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물 들었네 (박경한 시집)

풀물 들었네 (박경한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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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박경한 시인의 세 번째 시집이다. 시를 대하는 시인의 자세를 엿볼 수 있는 시 54편을 엮었다. 인간을 고통의 심연으로 빠트리는 유한성과 결핍을 시로 풀어내며 영원을 꿈꾼다.

“시의 본질은 고통이다. 고통에 대한 기록이 시이다. 사람은 오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가기도 한다. 우리는 느리지만, 확실하게 지금도 죽어가고 있다. 시는 순간 속에서 영원을 꿈꾸는 것이다.”
저자

박경한

《오늘의문학》신인상등단
시집『살구꽃편지』(전망),『목련탑』(만인기획)출간
제1회‘칠곡문학상’수상
2022년대구문화재단개인창작지원금수혜
왜관순심고등학교국어교사재직

목차

1부.짐을진여인

만찬晩餐/조화造花를파는노인/짐을진여인/공양/겨울안부/물푸레나무학과/받침/봉선화술집/양순이/빈틈/팔공산에서/주름/도자기

2부.엄마생각

당신이름을세번부르기도전/불이/좋은데/새한마리/전기장판/아끼다/피에타/풀물/파문/유년의아랫목/유리구슬/도마/풀잎밥상

3부.산밭일기

말뚝/눈속의흙/방문/고구마모종을심으며/번제燔祭/감자를삶아먹다/꽃술을빨다/입동무렵/그해여름의끝/째깍째깍/풍경/파종/경칩무렵/연꽃

4부.새들의간이역

물방울이앉았던자리/즐거운여행/명랑이가산다/빌어먹다/새의출근길/새의옷/물방울/첫사랑/개와늑대의시간/수심가/낮달/자물쇠/새들의간이역/잠시

해설_지극한시는어렵지않다…김수상

출판사 서평

순간속에서꿈꾸는영원

2017년,중국에서마이크로소프트인공지능챗봇‘샤오빙’이쓴시집이출간되었다.4차산업혁명시대,급변하는환경속에서AI도시를쓰고,문학의장르간경계는희미해졌다.다양한문학적실험으로회화처럼‘이해’에서‘감각’의차원으로진화하기도한다.시의본질,시인의역할은무엇인지돌아봐야할때다.

박경한시인의시는정직하다.도전적인‘젊은시’라기보다고전적이라표현할만하다.하지만그만큼직관적으로위안과재미를전한다.삶과죽음사이펼쳐진온갖사건들을건져올려시적재료로사용했기때문이다.김수상시인은이에대해“시가안읽히는시대에술술잘읽히는시를쓰는시인이있다는것은다행스러운일”이라말한다.

산밭에서의일상,어머니,죽음에대한성찰이담긴50여편의시는시의본질에대한시인의생각을잘드러낸다.“시의본질은고통이다.고통에대한기록이시이다.사람은오기도하고,울기도하고,가기도한다.우리는느리지만,확실하게지금도죽어가고있다.시는순간속에서영원을꿈꾸는것이다.”

대원사앞마당에
부처의입술같은매화가지고있다
그러게,모든게잠깐이네

떨어진꽃잎들이부처를닮았는지
흙에게엎드려공양한다

-16쪽,‘공양’중에서

시인은세번째시집으로유한성에대해증언한다.온힘을다해대상을낚아채시속에담음으로써유한함,결핍에서오는생존의고통은영원의영역으로향한다.“아끼는당신은너무일찍길을떠났”을지라도시로남아곧삶을대하는자세가된것이다.죽음에대한성찰끝에시인은손바닥에풀물드는삶을선택한다.

죽음이있기에진실한삶을갈망할수있다는시인의시는삶에죽음을불러들인다.영원을꾀하는방법은저마다다르지만시집『풀물들었네』는시도하나의방법이될수있다는것을증명해보인다.“우리의저녁은항상최후의만찬”이나다름없으며“느리지만,확실하게지금도죽어가고있”으나진실된시는삶의닻이되어영원을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