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교사에서‘책방카페바이허니’책방지기까지,
오지랖책방지기와지킴이소설가가함께써내려간좌충우돌분투기
십여년전어느날,국어교사박태숙은동료이자친구인강미소설가에게퇴직한후에살고싶은곳이라며,울산두동면만화리땅을보여주었다.박제상유적지인치산서원건너편길가반듯한땅이었다.그때‘살림집으로쓰기엔아까운,찻집이라도열어함께나누면좋을터’라는친구의말이작은씨앗이되어뇌리에꽂혔다.
땅을산뒤이웃을사귀고선후배교사들과어울려농작물과꽃을심으며즐거운주말살이를했지만갑작스러운뇌수술로퇴직을앞당기게되며인생2막을본격적으로가동하게되었다.책방카페를열기로결심한뒤여러책의도움을받았으며전국의동네책방을순례하면서책구매와운영방법등을배웠다.그때만난책방지기들에게나보다는우리,상대방을존중하는마음을느낀저자는자신의경험치도나누고자5년동안책방을운영하며겪은시행착오와노하우를기록해책으로엮었다.
만물이조화로운만화리,
책세권으로이끌다
1부‘책세권입문기’는저자를책방지기로이끈것들을소개한다.방치된학교도서관을일으키고학생들과독서토론수업을하는한편동료들과함께실천했던동아리활동,삶의고비마다힘이되어주었으며책방지기로이끈책이야기를함께다루었다.
2부‘책세권조성기’는본격적으로동네책방을열기까지의이야기이다.땅을사서나무를심고공생하는삶을디자인한건축설계과정으로시작하여자신과맞는설계사를찾는과정을보여준다.땅파기부터시작하는시공과정,세련되면서도따뜻함을추구했던내부인테리어와뒤늦은정원설계까지를실었다.책방카페를준비하는독자를위해실패의과정까지도솔직하게담았다.
2부가하드웨어라면3부‘책세권성장기’는소프트웨어다.따라하고싶은전국의책방순례를시작으로책방과카페를어떻게운영하고있는지자세하게안내한다.전국곳곳에동네책방이많아졌으면좋겠다는소망을담아영업비밀일수있는내용까지가감없이적었다.커피마시며책읽는일상에서부터갤러리운영,다양한책모임,나누고보탰던만남과배우고가르쳤던이야기는물론마을사람들과함께한일들도볼수있다.
4부‘책세권으로이끈사람들’엔‘책방카페바이허니’가자리잡고책세권이되도록이끈사람들의이야기를담았다.저자는자본과현실의논리에맞서는대안적삶,함께하는삶을살고싶어선생을그만두고책방을열었다.온라인서점이주류가된시대에독자가직접책을만지고고를수있는공간을만들자어떤이들은세상물정모르는일이라며코웃음쳤다.도심에서도망해나가는게동네책방인데산골마을에서는어림도없다는것이었다.
통계상동네책방은2년안에절반이망한다고하니이유없는걱정은아니다.하지만‘책방카페바이허니’는당당히5년차동네책방으로자리잡았다.그럴수있었던건가족이,친구가,마을사람들이힘을보태주었기때문이었다.모든일의중심은사람이라는말처럼뜻을함께하고그공간을아끼는사람들이있어동네책방이만들어지고흘러갈수있었다.
전국곳곳에무수히많은카페가있다.카페와결합해각자의개성을뽐내는동네책방도있다.강미소설가는그럼에도불구하고‘책방카페바이허니’가특별한이유는바로자신옆에있기때문이라말한다.역세권보다책세권,사람답게살게하고꾸준히성장하게하는공간,동네책방은단순히책을파는곳을넘어동네문화사랑방역할까지한다.박태숙책방지기와강미소설가는어떻게이런공간을만들어냈는지차근차근안내한다.
실용적인노하우를담은이책은동네책방을시작하려는사람에게용기를준다.그와동시에동네책방이복합문화공간으로기능하는방식을보여주며우리주변에는어떤동네책방이있는지관심을가지게한다.인문학적문화공간으로살아남은이들의분투기를통해동네마다건강한책방이들어서길바라본다.
