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사 알 수 있었네

그제사 알 수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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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류상덕 선생님을 기리는 유고시집
해안 류상덕 선생을 기리며

해안解顔 류상덕柳相德 선생이 졸지에 이승에서의 인연을 등진 지 1년이 가까워 옵니다. 굳이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생자필멸生者必滅’이나 ‘회자정리會者定離’ 즉, “살아 있는 자는 반드시 죽고 만나는 사람은 반드시 헤어진다”는 사실이 만고의 진리임을 왜 모르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류상덕 선생처럼 이별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람도 있습니다. 물론 그가 요절하여 안타까운 것도 아니고 억울하게 유명을 달리한 경우도 아닙니다. 한마디의 언질이나 낌새도 허용치 않은, 너무나 준비 없이 맞은 이별이었기에 더더욱 쉽사리 잊히질 않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또한 자연의 섭리인 것을 어찌 되돌릴 수 있으리오.

언제나 그래왔듯이 이제 이별의 안타까움과 슬픔은 남은 자들의 몫이 되었습니다. 문단의 먼발치에서 교유하였던 인연임에도 그러할진대 하물며 존재의 위의威儀를 함께 나누던 가족들의 상실감이야 어찌 말로 다 표현하겠습니까. 그 절통한 상심을 추슬러 선생의 유품을 정리하고 아직 책으로 세상과 만나지 못한 171편 중 78편을 골랐습니다. 아마도 한 편 한 편이 선생과 못 다 나눈 대화며 미처 헤아리지 못한 당부이며 부탁이었음을 알게 되었을 것입니다.

여기에 평소 선생과 같은 문학동아리에서 올곧은 시조의 길을 함께 하던 문우들이 마음을 보태기로 하였습니다. 무엇보다도 오랜 기간 선생이 보여준 솔선수범과 삶의 길라잡이에 대한 마음의 빚이 아니었을까 여겨집니다. 물론 시조라는 민족시에 바친 평생의 노력과 성과에 대한 경의는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입니다.
선생은 1965년 「백모란 곁에서」가 문화공보부 주최 신인예술상에 당선되면서 문단에 나와 작고하기까지 50년을 오로지 시조만을 위해 사셨습니다. 그 기간 매일신문과 서울신문 신춘문예도 석권하였고 시조집 『백모란 곁에서』, 『눈 덮인 달력 한 장』, 『미호리 가을 외출』, 『바라보는 사람을 위하여』, 『비우고 또 남거든』, 『마지막이라는 말을 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등을 상재하였습니다. 그 같은 공로로 경북문학상, 한국시조시인협회상, 한국문학상, 이호우시조문학상, 대구시문화상 등을 수상하였고 2016년에는 청도시조공원에 「강둑에서」 시비가 세워졌습니다.

이 같은 문학 활동과 성과는 이미 평범한 한 시인의 범주를 벗어나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붓을 놓지 않았던 이번 유고집까지 보탠다면 비로소 류상덕 문학의 완성에 이르리라 여겨집니다. 아마도 뜨겁고 부드러운 감성을 가졌음에도 스스로를 강직하게 단련시켜 잠시도 허물어지기를 거부했던 선생의 참모습을 다시금 만나게 되리라 믿습니다.

끝으로 이번 유고시집의 발간으로 류상덕 선생의 시세계를 이해하는데 보탬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더불어 이 책이 나오기까지 모든 일을 도맡아 오신 문무학 시인의 노고에도 감사드립니다. 흔히들 이별 이후의 슬픔이야말로 함께했던 행복보다 몇 배로 힘들고 고통스럽다 했습니다. 유가족들의 건승을 기원하며 삼가 류상덕 선생의 명복을 빕니다.
저자

류상덕

목차

1부
노을앞에서/강가에서/두봉길가는길/가을편지/낙엽에게/문안
포장집달/방문/새에게/스카이라운지에서/방문/빈방/가을여행
다시교정校廷에와서/숲길에서/봄비

2부
산길에서/성터에서/우는새에게물어야만/섬에오시거든
제상祭床을차려놓고/지리산에오시려거든/꽃소식/다시봄앞에서
제삿날/바닷가에서/뒷동산에서/서해안이별/입원실에서/편지를쓰다가
이도백하에서/유등리에와서/도주관척화비道州館斥和碑/가을백두산

3부
패랭이꽃/간이역에서/외출/대봉교/이런만남/한라산두얼굴
꽃길찾아왔지만/실크로드이별/설악산가을/풍경/겨울소나무
가야산에서/외과병동에서/다시봄에게/겨울나무/낙조落照

4부
겨울벽방산/눈오는밤/동인지를보다가/복사꽃아래서/그옛날가을다방
홍류동紅流洞소리길/다시금호강노을/봄비소리들으며/백목련앞에서
신륵사강물/금호강낙조/재회/흔적2

5부
그제사알수있었네/금호강가에서/쓸쓸한편지/잠시출타중
노숙하는새/새와꽃뱀/내만약예약할수있다면/묘비명
다시돌아온후/겨울나무는/가을에두고가야/나무가하는말/
청도유천에와서/불갑사를가며/단상斷想

출판사 서평


류상덕시인의유고시집‘그제사알수있었네’에는2002년펴낸시인의마지막시집‘마지막이라는말을하기에는’이후창작한171편의시조중에서78편을골라실었다.시를읽다보면한편한편이저자와못다나눈대화며미처헤아리지못한당부이며부탁이었음을알게될것이다.시조를평한문학평론가문무학씨는해설에서“류상덕유고시집의제목을『그제사알수있었네』로정한데에는몇가지의이유가있다.먼저,시의내용에류상덕시인이평소삶에서사람을귀하게생각한정신이담겨있어서다.그다음은제목중의‘그제사’는표준어가아닌대구사투리다.그걸모를시인이아닌데굳이그렇게쓴것은그것이고향말이기때문이다.이제목의시집속에담긴그의시를읽는우리가이세상에정말귀한것이사람이라는사실을깨우치자는뜻을담았다.류상덕시인의시가우리에게주려한것이있다면바로이런정신이아니었을까.그래서그의부탁으로삼고싶은것이다.사람이귀하는것을너무늦게깨달으면나중에너무많이후회해야하니까말이다.”라고말했다.
대구출신인시인은1965년공보부주최,예총주관신인예술상문학부분에서시조와동시로입상하면서문단에데뷔했다.한국문학상,이호우문학상,대구시조문학상,대구문화상등을수상했으면『바라보는사람을위하여』,『백모란곁에서』,『마지막이라는말을하기에는』등다수의책을출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