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는 고기 살 돈만 있으면 된다면서요(큰글자책) (초보 농사꾼의 고군분투 영농기)

시골에서는 고기 살 돈만 있으면 된다면서요(큰글자책) (초보 농사꾼의 고군분투 영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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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아버지 돌아가신 후 삼년상 치르는 마음으로 농사를 시작해, 농업기술센터와 농기계 수리센터를 제집 드나들듯 하고 베테랑 농부인 동네 이웃들의 도움을 받으며 초보 농부로 거듭나기까지의 고군분투 영농기를 모아 엮었다.
2025년 대구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이다.

“농사는 기다림이 필요한 일이다. 농부는 생산력을 예측할 수 없다고 하늘을 탓하고 논밭을 탓하지 않는다. 올해 농사가 잘 안 되면 내년에 다시 지으면 된다. 그렇게 생명을 살려 나가는 것이다. 먹거리를 생산한다는 것은 몸은 물론이고 마음까지 채워주는 자랑스러운 일이다.”
저자

김영화

충북영동군황간면깊은산골에산다.
감,호두,벼농사까지짓는억척스러운아가씨농사꾼이다.들꽃을닮은마음으로시골의삶을사랑하고,땅의언어를글로옮기는일을기쁘게여긴다.

〈환경신문〉수필부문공모전우수상,CJ문학상동화부문동상등을수상했다.
〈농민신문〉영농생활수기공모에「흰색하이바」가당선되며본격적인글쓰기를시작했다.

지은책으로수필집『내마음의풍경』과『살맛나는이야기』(공저)가있다.

목차

겨울-소한추위는꿔다가라도한다

홍시
한아이를키우는데온마을이필요한것처럼
시골에서는고기살돈만있으면된다면서요?
거름을많이한다고다좋은것은아니야
눈은보리의이불이다
젊은엄마와늙은딸이민화투치는동짓날밤
소한추위는꿔다가라도
농사는잘지어야하고판매는더잘해야하고
여기가노천온천이야?
그런날이있어
입동에시집온며느리는복이있다


봄-청명에는부지깽이를꽂아도싹이난다

봄은조용히와서바쁘게간다
우수뒤에얼음같이
잠에서깨어나는봄의선율
춘분에밭을갈지않으면
사먹는것도좋지만
한식에죽으나청명에죽으나
부지깽이를꽂아도싹이난다
곡우에가물면땅이석자나마른다
이천오백원의행복
사랑이라는이름의밑비료


여름-하지를지나면발을물꼬에담그고잔다

입하물에써레싣고나온다
밥정
발등에오줌싸는망종
눈치가있어야절간에서도새우젓을얻어먹는다는데
야반도주
사람을환장하게하는환삼덩굴
복숭아봉지씌우기
어정칠월
대서에는염소뿔도녹는다
방아쇠수지증후군
입술에묻은밥풀도무겁다
꽃보다쌀
쌀팔러간다
에어클리너커버는어디로갔을까


가을-입추나락크는소리에개가짖는다

개밥보다는사람밥이더비싸야
귀뚜라미등에업혀오는처서
베개속에서호두구르는소리
힘나는시골살이를위하여
왼갖잡새가날아든다
농사를하려면낫질부터배워야
목화솜이불두채
달콤한감먹고마음까지달콤하게
농사는사람과자연이함께하는일
사는게꽃같네
공부하지않으면농사도못한다
감도둑
힘만들고돈은안된다지만


마무리하며/흰색하이바

출판사 서평

낭만과현실사이,때로는뿌듯하고때로는서러운초보농부의
사계절꽉꽉채운농사버라이어티

“시골생활은돈들게없잖아요.고기만사먹으면된다면서요?”
누구나한번쯤들어봤을이말.도시인들이흔히하는오해다.하지만실제시골의삶은도시생활과크게다르지않다.옷도사입어야하고,각종세금도내야한다.심지어밭에서나는채소도,논에서나는쌀도,그냥얻어지는것이없다.씨앗부터농약,농기계,연료,인건비까지,농사는많은돈과손이드는일이다.

김영화산문집『시골에서는고기살돈만있으면된다면서요』는‘겉으로보이는시골’이아닌‘살아내는시골’을정직하게그려낸다.농부의딸로태어난저자는도시에서의삶을접고고향산골로돌아와초보농부로서의첫걸음을내딛는다.충북영동의작은마을에서감과호두,쌀을비롯한온갖잡곡농사를지으며살아가는‘아가씨농부’의우당탕탕시골살이기록이다.

이책은유쾌하면서도따뜻한시골생활의생존보고서다.감나무가지치기를하다나뭇가지에콧구멍이찔려응급실을가고,농약살포기가고장이나급한마음에바가지로뿌리다해충약을뒤집어쓰고,밤중에감을수확하다도둑으로오해받고,애써지은농작물을멧돼지가다파헤치고,닭장에침입한매가무서워119를부르는황당한일상을엿보며웃다가도짠한감정이생긴다.

농협과면사무소,농업기술센터를드나들며손에익혀가는농사의기술,예초기가무서워헬멧쓰고작업하는저자를‘흰색하이바’라고사랑으로놀리는마을어르신들과의정,사람을환장하게만드는환삼덩굴을비롯한잡초와의한판승부,한해사계절이농사라는틀안에서버라이어티하게펼쳐진다.‘직업으로서의농사’는우리가상상하는농사와는전혀다른세계임을보여준다.

이처럼책에서는먹거리를만들고땅에서계절을느끼며정직한노동으로삶을채우는것의의미를다정하고도단단하게묻는다.그래서귀농체험기라기보다도시와농촌,부모와자식,자연과사람,그사이에서길을묻고답을찾아가는한여성농부의인생기이자,계절따라마음을여물게하는산문집이다.시골을낭만으로만여기는이들에게는삶의현실을,귀농을꿈꾸는이들에게는실제적인길잡이를,도시에서지친마음을안고살아가는이들에게는본질로돌아가자는조용한메시지를건넨다.

“시골에서는고기살돈만있으면된다면서요?”
“아니요,시골에서도돈은듭니다.하지만도시에서는쉽게가질수없는단단한마음과계절의손길,그리고살아있음의본질이여기에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