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과 공감

기억과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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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 과거와 미래의 문화예술을 잇는 오늘의 이야기
월간 《대구문화》 편집장 임언미 씨가 지역 예술과 예술인들의 기억, 그들이 남긴 메시지를 오늘에 전한다. 문화예술 지기로서 20여 년간 활동한 저자는 원로 예술인들의 바람과 함께 스스로가 짊어진 예술 자료 수집의 책임감을 실천하며, 문화예술이 지역 발전의 근간임을 주장한다.
3부로 구성된 이 책은 1부 기억, 2부 공감, 3부 세대로 엮었다.
1부 ‘기억’에서는 버려지고 묻히고 사라질 수 있는 예술 자료와 예술인들의 기억을 모았다. 현재진행형의 경험을 바탕으로 시민, 예술인들과 문화예술 아카이브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한다.
2부 ‘공감’에서는 일상의 대부분을 예술인과 만나는 저자가 공연장과 전시장을 다니며 지역 문화예술을 탐구한 글로 엮었다. 더 나은 방향을 고민하는 문화예술 지기로서 저자의 제안과 문화예술에 대한 공감의 글을 통해 삶과 문화예술이 다른 것이 아니라 하나임을 깨닫게 한다.
3부 ‘세대’에서는 일하는 여성으로서, 엄마로서, 며느리로서 30, 40대를 지나며 겪어온 일상과 감정을 솔직하면서도 이성적으로 풀어간다. 행복과 만족의 삶을 찾는 과정과 일상에서의 문화예술이 주는 위안과 깨달음을 들려준다.
저자

임언미

대구에서태어나서자랐고경북대국어국문학과를졸업,동대학원에서현대희곡을전공했다.2000년부터대구문화예술계에발을내디뎠고현재까지월간지《대구문화》발간을맡아문화예술계현장의소식을전하고있다.문화공간이라고는시민회관(현대구콘서트하우스)과대구문화예술회관그리고몇개의소극장과화랑만있던시절에활동을시작해서급격히팽창하는문화예술현장을지켜봤다.2020년부터는《대구문화》발간과함께향토문화예술현장의다양한사료들을수집·보존하는,대구시문화예술아카이브구축준비작업을맡고있다.향토원로예술인들을인터뷰한글들을모아『대구,찬란한예술의기억』(한티재,2012)을펴냈다.

목차

기억

상자속예술이야기
아버지와음악친구들,그리고그들의시대
대구가품고있는이야기하나
어떻게그런일을해내셨어요?
기록과기억에대한책임감
빛바랜지면에담긴찬란한기록들
위기를바라보는또하나의시선
달구벌환상곡
예술로행동한대구의예술가들
카잘스와번스타인이응원한대구
우리가그의이름을기억해야하는이유
음악은건축과같은것
예술가의아내
각별한예술혼의도시
잃어버린퍼즐찾기
예술을존재하게한또다른힘
예술품이품고있는이야기들


공감

괜찮아,이정도면충분해
더가까이알아가고느끼는과정
결핍과충족이주는행복
걱정에서벗어나기
기증정신과나눔이피운‘예술꽃’
천지삐까리와쪼로미
예술인들의영혼이깃든도시
공연장으로떠나는시간여행
문화와교육의행복한만남
도심속역사의현장을찾아
기분좋은만남
아트파탈artsfatale
예술혼과고통
스타를만들자
입소문마케팅


세대

청도며느리
일상에서만난스승
공연장미취학아동동반기
아이들은현재를살아가고있다
이기적인세대
유치원입학작전
일상을살아가는비범함
공감,세상과소통하는키워드
같은공연에임하는세가지자세
행복한나
후회보다는반성으로
눈높이교육
잃어버린동요를찾아서

