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어른의 시간이 시작된다 (백영옥 산문집)

곧, 어른의 시간이 시작된다 (백영옥 산문집)

$15.00
Description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이후 5년
35만 독자들의 뜨거운 요청이 불러온 10년 만의 재출간!
우리가 사랑하는 작가 백영옥이 전하는
더 따뜻하고 다정해진 위로의 문장들

2012년에 출간된 《곧, 어른의 시간이 시작된다》가 10년 만에 다시 독자들을 만난다. 나무의철학에서 출간한 《곧, 어른의 시간이 시작된다》는 남들은 빛나는 성공이라 부르는 참담한 실패를 수없이 겪은 백영옥 작가가 이십 대와 삼십 대 시절 삶의 다양한 이면을 경험하며 써내려간, 따뜻하고 다정한 위로의 문장들이다.
꿈이 꼭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며, 꿈이 이루어진다고 반드시 행복해지는 것도 아니다. 사람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한때 눈부시게 빛나는 재능이다.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는 건 청춘이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다……. 작가가 이 책에서 들려주는, 젊은 시절 끝없이 마주했던 인생의 여러 오답들을 통해, 허황된 것이 아니라 지금 할 수 있는 것들을 기꺼이 고민하고 우리의 인생을 조금 더 행복한 쪽으로 데려가는 것들을 기꺼이 선택하는 삶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저자

백영옥

1974년서울에서태어났다.명지대학교대학원문예창작석사.'빨강머리앤'과'키다리아저씨'를좋아하는유년기를보냈다.책이좋아무작정취직한인터넷서점에서북에디터로일하며하루수십권의책을읽어치웠다.미끌거리는활자속을헤엄치던그때를아직도행복하게추억한다.패션지'하퍼스바자'의피처에디터로일했으며2006년단편'고양이샨티'로문학동네신인상을수상하며등단했다.2000년대한국여성들의사랑방정식을간결한문체와흡입력있는스토리로표현해주목받고있는소설가백영옥은고생끝에오는건'낙樂'아닌'병'이라믿으며,목적없이시내버스를타고낯선서울변두리를배회하는취미가있다.

목차

작가의말7

1장봄날은간다
서른아홉,나의삼십대가저물어간다17
이미사표를던졌고,통장잔고는0을향하고있었다26
봄에는혜화동을걸어야겠다43
가장높은경지의유머감각51
빛과그림자가있다면,그림자쪽57
네가말하면꼭반대로되더라61
집보다방69
나는어디론가가야겠다고생각했다75

2장버스를타고
이상하다.바람이일기시작한다85
36.5도보다더온기있는것들91
남의얘기를하느라인생을낭비하지않는여자96
사랑이고독을말끔히해결해주진않는다102
그러니우리너무힘들어하진말자108
고속터미널의한극장에서엄마와영화를봤다114
가장사랑했던것들이가장먼저배반한다123
기적처럼헤어진옛연인의그림자를만날수있을지모르므로127

3장기억의습작
이제는좀처럼볼수없는것들139

삶은결국코미디라니까144
서른여덟에읽는안나카레니나147
친밀함의거리는45.7cm152
사라지는가게들의도시159
어른스런밤167

4장어른의시간
걷는여행은울퉁불퉁해진삶을위로한다177
마흔이되면나만의방을찾아정착할수있을까184
EnjoyYourFlight194
곧어른의시간이시작된다206
불행해지지않는게아닌,행복해지는삶에대하여211

■지은이_백영옥

소설을쓰는일이고독하지만세상에서가장명랑한노동이라믿고싶은,
예술가라기보다직업인에가까운,
오전5시에서오전11시50분까지의사람.

네권의장편소설,두권의소설집,
다섯권의에세이를써내는동안때때로야근.
자주길을잃고,지하철출구를대부분찾지못하며,
버스를잘못타고종점까지갔다오는일이잦은,
외향적으로보이는내향성인,아주보통의사람.

출판사 서평

“이제야알것같다.지금은조금도중요하지않은것들이
삶의어느때는너무커보이기도한다는걸.”

5년전,《빨강머리앤이하는말》을통해35만‘어른이’들의마음속에빨강머리앤과나눈어린시절추억을되새기게했던백영옥작가.그가2012년출간한《곧,어른의시간이시작된다》를10년에다시선보이며,쳇바퀴도는일상에지친독자들의하루를위로한다.

이번《곧,어른의시간이시작된다》는작가의오랜독자들이꾸준히바랐던재출간요청에따른화답의결과이다.백영옥작가는영화〈악마는프라다를입는다〉의한국판이라는소설《스타일》로화려하게등단한이후《다이어트의여왕》,《아주보통의연애》,《실연당한사람들의일곱시조찬모임》,《마놀로블라닉신고산책하기》등의장편소설과에세이를꾸준히선보이며,특히젊은여성들에게큰사랑을받아왔다.
많은사람들은백영옥작가를현대인의라이프스타일과심리를세밀하게그리는작가,사랑과연애와말랑한일상에관한이야기를쓰는작가,TV와라디오방송을진행하는연예인처럼화려한작가로기억하지만이책을통해이십대와삼십대시절의작가를만난다면그가얼마나많이실패하고절망했는지,그혼란스러운시간들을어떻게보내고오늘에이르렀는지알게될것이다.뭔가를포기하는것이가장익숙하다는지금의청춘들이백영옥작가의작품을유독사랑하는이유가여기에있지않을까.자신보다먼저불안과실패의시간을혹독하게지나온이의진솔한고백은생각보다큰위로가되기때문에.