[들어가는글&나가는글]
전국곳곳에카페는무수히많습니다.카페와결합한동네책방도제각각의빛깔을자랑하고있고요.이곳은그많은책방카페중의하나일뿐입니다.그럼에도불구하고저는‘책방카페,바이허니’가무척자랑스럽고좋습니다.바로제옆에있기때문입니다.역세권,슬세권못지않은‘책세권’아닐까요?
바로지금,바로여기!
사랑할수밖에없는
‘책방카페,바이허니’입니다.
바이허니북스테이에서씁니다.
강미
집지을땅이있었고,선생을그만두었으니집이나지으려고했어요.그집한편에작은다실을만들어친구들을편안하게맞이하려고했는데일이이렇게커져버렸어요.
하지만세상일이어디계획대로되던가요.내가살아온어제의결과가오늘드러나고그로인해내일을살아가는것이겠지요.천성적으로사람을좋아했고국어선생을오래한‘어제의나’로인해집이아니라책방카페를짓게되었어요.
책을써내는것은내삶의계획에는없던일인데,오랜벗인K덕분에이런삶도살아보는군요.지금쓰고있는이작업이내일어떤모습으로내삶에다가올지설렙니다.
책방카페,바이허니에서보냅니다.
태숙
책속에서
『건축가,빵집에서온편지를받다』는건축가나카무라요시후미가빵집주인진도모노리와함께쓴책이에요.나카무라요시후미는“건물의주인공은그곳에사는사람들이고그곳에서이루어지는생활”이라는자신의건축철학을잡지에기고한적이있는데그글을읽은진도모노리가가족이평화롭고검소하게살아갈빵집을지어달라고손편지로설계를부탁했다네요.
주로살림집을짓던건축가는빵집이라는새로운내용을담을집을위해도쿄에서홋카이도까지몇번이나찾아가고편지를주고받으며‘그곳에살사람’의이야기를경청했고요.그후나카무라는의논하고또의논하면서빵집을설계해나갔어요.집을완성해갈무렵,나카무라는도모노리에대해의뢰자이자공동설계자였다고편지에씁니다.책을덮으며저도깨달았지요.집이란삶을담는그릇이다,그곳에사는사람의라이프스타일이충분히반영되어야한다는걸말이에요.
-p.58,책세권조성기,‘삶을디자인하는건축설계’중에서
며칠을재다가우리부부는결심했습니다.어반건축에설계를맡기기로하고설계자에게편지를썼어요.『건축가,빵집에서온편지를받다』의진도모노리처럼우리가족이원하는모습을A4용지7쪽정도로적었어요.설계자의답은그것을바탕으로공간구획을그려낸기초배치도였고요.
저는그배치도에따라생활동선을상상해보았어요.이쪽에서저쪽으로걸어보고,저쪽에서이쪽으로도걸어보고,어느공간에서어떤활동을할지도상상했어요.그러면서수정할점과보완할점을색깔펜으로메모해서다시의논했고요.
공간에대한희망사항이너무많았을까요?옆에서지켜보던K는설계자눈치가보일지경이었다고말하더군요.그래도저는공간에대한욕심을거둘수없었어요.
다행히설계자는전문적인식견으로가능한것과불가능한것,가성비등을설명해주더군요.그설명이설득력있게들렸으므로추천하지않는공간은즉시포기했어요.그럴만큼신뢰가쌓였던거죠.
-p.65,책세권조성기,‘삶을디자인하는건축설계’중에서
결심은섰지만참으로막막하더군요.일단은동네책방을많이다녀봤어요.책방의서가를구경하다보면책방지기의취향도보이고서가의배치도보이고책방의프로그램도보이더군요.
저많은책은어디서얼마에사오는걸까?몹시궁금했지만,쉽게물어볼수는없는영업비밀이겠지요.저는대전우분투북스도움을받았어요.
우분투주인장답게책을구입할수있는도매처-송인서적,북플러스,북센등등을주르륵설명해주셨어요.책방창업과정이모두정리되어있는책방지기블로그도움도받았고요.우분투만세!!
-p.128,책세권성장기,‘책방지기가되어가며’중에서
책방을해보니알겠어요.왜열정가득한마음으로당차게시작한동네책방들이몇년지나지않아서문을닫게되는지.흔히들자영업이수익을내려면재료비40%,임대료와공과금30%,인건비30%를잡아야한다는데,동네책방의책(재료)구입비는70%내외인경우가대부분이에요.거기다가임대료와부대경비까지빼야하니책방을지속할수있는수익구조가안되는것이지요.온라인서점이나대형서점의할인율은꿈꿀수도없고요.이러니동네책방은운영방식이완전히달라야가능해요.
