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게 만약 뜨거운 연주라면

사는 게 만약 뜨거운 연주라면

$11.00
Description
아픈 기억을 통해
우리 모두를 위로하는 시집
『사는 게 뜨거운 연주라면』은 양윤미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이다. 시집에서는 사랑보다 분노를, 평안보다 불안을 먼저 배웠던 어린 시절의 아픔이 물기 가득한 언어로 노래한다. 깊이 감추었던 아픔까지도 정직하게 보여준다. 상처를 끄집어내는 과정은 고통스러웠으나 그 적나라한 진실 속에서 비로소 반짝 빛나는 진정성을 건져낸다. 시인의 아픈 기억을 통해 우리 모두를 위로하는 시집이다.
저자

양윤미

2020년부터글을썼습니다.2021《시인의시선》시부문신인상,2022첫시집『오늘이라는계절』을출간했습니다.쓰는사람으로살고자합니다.

〈학력〉
울산대학교영어영문학과
울산대학교평생교육원문장론(문예론)수료


〈수상〉
2020〈한국사진문학〉디카시공모전최우수상수상
2021〈시인의시선〉시부문신인상수상
2023울산문화재단청년예술지원사업선정
2023마로니에온라인백일장소통상수상

〈경력〉
2022첫시집〈오늘이라는계절〉출간
2022울산북구예술창작소감성갱도2020활동예술가
2022울산북구청청소년동아리지원사업문학강사
2023년〈사는게만약뜨거운연주라면〉출간

목차

1부사는게만약뜨거운연주라면

그밤/리트머스종이가빨개집니다/숙성/컵독/사는게만약뜨거운연주라면/지각/거울/고작그거하나말해주려고/촬영종료/답을몰라도/저기요불행씨/그림자마임/텅빈지갑이되자/자세교정/인생카페/자유이용권

2부히키코모리

폭소/뭐든지뚫는창과뭐든지막는방패를팝니다/크리스마스이브의행간/감자다섯알/완벽한타인의신발/술은마셨지만,음주운전은아니에요/수남벚꽃길/2023년의속도/트루먼쇼/가을이되고싶다/가본적없는거리에서길을잃어요/비극의책장/판도라의상자/인터스텔라/아침은불온하다/등껍질이간지러워요/히키코모리

3부길위에서허밍

딱한귀/열망/누룽지한그릇/사과나무/공통점/퇴근길/여행의목적/몽돌/손길/봄꽃/지구무료산책/두번째식집사의애티튜드/빨래를부탁해/마음이저만치에서/아홉/시날로그/길위에서허밍

출판사 서평

사는게만약뜨거운연주라면
유일한노래가되어보려고

수록된시는시인의아픔에만머물지않는다.같은아픔을겪고살아온우리모두를위한위로곡이다.자신의삶을사랑하게되기까지의시행착오이자스스로를일으키는모두를위한위로다.상처입은청춘의골목에서시인은불협화음처럼불공평한세상의건반을벗어나려했다.온힘을다해도망치다도돌이표의속삭임을듣는다.우리모두허무의바탕에빛나는별,빛나는선율이라고.

건반위에서자기만의방식대로춤을출수있는자존만큼눈부신자태는없다는것을알게된시인은결핍과약점을있는그대로받아들인다.그렇게시인의바다는더욱넓어졌다.세상의폭력,혐오,오만을대하는날카로운시어사이사이달달하게아린추억과처음부터벽은없었다고말하는다정함이자연스럽게어우러지는이유다.

『사는게뜨거운연주라면』은여전히서툴고유약한한인간의노래이다.늦더라도기권은하지않겠다는다짐이다.사랑하기힘든날,작은친절이필요한날,진심으로다가갈줄아는시인의용기를나눠받아보는건어떨까.삶이라는연주에서유일한노래가되어보자고말하는진솔한시가뜨거운응원으로와닿는다.

