다.“바다를배경으로삶의중심을일으켜세운것이당신이었음을,나는안다.”

원래아버지는수영도잘하지못하고물을무서워하였다
바닷물이목젖까지차올라와도
그깊이와그길을아시기에발이땅에닿지않아
떠밀려가도
어두운그림자로긴터널을건넜다
자식들을위해고된하루를짊어지고
허기진힘을다해끌어당겼다
(중략)
아버지의고된노동이우리의인생을알게하고
사람을알게하고자신을알게하여
환희의기쁨으로맞이하게하였다
물의깊이에서세상의깊이를알고도자식을위해
건너셨던아버지
그깊은사랑온힘을다해땅과강물과삶을담아낼때
세월의후광처럼바다도숨을몰아쉰듯
밖으로만삭인은빛물결을풀었다
모래위의잔잔한소리
푸드득뛰는소리가족의웃음소리
그것은세상에서제일큰바다이다
-〈아버지의후리질〉부분

“수영도잘하지못하고물을무서워하”는아버지는자식을위해물을건너신다.자식은그모습을보고삶의의미와자식에대한사랑을느낀다.“아버지의고된노동이우리의인생을알게하고사람을알게하고자신을알게하”신다.그리하여아버지에게가장중요한것은가족이며,곧바다가된다.그것은“환희의기쁨”이며“푸드득뛰는소리가족의웃음소리”이다.

살면서흘러넘친자연스러운감정들
앞으로살아가면서곱씹어볼단어들

요리,가족,부모님,자연이시의재료가된다.인생에대한관점도자연스럽게자연을보면서우러나온다.시인에게인생이란“살아가는일이그러하듯이한발한발내딛는생/곰삭은묵은지처럼깊은맛도내어보고높은하늘도가슴에담아/일상의작은파장에도이겨내기위함이아닐까”(〈남산에서〉)라는물음이돋아나는것이며,“삼십대가장작불이라면/사십대의내나이는겉은꺼져있어도/밑불은뜨겁게타고있는연탄불이니”(〈재의길〉)라고다짐을해보는것이며,결국어떤희미한깨달음에도달하는여정이다.

밀물이들어와부귀영화로살아보니조용한날하루도
없고물빠진가난으로살아보니
뼈저리게눈물마른날없으므로좋아도슬퍼도이들과
같이서로기대고살일이다
-〈개펄의미궁〉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