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아낙의 병풍도

어느 아낙의 병풍도

$12.84
Description
시를 쓰기가 무미한 나이가 되었다
한 문장 쓰기가 이토록 건조하다니
허정분 시인의 여섯 번째 시집 『어느 아낙의 병풍도』는 시인의 곡절했던 70년 생애를 병풍에 그려진 그림처럼 펼쳐 보인다. 시집에서는 시골에서 흙을 일구며 살아온 농부로서의 삶, 문중 종부로서의 역할 속에서 만난 사람들과 자연의 이야기를 흙냄새 물씬 풍기는 독백으로 들려준다. 지나온 세월의 파편, 시나브로 잊히는 그 기억은 시인의 삶을 끌고 가는 힘이다. 시와 삶, 인생에 대한 허정분 시인의 통찰을 엿볼 수 있다.
저자

허정분

강원도 홍천에서 태어났다. 지은 책으로는 시집 『바람이 해독한 세상의 연대기』, 『아기별과 할미꽃』, 『울음소리가 희망이다』, 『우리 집 마당은 누가 주인일까』, 『벌열미 사람들』, 『어느 아낙의 병풍도』가 있으며, 산문집 『왜 불러』, 『그곳에 그리움이 있었다』 등이 있다.

목차

1부_ 꽃 이름으로 불러주고 싶다

꽃 이름으로 불러주고 싶다 / 운전면허증 / 다시 그 계절병 / 구월이 오는 소리 / 장어는 힘이 세다 / 두근두근 인생 / 동물의 왕국 / 장롱 / 고양이 카페 / 트로트 전성시대 / 설날 아침 / 좋은 시 / 전쟁의 명분 / 백인대 연가 / 그 아이의 돈 삼천 원 / 아기별이 웃고 살라네 / 시래기 / 똥강아지


2부_ 사당이 있는 집

쥐며느리 / 지하철 경로석에서 / 발자국 / 고해성사 / 장날 / 오늘 하루 사이 / 카레를 끓이며 / 풍경의 일부 / 중고품 노래방 / 아, 이태원 / 八旬의 육필자서전 / 쭈그렁 노파 / 벌레 / 그 겨울에 / 잠 못 이루는 밤 / 사당이 있는 집 / 마카오 / 잘 있어라 나는 간다


3부_ 별자리에 너를 누인다

검불을 태우며 / 눈꽃이 피던 날 / 동지 / 별자리에 너를 누인다 / 반세기 / 오라버니 / 꿈풀이 / 1초의 찰나 / 겨울밤 / 이 또한 지나가리라 / 서행구간 / 우리 집 풍경 / 민들레 / 거름을 펴면서 / 마을방송


4부_ 사라지는 것에 대하여

요양보호사 그녀 / 암탉 / 목욕탕에서 / 행운목 / 소설 쓰는 여자 / 나를 파도에 잠재우라 / 초여름 / 내 이름의 한계령 / 영역 싸움 / 사라지는 것에 대하여 / 재스민 꽃 / 눈물은 전염된다 / 무색 / 마늘밭 / 어느 일가의 파산 / 큰산소 / 말 한마디

작가의 산문/ 시 산문집 『그곳에 그리움이 있었다』를 펴낸 후

출판사 서평

풀 수 없는 응어리 같은 흔적
삶을 끌고 가는 힘

허정분 시인의 첫 시집 『벌열미 사람들』 이후 20여 년이 흘렀다. 그간 시인에게 시란 풀 수 없는 응어리 같은 흔적을 기록하는 행위이자 쉼의 망중한이었다. 내려놓지 못하는 집착을 기꺼이 끌어안은 시인은 시나브로 잊히는 기억을 삶을 끌고 가는 원동력으로 삼았다. 그렇게 쓴 시를 모아 여섯 번째 시집 『어느 아낙의 병풍도』를 출간했다.

시집은 60여 편의 시가 ‘꽃 이름으로 불러주고 싶다’, ‘사당이 있는 집’, ‘별자리에 너를 누인다’, ‘사라지는 것에 대하여’ 4부로 나뉘어 있으며 시 산문집 『그곳에 그리움이 있었다』를 펴낸 후의 소회를 담은 작가의 산문 한 편이 실려 있다. 시인은 역사를 시로 기록했다. 600년을 이어온 문중 마을의 풍속도(「사당이 있는 집」, 「반세기」, 「큰산소」, 「백인대 연가」 등)보다 시선을 사로잡는 시는 일상에서 지나온 순간, 지극히 개인적인 역사를 기록한 시다.

태생부터 가난과 운명을 같이한 기억, 흙 위에서 호미 들고 머문 시간, 아픈 혈연들의 상처와 어린 손녀가 하늘의 아기별이 되어 이별한 설움까지 삶의 희로애락이 그대로 담겨 가슴 저릿하다가도 유쾌하게 와닿는다. 첫 시집을 펴낸 지 20여 년 만에 여섯 번째 시집을 펴낸 시인은 여전히 문학이란 단어만 들어도 마음이 울렁거린다고 말한다. 『어느 아낙의 병풍도』는 칠십 년 한 생애, 그 세월의 파편을 시에 온전히 담아낼 줄 아는 어느 아낙의 흔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