내게도잠깐의노량진시절이있었다.이미사표를던졌고,통장잔고는0을향하고있었다.마지막꿈이었던신춘문예를준비하겠다고고시원을알아보러다녔다.
꿈이있었다.매번실패한꿈이었지만.절박했다.2평짜리좁은방에젖은빨래처럼나를처박아둘만큼.(중략)
참으로애매한인생.아빠가고향집에서부쳐주는돈으로고시원을잡고새벽부터줄서서강의듣는삶.엄마가계를타몰래찔러준돈으로학원끊고문제집푸는삶.만성변비환자처럼얼굴이달떠내장속에서썩고있는단어를밀어내려던그때,그런안간힘으로‘힘내자,될거다,꿈,이루어진다’같은문장들은많이도튀어나왔다.
37~38p

나는서른세살이되고나서야한문예지에서신인문학상을받았다.습작시절“수줍게낸첫작품이라미흡하고부족한작품을뽑아주신심사위원여러분께감사드립니다”같은당선소감에더할수없는상처를받았던터라,당선소감란에작정하듯1993년부터내가떨어진신문과잡지들의이름을적기시작했다.나같은문학의루저역시존재한다는걸기회가생겼을때세상에소리높여증언하고싶었다.결국내가그것을다적지못한이유는딱한가지였다.지면부족.
그러므로내가성공보다실패에더깊게감응하는사람이라는건당연지사.사람에게빛과그림자가있다면,그림자쪽으로기울어져버린것도그런까닭이다.좋아하는것보다싫어하는것을아는일이,한사람의내면을훨씬더깊게들여다보는일임을나는거의확신한다.57~58p

“내가가장예뻤던시절은이미지나가버렸지만
가장좋아하는옷을입고있는지금의내가괜찮다고생각한다.”

청춘의시간은누구에게나두렵고힘겹다.어떤가게를좋아하게되면어느새폐업해사라져버리고,오랜고민끝에고백한사람에게는보란듯이거절당한다.면접은커녕서류전형에서매번탈락하다보면이넓은세상은왜내자리하나를허락하지않는지자꾸억울해진다.서로의꿈과목표를응원하던친구들과의대화주제가어느새먹고사는고단함,주식과부동산,노후대비로바뀐것을알게되었을때밀려오는씁쓸함에익숙해지는동안우리는행복보다불행에,성취보다실패에,나의오늘보다SNS속타인의하루에더깊게감응하는사람이되어간다.
그래서우리는지방의작은도시로여행을떠난다.추억의영화를보고옛음악을듣고좋아하는책속의한문장에깊이공감한다.소박하고따뜻한음식한그릇을먹으며지친하루를위로받는다.그지난한시절을건너어느날문득세상한쪽에마련되어있는나의자리를발견하고안도한다면,바로그때,어른의시간이시작된다고작가는말하고있다.

나는눈에보이지않는풍경들속에서도
낡아가는시간의주름들을본다

그리고생각한다

눈에보일리없는것들이눈에보이고
귀에들릴리없는것들이들리기시작하면

곧어른의시간이
시작된다는것을

급변하는세상을살아내느라,우리는매일좌불안석과전전긍긍을오간다.정신없이살다가문득모든게허무하다고느껴지는날,쳇바퀴돌듯반복되는일상속작은여행이그리워지는날이있다면이책에서혜화동벚꽃길을,고픈배를채워주던포장마차주먹밥을,혼자걷던제주의올레길과한적한바닷가를,그시절에즐겨보던드라마와영화를만나보자.
마음이답답할때,하루가고단할때,지금은멀어져버린누군가의소식이궁금할때,견디기힘든외로움이밀려올때백영옥작가의따뜻하고다정한문장들에위로받다보면,어느새어른으로살아가는지금도제법괜찮다는생각이들것이다.

청춘은이제내게돌이키고싶은과거가아니다.노안때문에책읽기가다소불편해지고,오래앉아있으면좌골신경통에어김없이다리가저릿한지금의내가,나는감히더좋다.안경을벗으면글자가더잘보이는당혹스러움이,허리가아파서오래작업할수없어더자주걷게된지금이싫지않다.10년후의지금을늙었다기보다낡았다부르며가죽이나와인,남편처럼낡아가며애틋하게아름다워지는것들의이름을호명하게된다.
그러니10년전이책을읽고내게위안받았노라말하던그수줍은청춘의눈빛들이지금을그리슬퍼하지않았으면한다.나이테같은그묵묵한시간들이보이지않던것을보고,들리지않던많은것을듣게한것이다.꽃피는4월도아름답지만낡아가는나무가떨군10월의단풍과낙엽도좋다.그것이내가청춘을그리워하나돌아가고싶지않다고말하는이유다._작가의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