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을품고사는아름다운삶,
동시쓰는동안은철들지않은꼬마이고싶다
어린아이같이순수하고천진한박미정작가가첫동시집을출간하였다.수필집『억새는홀로울지않는다』,『뒷모습에반하다』,『장미의기억』등에서유쾌한문장으로독자에게사랑을받은작가는동시집에서도그실력을유감없이드러낸다.철들지않은아이같은마음으로쓴동시는재밌고공감되면서도다양한감정을끌어낸다.
제주도여행길에나선/우리할머니//공항에/비행기보고하는말//저큰물건이/어찌하늘에뜨는고!//제주공항에도착한/우리할머니//수화물가방이/나란히나오는데//하이고!/너희들도애먹었다/땅속으로온다고!(「할머니의제주도여행」)
공항에서감탄과격려를아끼지않는할머니와꽃샘바람에맞서는보송보송털옷입은버들강아지,세상에서제일큰거미라는땅거미,비오는날창문을헤엄치는올챙이.이처럼유쾌한일상과상상을더한관찰에서나온동시는아이들의상상력을자극한다.
애틋한그리움은요양병원에입원한할머니를기다리다백발이되어버린알전구로드러낸다.바닷물이나강물과달리왜눈물은소리없이흐르는지질문을던지며아이들에게생각할거리를남기기도한다.말놀이를활용해우리말에서찾을수있는음악적인요소도놓치지않았다.쿵짝잘맞는친구처럼함께이야기나누기좋은동시집이다.
책속에서
동시집을묶는내내가슴이두근거렸다.초등학교시절,일기를잘쓴다며머리를쓰다듬어주시던선생님의얼굴이가물거린다.짧은글이라고쉽게만생각했던동시,착각이었다.길지않은시속에눈,코,입,있을것은모두있어야했다.
동심과시심사이에서헤매던날들이주마등처럼지나간다.시어가떠오르지않은날은놀이터에서아이들과마냥놀았다.밤새잠못들고습작하던나에게가족들은걱정이늘어졌다.
박방희선생님을만나공부할수있게된것은큰행운이었다.한발씩걸음마를뗄수있게이끌어주시고,가끔씩은채찍도아끼지않으셨다.
이제시작이다.서두르지않고새소리도듣고,시냇물에종이배도띄우며천천히나아갈것이다.지금은하늘나라에계신박방희선생님이새삼그립고,보고싶다.
동심을품고사는아름다운삶,동시를쓰는동안은철들지않은꼬마이고싶다.
-머리말
봄이
자박자박
걸어오더니
논두렁
밭두렁에
걸터앉았다
봄
까치
꽃
무더기
무더기
피우려고!
-p.16,‘봄까치꽃’
시냇물은졸졸졸졸
계곡물은좔좔좔좔
바닷물은철썩철썩
강물은찰방찰방
눈물은왜!
소리가없을까요?
-p.39,‘눈물’
빈방천장에
알전구하나
환하게
불켜질날
그언제일까
요양병원
입원하신
할머니기다리다
온몸에
뽀얀먼지
백발이다되었네
-p.72,‘언제불켜질까’
땅
땅
땅거미
세상에서
제일큰
거미!
-p.93,‘땅거미’
보슬비
내리는날
우리집유리창은
작은연못이되지요
한마리두마리…
올챙이가놀러와요
소나기가쏟아지면
주륵주륵주르륵
올챙이가떼지어
미끄럼을타지요
-p.97,‘유리창과올챙이’
*인증유형:공급자적합성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