책속에서

숨을몰아쉬며옥타브를넘나들다가
페달에막혀치고나가지못하는나에게
까만눈의도돌이표가나지막히속삭인다

우린모두허무의바탕에빛나는별,
빛나는선율이라네

다시상처입은달세뇨로부터
더이상도망치지않고피네를향해걷는다
사는게만약뜨거운연주라면뜨거운연주자로,
손과발이닿는곳어디에서든

유일한노래가되어보려고
---「사는게만약뜨거운연주라면」중에서

비오는저녁,배고픈여자하나가카페로들어선다외로움과괴로움만남은카페,그녀는한참을망설이다외로움을산다외로움을까먹으며비가그치길하염없이기다려보다가카페주인에게우산을빌렸다

등이구부정한노인이괴로움만남은카페에왔다진열대를물끄러미바라보다가,함께온아들에게괴로움뿐이라말했다물이떨어지는우산을든아들이,정말괴로움뿐이냐물었다노인은희미하게웃었다

눈내리는오후,앞못보는꼬마하나가아빠의손을잡고들어왔다괴로움과외로움을쓸어담는남자곁에서,아이는우연을찾았다같잖은희망이아닌,타고난재능이었다
---「인생카페」중에서

기름기번들번들한얼굴로고급승용차를모는
부자들에게관대한성직자가있었다
부족한점하나없는그의감동설교에

가난한성도들이많이울었다
---「폭소」중에서

동그라미는기억도안나는동창생중의하나일뿐입니다
어린시절부터소외된학창시절을보내왔을동그라미가
정신질환을앓는다하여
안타까운마음에그동안대응하지않았을뿐입니다

동그라미를도와,
악의적으로진술서를적은동급생들에게는너그럽게선처하겠습니다
철없던시절,저로인해상처받은분이계실지도모르기때문입니다
아니땐굴뚝에연기날리없다는점마음에새기고,
절대로남에게폐끼치지않으며반성하고살겠습니다

제잘못된학창시절이불씨가되었던점만큼은부득불인정합니다만,
저는기억나는것이아무것도없습니다
정말로기억나지않겠습니다
사실이라한들,학교폭력공소시효는이미지났습니다

굉장히오래된과거의일을마치,
지금눈앞에서일어난일처럼또렷하게기억하는동그라미가
제정신으로보이시나요?
---「술은마셨지만음주운전은아니에요」중에서

요란한생일파티가길어지고
지붕위에는조각달이차오르는데
만월엔이르지못한계절
아홉번째날에태어난주인공들은
아홉같은밤을지새며
십에닿을수없는건배를한다

십이아니어도좋아!

여전히아홉같은아침의농담은
십을몰라도온종일부르는노래
마지막까지하나쯤모자란이야기
끝까지미완인작품

그래서낭만적인
---「아홉」중에서

세상의어떤결핍들은그냥주어지고,사람은오직경험한것들안에서만진실하다.우리가할수있는가장위대한일은바로결핍을받아들이는일이다.내게거저주어진생명과그저주어진약점들을있는그대로사랑하는힘이다.누구도내삶을대신살아줄수없기에,스스로묻고,찾고,답해야한다.그렇게매일을성실하게애쓰고있을또다른타인들에게친절을베풀면서말이다.헤아림의깊이만큼사람은넓어진다.내이름을사랑하기로한선택으로다른이들의이름에도사랑과친절을베풀고싶다.한낱잔파도에일렁이지않는깊은물의길을걷고싶다.마침내바다에이르기위하여.그래서내가세상에줄수있는작은친절은진실한글한편이란생각을해본다.
---「시인의에세이」중에서

사는건마치뜨거운연주와도같아서,자신만의박자와셈여림을따라주어진악보를해석하는능력이가장중요하다.매일연습하고있다면그것만으로도충분한삶이다.미완이어도괜찮은하루다.자유롭게연주하며즐길수있다면더없이아름다운삶일것이다.건반위에서자기만의방식대로춤을출수있는자존만큼눈부신자태는없다.삶이나를비겁하게속이는시절마저도나만의특별한자산으로해석할수있다면,틀림없이그곡은명곡일것이다.
---「시인의에세이」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