-p.132,책세권성장기,‘책방지기가되어가며’중에서
시골에서책방카페를하는재미는또있어요.제가굳이농사를짓지않아도제철에나는먹거리들을때놓치지않고얻어먹지요.
봄비가자주내리고텃밭채소가무럭무럭자라날때면건넛집기린씨가상추를한양재기솎아오구요.마늘수확철이되면동네에서제일부지런한숙이언니가마늘한꾸러미를슬그머니놓아두고가지요.여름엔깻잎농사지으시는안마을할머니가상품가치떨어진거라며깻잎을한보따리던져주시고요.앞집두부마을아저씨는닭장텃밭에서키운튼실한복숭아를손수레에실어다부려놓고가시네요.안마을이쁜마당주인장,‘미생가’아저씨는산에서주워온밤이나바다에서잡아온생선들을툭,안겨주고요.텃밭농사초보자박원선생도상추,고추,오이는물론우엉잎에감자까지부려놓습니다.
이웃마을강선생님부부도계시네요.900여평의너른정원에서가꾸는갖가지꽃을한아름씩가져다주시는데가끔은아예화병에꽂아오십니다.일손바쁜저희를위한속깊은배려겠지요.
이걸우리부부가다먹을수있냐고요?당연히못먹지요.누구랑나눠먹냐고요?제철채소니제철에,그때그자리에있는손님누구랑도나눠먹지요.
-p.148~149,책세권성장기,‘바이허니활용법(기본편)-일상에서’중에서
시간이갈수록저자를초청하는방법과북토크의형식도다양해지더군요.동네책방을지원하는출판사프로그램혜택을받아『미래공부』(박성원,글항아리,2019)의저자와독자가함께하는미래워크숍을열기도했고『여보,나의마누라,나의애인』(윤이상,남해의봄날,2019)은조희창선생님의해설을통해깊은울림의시간을가졌어요.
아,『조강의노래』북토크도있었네요.이책을함께쓰고있는K가신작을내자마자바로청했지요.소설도역사도아닌,새로운형태의이야기책을선보이며우리지역의역사와문화도우리손으로스토리텔링하자고제안하는자리였어요.
-p.166,책세권성장기,‘바이허니활용법(중급편2)-나눔과보탬’중에서
책방에서장담그기교실도하냐고요?인연이닿았으니까요.‘한살림’에서오랫동안건강한장을가르쳐온점순-대점금선생이내친구니까요.바이허니는무엇이든할수있는복합문화공간이기도하고요.
장담그기로이리저리불려다니는점순에게졸랐어요.바이허니오픈기념으로교실을열어달라고요.제또래일하는여성들에게장담그기는난제중의난제거든요.
마트에서사먹는건생각하기도싫은데,친정에서얻어먹기에는민망한나이가돼버렸고,그렇다고손수담그기엔도무지엄두가안나니까요.혼자서못할땐여럿이해보는거지요.
바이허니뒤뜰에서함께담그고,바이허니의바람과햇살로함께맛을들이고,가을에한통씩나눠가는겁니다.
-p.178~179,책세권성장기,‘바이허니활용법(중급편3)-배움과가르침’중에서
바이허니는복합문화공간을지향합니다.공간이넓지도않고유명강사를모셔올역량도안되지만,우리중에서남다른재주를가진이가선생이되고,그재주를배우고싶은이는수강생이되지요.
그래서일까요?바이허니에오시는손님이어떤재주가있는지,어떤것을배우고싶어하는지늘살펴보게됩니다.
여고동창생애자에게오래된고향친구임홍이있습니다.오랜만에만나서서로친구의안부를묻다가임홍이니트디자이너로활동한다는소식을들었어요.
온라인에올라온그녀의작품을구경하니예사롭지않습니다.그녀는옷보다실부터디자인한다고하더군요.바로추진했어요.그녀가고르고조합한실로니트교실을열기로요.
-p.188,책세권성장기,‘바이허니활용법(중급편3)-배움과가르침’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