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덴자의 노래

카덴자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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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권효진 소설가의 첫 시집이다. 5부로 나뉜 63편의 시는 자연을 통해 얻게 되는 침묵과 고요, 이타적 사랑과 기쁨을 담고 있다.
저자

권효진

저자:권효진

2017년《한국소설》에단편소설「사냥의추억」으로신인상등단

2020년소설집『좀마삭에대한참회』출간

목차

1부.햇빛의씨앗

거울속의나/무언無言의도시/노래의시원始原/한번도본적없는바람/날마다해가뜨는이유/나이테/혀/바람/구름의마음/입속에사는개구리/알파고와달/바다와거북

2부.도란도란

그릇/도란도란/딱새와박새/두부먹는저녁/장화를신으며/귀가/창가의고욤/꽃이별을닮은이유/자벌레의일기/거북의눈물/고요와의입맞춤/빗방울/작은새

3부.어두운길홀로밝히며

경칩/사월꽃비/해저물녘/오월의숲/사과한알/한사람이등불을들고가네/우리가만난날/아가에게/엄마의무릎/하지夏至/카덴자의노래/고독의심장/쟈허히티헤허에부는바람

4부.어여쁜꽃밭하나

자작나무에게/고요의이름/눈내리는아침/망종芒種에내리는비/커피콩을볶으며/나만의꽃밭/도무지알수없을때/만돌린을켜보세요/버선발로뛰어나가는아이처럼/꽃의침묵/열매맺지못한사람의후회/염화미소拈華微笑

5부.말갛게미소짓는

꽃의비밀/아주가끔/사랑의인사/마음이와닿을때/비엔나커피/칠월의인사/씨앗의말/춤추는바다/성에낀아침/달콤한고요/깊은마음/황혼/빛바래다

·시인의말

출판사 서평

완전한것은
언제나고요하다

도시는고요하다.광고와뉴스가넘쳐살아있는말이없기때문이다.가끔속삭이는말조차광고의문장이고,영혼없는인사를주고받는다.도시엔커다란전광판이사람의말을대신해밥을먹고,인사하고,포옹을한다.어쩌다진심인듯한속삼임도결국죽어가는말의환영일뿐이다.

그런도시에사는시인의입속에는혀와수많은개구리가산다.주체하기힘든긴혀가무서워서,입을열기만하면순식간에밖으로튀어나와지껄이는개구리가무서워서시인은입을꼭다문다.세상의모든존재와만나는새벽이오고,시인은고요와입맞춘다.

자연은고요하다.종잡을수없는구름의마음은무심하게흘러간다.생이라는게고작한번움츠렸다가한번길게몸을펴는순간에지나지않는다는것을알게된자벌레는편안하게누워별을본다.바다대신눈물흘리는거북의울음은소리가없다.적요의아침이오고,소리없는비한방울에온우주가떨린다.

그대카덴자여!
용기를잃어버리고두려움에떠는영혼이여!
이제숲에서빠져나와드넓은광야로나아가라!
광야에홀로우뚝서있을때에야비로소
그대영혼이어디로가려는지깨닫게될테니
(「카덴자의노래」중에서)

고요에귀기울인시인은침묵으로오는우주의노래를듣는다.인간이지구위의딱새나박새쯤되는작은존재임을깨닫는순간이다.물처럼,향기처럼,사랑처럼투명하게스미는고요는달콤하다.시인은홀로우뚝서서비로소영혼이어디로가려는지깨닫는다.길을잃고숨은영혼,카덴자에게깨어나위대한영혼의아름다운노래를부르라고말할수있게된것이다.

권효진시인은《한국소설》에단편소설「사냥의추억」으로신인상을받으며등단한이후2020년소설집『좀마삭에대한참회』를출간하며자연의생명력으로치유받는인간에대해다루었다.이번시집『카덴자의노래』에서는소설가가아닌시인권효진의새로운모습을볼수있다.

시인은언어이전의마음에가닿고자하는바람을꽃과나무,바다와거북등자연을통해표현했다.분주한일상속에서내면의고요함을구하고,고요속에서얻게되는기쁨이야말로가장소중한기쁨이라는것을알게된시인은그내적성찰의여정을언어적기교나꾸밈없이시에그대로담았다.자연을통해얻게되는침묵과고요,이타적사랑과기쁨이담긴시는잔잔하면서도다정하다.

홀로등불하나들고가는이외롭지않네
그의뒤에는내가있고,
내뒤에는또누군가가있으니
서로가그런줄알면서가는길
아무도외롭지않네
(「한사람이등불을들고가네」중에서)

우리가햇빛의씨앗이기에오늘도해가뜬다는것을알아차린시인은어린새싹을보듯거울속의자신을본다.사랑하는별을닮은환한꽃이었다가어느새빛나는사과한알이된다.시인은달콤하게잘익다보면언젠가나무가될것이라말한다.고요의기쁨을좇아힘차고자유롭게걸어가는시인은외롭지않다.이시집을펼친독자들도외롭지않을것이다.카덴자의노래를듣고시가사랑인줄알게될것이기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