출판사 서평

최근저자는대구문화발간뿐만아니라대구문화예술아카이브업무까지맡고있다.그가오랜시간동안원로예술인들과소통의문을열고그들과공감하며신뢰를쌓은까닭에그에게자연스레맡겨진,어쩌면운명같은일이아닐까하는짐작을하게한다.이책에서는발굴하고모은자료자체가중요하기도하지만그자료가품고있는이야기와예술인의흔적이더중요하다는것을강조한다.그리고품고있는이야기를찾아내고그가치를부여하는일은지금세대가해야할일이라고말한다.
오페라운동을펼치며대구오페라의기반을닦은故이점희선생과그의유품을잘간직하다대구시에기증한그의아들재원씨,대구시립교향악단의기반을마련한지휘자故이기홍선생과그의유족,연극의뿌리와기반을다지며『대구연극사』를집필한故이필동선생과사모님,그의아들등많은예술인과유족을만나며느낀고마움을솔직히드러낸다.
이책은대구문화예술의또다른아카이브다.이를통해문화예술아카이브는자료와유품을모으는물리적인범위를넘어서사람에관한일이고,그사람의기억과추억에관한일이며,그것을공감하고세대를넘어전하는일임을보여준다.
6.25당시많은서울의예술인들이피란을와서대구문화예술의발전을이끌었다고생각하기보다근대예술가들이일제강점기에도서로의활동을격려하고교류하며축적한문화예술의토대가6.25를거치며자생적으로발전할수있었다고여기는저자의시각이설득력있게펼쳐진다.
『기억과공감』은대구의문화예술을느끼고,교류하며현장에서바라본대구문화예술에대한감동과혜안을담고있다.또일상에서느끼는가족,동료,이웃간의끈끈한정과그사이에생길수있는문제에대해현명하게풀어가며세대를이어가는생활인으로서의지혜도읽을수있다.

[머리말]

“어떻게그런일을해내셨어요?”필자는요즘원로예술가들을만나면이렇게묻곤한다.자칭‘원로전문가’라며여러예술가들의이력을줄줄읊곤하지만,요즘처럼그들의업적이놀랍게되돌아봐질때는없었던것같다.
문화예술만이미래사회를이끌어갈경쟁력이라고입을모으지만,당장눈에보이는성과를예측하기어려운분야가바로문화예술이기도하다.현장기획자들은문화예술사업을기획하면서‘기대효과’를수치로계량해야할때특히막막해진다고입을모은다.그렇다고해서성과에대한확신이없는것은아닐텐데,가끔은그가늠하기힘든수치앞에서자신감이떨어질때도있다.
‘문화의시대’라고하는요즘의실정이이런데근대기예술가들,그리고원로예술가들의활동시대는어땠을까.그들이지향하는예술적가치가당장밥먹여주는것도아니었을텐데,그어려운시절을어떻게견뎌냈을까.근대기예술가들은만나볼수없으니,반갑게도아직우리곁에남아있는원로예술가들을만나우문愚問을던져본다.

-기억,‘어떻게그런일을해내셨어요?’(27~28쪽)

동원화랑손대표의말이시민들에게위로가되기를바란다.“파도가없으면바다의생명이없다고하지요.인생의위기도그렇다고봐요.파도를극복하는특별한방법이라는게있을까요.마음을어떻게먹고보느냐에따라용기가불쑥생기기도하고,푹주저앉게도되잖습니까.위기도마음의일입니다.”

-기억,‘위기를바라보는또하나의시선’(42쪽)

지금30,40대를건너는여성들에게일상은11월의날씨같은게아닐까생각해본다.햇살이비치면더없이따스하다가도구름이가리면뼛속까지시린겨울같다.“괜찮아,괜찮아.”어느가수의노래가사에기대이시절을건너가려한다.“괜찮아,이정도면충분해.”툭툭,어깨를두드리는정도의일만으로도우리는충분히따스할수있으니까.

