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국수 아줌마의 수육 한 접시

칼국수 아줌마의 수육 한 접시

$15.00
Description
베이비부머 세대 의료인이 엮은 인생의 조각보
국립대 의대 교수로 보낸 34년, 이재태 경북대 의대 교수가 정년퇴직을 앞두고 스승과 동료, 가족과 친구, 병원에서 만난 환자와 이웃을 돌아봅니다. 한국전쟁 이후의 초등학교 생활과 중학교 평준화 정책의 첫 시행, 유신 시대의 대학 생활,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장 경험 등 베이비부머 세대로 살며 역사의 흐름과 함께 개인의 일상을 꾸려나간 이야기입니다.

지은이는 의과대 교수로 보낸 34년 동안 참으로 여러 부류의 사람을 만납니다. 어린 시절 가난과 힘든 현실에서 탈출하기 위해 극한의 노력을 하던 사람도 있고, 사회에서 큰 성공을 했거나 엄청난 부자가 된 사람의 이야기도 있습니다. 또 평소에는 굽신굽신하다가 상대가 빈틈을 보이면 목적 달성을 위해 다른 사람을 속이는, 짐승의 본능에서 그다지 진화하지 못한 사람을 만나기도 합니다.

책에는 이렇게 저자가 만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병원 근처에 있는 칼국숫집 아줌마의 따뜻한 마음에서부터 부모님과 가족, 친구와 동료, 환자와 이웃들 덕을 세월이 지난 지금 깨닫고 고마워합니다. 의사 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는 꿈도 많았으나 결국은 용두사미가 되어버렸다고 겸손해하지만, 독자는 그가 우리 곁에 있어 행복하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만났던 번쩍이는 재능으로 난제를 해결하는 천재와 난파선도 구하는 영웅이나, 타협은 없다며 돌직구를 날리는 무소형 인간은 그저 존경의 대상일 뿐이었다. 이런 나의 모습들을 모아 하나의 인간으로 만든다면 잔 다르크와 돈키호테를 합성한 키메라가 된다.” - ‘머리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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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비슷한 시기를 살아온 간호사분이 자신의 60년 삶을 부은 책을 내면서 ‘쉽게 쓴 글은 있어도 쉽게 산 인생은 없다’라고 했다. 나도 용기를 내어 우리 세대들의 흔적을 조금이라도 남겨야겠다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나의 힘이 되어준 사랑하는 가족과 까다롭기만 한 나를 키워주고 믿어 준 스승님과 동료, 언제나 따뜻했던 친구와 이웃들에게 드리는 감사의 몸짓이기도 하다.
두서없는 기억의 편린을 모아 멋진 한 장으로 다시 펼칠만한 능력은 없다. 우리 민족의 멋을 가장 잘 표현한 것 중 하나가 헤지고 흩어진 천 조각들을 다시 모아 만든 전통 조각보라 했다. 쓸모없는 작은 조각을 모아 새 쓰임새를 만드는 법을 알려주신 선배 박윤규 교수님의 조각보 그림을 표지로 모셔서 나의 부족함과 책의 엉성함을 가려 보려 노력했다.
저자

이재태

경북대학교의과대학교수

1958년초대구에서태어났다.1970년중학교입시무시험첫학령으로1973년경북고등학교,1976년경북대학교의과대학에입학했다.내과전공의와군의관복무후1989년경북의대핵의학과교수로임용되어2023년8월정년퇴직할예정이다.34년의재직기간중국립대병원과대학교의다양한보직을역임했고,대한핵의학회와갑상선학회장,보건의료산업분야공공기관장,코로나19생활치료센터장등을지냈다.같이살아가는이웃에대한관심이많아이곳저곳참견을한성과를인정받아2023년의약평론가로선정되었다.30년이상계속된종수집이특기가되어세상의종에관한저서를발간하였고,몇차례의전시회를하였다.

목차

서문_다시이정표없는거리에서

1부세월의무게

가장잊을수없는환자/젊은암환자의절망/미숙한의사와젊은보호자/어떤이별의방식/그분의변명/변호사님,그녀를도와주세요/세월의무게/후회/2020년대구의봄/코로나19무대의‘그때그사람’/코로나의사의유감,有感,not遺憾/꽃이지기로서니바람을탓하랴?

