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 여기 있습니다 (곽경옥 수필집)

예, 여기 있습니다 (곽경옥 수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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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곽경옥 수필가의 직업은 간호사다. 당시 농촌의 어려운 가정환경 탓에 ‘그까짓 전문대학’을 ‘서울대 법대’만큼 어렵게 들어가 간호사가 되었다. 그 후 지금까지 병원에서 아픈 이의 몸과 마음을 다독인다.
대학병원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 센트럴 병원, 투석실과 이식 장기 관리, 행정처와 간호처, 코로나 검사실까지 병원에서 마주친 다양한 삶을 작품집에 담았다.
곽경옥 수필의 문체는 경쾌하고 서사는 애잔하다. 읽는 이를 꼼짝할 수 없게 글 속에 가둔다. 작가의 당당한 삶에서 독자는 더불어 희망을 가진다.
저자

곽경옥

시골에서자라고,사우디를갔다오고,간호사로살아온것.내게는생존이었는데어떤사람은어마어마한자산이될것이라고말해주었다.
2021년9월에《한국수필》로등단하면서그자산을확인해보고싶었다.
대학원에서호스피스를전공했고,대학병원간호사로서한우물만팠다.은퇴를앞두고잘하는것보다잘하고싶은걸찾은것같아서마음이가볍다.
현재한국수필가협회,대구수필가협회,대구문인협회,에세이아카데미회원으로활동중이다.

목차

책을내며_시간의단편을엮어보고싶었다

믿음

그것으로되었다/나를증명하는시간/빚이라하는데왜빛으로들리는가!/나도그저나의길을가고있을뿐/자리바꿔/비둘기/나는정의,남들은오지랖/어른되기/명품은힘이있다/다행이다/제주도는알고있다/홍콩에서만난나

소망

은총잔치/나를이끄시는분/예,여기있습니다/주시는대로/호칭유감/영웅혹은천사/장기이식/코로나검사실에서살아남기/혈액투석실풍경/말,말,말/사우디아라비아에서만난사람들/사우디아라비아병원안과밖/리야드센트럴병원/지금나는안녕한가?

사랑

태교/이렇게돈벌어서뭐하지?/서울대를못간이유/농사이전/마늘밭비즈니스/호박이야기/시래기는알고있다/아버지의농사직설/아버지의여행/엄마와배추/엄마의200만원/엄마의웨딩사진/오해/유전자의힘/바뀐이름

발문_곽경옥수필집『예,여기있습니다』에부쳐/박기옥

출판사 서평

내가나일수있게만드는삶의가치를찾아서

“예,여기있습니다.”
제주도이시돌삼위일체대성당사제서품식,교구장이차례대로이름과세례명을부르자사제는짧고단호한목소리로대답한다.

곽경옥수필가가인생의반환점을돌고난다음,자신의존재에대해스스로묻고답하는말이기도하다.쉽게쓴책은있어도쉽게산인생이어디있겠는가,저자는수필집에60여년살아온삶을옮겨놓으며세상사람들에게이름불리어지기를희망하는마음을담았다.‘믿음’,‘소망’,‘사랑’3부로나누어40여편의수필을엮었다.

시골에서자란저자는중학교를졸업하고인근대도시마산에유학한다.고등학교예비소집일,시내에사는아이들은시멘트를밟고다녀신발밑창도시멘트색이었지만저자의신발은누런흙색이었다.네온사인번쩍이는도시,빗물이땅밑으로스며들지않고하수도를따라사라지는도시에서의삶은호락호락하지않았다.

같이자취하던친구와싸워한겨울에냉방에서여름이불을두르고밤새떨던일,시골집에있는쌀포대가너무비어있어자신의양식을차마퍼내오지못한일,연탄가스를마시고저승문앞까지다녀온일등가족들이알면가슴아파할일을많이겪는다.하지만저자는식구들이모르는일이많아질수록더욱강해졌다.

빚이빛으로들릴만큼질리도록빚타령을듣는형편이었지만저자는부모님을설득해간호대학에입학한다.누군가에게는‘그까짓전문대학’이겠지만저자에게는‘서울대법대’만큼어렵게들어간귀한기회였다.간호사가된저자는직장생활3년차에사우디아라비아리야드행비행기에오른다.팔자센사람들이모인리야드병원에서마리진이라는세례명을가진친구를만나함께수녀원문앞까지갔지만친구만들어가고저자는한달뒤결혼식장으로가게되었다.

아이셋을키우며직장생활을병행하는동안투석실과이식장기관리,행정처와간호처,코로나검사실까지다양한업무를맡고다양한환자와동료를만났다.그러한일상과독실한가톨릭신자로살아온삶은풍성한소재가되었다.병원대표로받은대통령설선물을보고“우리딸이얼마나고생을했으면이런걸다받아왔겠노.”라며딸의고생을알아주던아버지의말씀에지난날에대한보상을받는다.

“아직도사람들이내게묻는다.“어떻게사우디아라비아에갈생각을했어요?어떻게알고갔어요?”그러면나는이렇게답한다.“살다보니,내가하려고마음만먹으면길이보이던데!”
〈거꾸로강물을거슬러오르는저힘찬연어들처럼〉을부른가수강산에가앞으로어떤노래를부르고싶냐는질문에이런답변을남겼다.“아무도가지않은풀밭이있었는데내가먼저가시에찔리기도하고돌부리에걸려넘어질뻔도하면서걸어가다보니누군가한사람한사람씩내뒤를따라오더군요.그러다어느날,뒤를돌아보니길이되어있더라고요.그런노래를만들고싶어요.”그말이내게용기를주었다.나도지금은그저나의길을가고있을뿐이다.”(p.43,‘나도그저나의길을가고있을뿐’중에서)

이렇듯곽경옥수필집『예,여기있습니다』는한편의영화를보듯읽힌다.독자는장면에따라울고웃으며자신의삶을돌아보게된다.고개를끄덕이며더러가슴을쓸어내리고,한숨쉬다끝내는어깨를펴게한다.

“예,여기있습니다.”답하는저자의당당하고올곧은목소리가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