-공감,‘괜찮아,이정도면충분해’(96쪽)

“세상을보고무수한장애물을넘어벽을허물고더가까이다가가서로알아가고느끼는것.그것이바로우리가살아가는인생의목적이다.”
1936년창간되어2007년4월30일자를마지막으로인터넷잡지사로전환된‘라이프’지의모토이다.비록종이로,홈페이지게시판으로‘축적’되지않더라도우리가살아온흔적이그저‘허공으로사라진’것은아닐것같다.우리가살아가는인생은‘세상을보고무수한장애물을넘어벽을허물고더가까이다가가서로알아가고느끼는과정’에목적이있는것이니까.

-공감,‘더가까이알아가고느끼는과정’(100쪽)

며칠전악몽을꿨다.평소푹자는편인데꿈을꾸는날은상당히스트레스가많은날인듯하다.악몽이라고해서공포영화에나올법한그런장면이반복되는것이아니라소소한일상의나쁜기억이재생되곤한다.잘못체크한시험답안지를제출하고,수강신청을놓쳐서발을동동구르는장면이반복된다.비슷한상황을몇번반복하다가잠에서깨고나면,꿈이현실이아님에감사한다.
누구에게나그순간만은정말악몽이기를바랄만큼끔찍했던기억이있을것이다.필자도취업을준비하던시절,정말어처구니없는실수를한적이있다.목표로했던회사에최종면접을가던날,신분증을빠뜨리고간것이었다.결국면접에참여도하지못하고눈물을흘리며돌아와야했다.지금도아찔했던그순간을잊을수없다.

-공감,‘걱정에서벗어나기’(105~106쪽)

디리링~.페이스북메시지도착알림소리에눈을떠보니아침이다.누굴까.한시인이보낸메시지다.“임선생,어제누가나더러유쾌한사람이라더군.유쾌하다는단어에지배받아하루가행복했어.오늘은임선생이유쾌한하루가되길바라요.”
‘유쾌하다’는단어에‘지배받다’니….참으로시인다운표현이아닐수없었다.그시인이전해준행복바이러스덕에나는그날하루가즐거웠다.그러고보면사용하는어휘에따라사고와존재가결정될때가많은것같다.

-세대,‘일상에서만난스승’(158쪽)

사람들이붐비는도심거리를걸어가는부모와아이의눈높이를위트있게지적한한만화가있다.어른들은화려한쇼윈도와경치를즐기지만아이들의눈에는행인들의다리밖에보이지않는다.부모들은세계적인공연작품의예술세계를아이들이조금이라도느껴보길원하지만,정작아이들은옆자리에서함께시간을보내는엄마의체온이따스하고좋다는생각만할수도있다.

-세대,‘공연장미취학아동동반기’(166쪽)

야근을마치고집에돌아와보니기가막힌일이벌어져있었다.노트북컴퓨터키보드가모조리다뽑혀있는것아니겠는가.꼬맹이들의소행이었다.정말이지‘멘붕’상태가되지않을수없었다.이리저리밀린원고를안고퇴근했는데그것마저도불가능해진것이다.이미세상모르고잠들어있는‘범인’들을깨울수도없어애써화를참을수밖에없었다.
그래도잠시정신차릴여유는있었나보다.기록을남겨야겠다싶어서휴대폰카메라로사진을찍고카카오스토리(사진공유SNS)에사진을업로드했다.조금뒤여러사람들의댓글이이어졌다.비슷한상황을겪었다는이야기가제일많았다.그리고아이가얼마나큰인물이되려고이런일을저질렀을까,아이에게키보드를하나선물해주라는이야기등등다양한글들이올라왔다.
모두그때의내기분에‘공감’해주는글들이었다.댓글을읽다보니웃음도나고기분이한결가벼워지기시작했다.노트북을집어던지고만싶었던분노는어디론가사라지고차분히앉아서키보드를하나씩끼울여유를되찾을수있었다.

-세대,‘공감,세상과소통하는키워드’(184~18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