2부일상속의사랑

칼국수아줌마의수육한접시/오징어의추억/경부선하행열차/추일잡정秋日雜情/MoneyTalks!Everything/동해안의기억/실없는옛기록/경제적독성/의도치않은세계일주

3부어느베이비부머의기억

어느베이비부머의행장行狀·1성장기成長記/어느베이비부머의행장行狀·2성장기成長記/어느베이비부머의행장行狀·3활동기活動記/어느베이비부머의행장行狀·4이판사판吏判事判/쿠오바디스도미네/의예과의추억/미국국립보건원NIH연수기

4부소박하고선량했던그분들

목포청년이일생의꿈을펼친대구의학전문학교/언제나따뜻하셨던전교수님/이규보교수님과의만남/열정적이셨던어느노선배/1950년대초대구의대풍경/화교출신동기,유형劉兄/디지털친구롭로이RobRoy/우리세대의만남/외우畏友범희승교수와함께한세월-세상을향해울리는소리

5부망원경으로바라본세상

카푸치노와톤슈라/찰스디킨스는누구를사랑할까?/1935년5월22일생미국인로버트/트리에의칼마르크스/26년만에만난헝가리유대인티보박사/아우슈비츠와프리모레비/암흑가의두사람/국립대총장의존재감/좋은불평등과대학등록금/싸가지없는정치/의료보험보장성확대정책의한계

에필로그
무등산과팔공산-지역갈등해소인가인간적인끌림인가?
감사의말씀

출판사 서평

긴박하고감동적인병원의일상:‘내가능력이없어내딸이이렇게되었다’

‘발열과호흡곤란을호소하는환자가응급실로후송되었다.심각한상황임을파악한응급실담당의는바로중환자실로입원시킨다.연락을받고달려가니,작은체구에얼굴이통통한소녀가도와달라는간절한눈빛을보내고있다.튜브를통해고농도산소를주었으나쌕쌕거리며식은땀을흘린다.’

지은이가내과전공의1년차에있었던일입니다.환자는당시대구에많이있던방직공장에다니며산업체고등학교에적을둔16세여공이었습니다.입원다음날전북무주에서농사짓던아버지가중환자실에들어와숨이차서헐떡이는막내딸의등을쓰다듬으며,“내가능력이없어이렇게되었다”며자책하셨습니다.

최신항생제를대량투여하고최선을다했으나소녀는이내숨을거둡니다.지은이는의사생활34년에가장잊지못할환자로기억합니다.처음마주했을때도움을요청하던소녀의간절한눈빛,무능을자책하며딸의시신을의학발전을위해기꺼이기증하시던농부아버지의모습은아직도영화의등장인물처럼눈앞을지나간다고합니다.

의과대학교수로보낸34년의일지

지은이는핵의학과교수입니다.암환자를치료하는전문의특성상같은환자를오랜시간보살핍니다.이제정년을맞아병원을떠난다는말에어느분은갑자기엉엉울다가말없이가시고,팔순의여성은“지난30년간여기올때마다선생님이늘이자리에있어서안심되었는데이제난어떡해요?”라며망연자실해하기도합니다.

그자리에있어줘고마웠다는따뜻한마음과주름진얼굴에맺힌눈물에지은이도울컥했으나마스크와돋보기안경아래로표정을감춥니다.이렇게병원교수로진료와교육,연구를병행하며분주하게보낸34년의시간,그동안수없이많은사람을만났습니다.그들을통해지난날의미숙하고인색했던자신의모습이떠올라민망한순간도많았다고고백합니다.

다시,이정표없는갈림길에서

지은이는같은세대의흔적을조금이라도남겨야겠다는생각에기억의편린을모아온전히책에담아냈습니다.그동안만났던선량한이들의진심,칼국수보다비싼수육한접시를내주며전한위로의기억등은새로운길을나설수있게하는원동력이되기때문입니다.

잊지못할환자와병원에서의일상,어린시절의추억,베이비부머세대인저자의행장을통해사회역동기의분위기를느낄수있습니다.또정신적지지자였던스승과선배,동료를돌아보며그들에게서받은마음을되새깁니다.그렇게인생제2막을맞이하는베이비부머세대들에게힘이되어줄책입니다.

“칼국수를시켜놓고,멀뚱멀뚱앉아있으니,아줌마가돼지고기수육을접시에담아와서맛있게먹고힘내라고하였습니다.자기는제가병원장이되었으면좋겠다고응원했는데,아쉽다면서칼국수가격보다비싼것이틀림없는맛있는부위의수육을챙겨주었습니다.그러고는,한마디를더보태더군요.‘선생님은착해빠져서,그런경쟁에서는이길수없어요.그런싸움장은모진사람이나가는곳이에요.’”

-‘칼국수아줌마의수육한접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