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남을 구분하고 나의 영역을 지키고자 자신의 담장을 쌓는 일에 전념하던 박기옥 수필가는 문득 담장 너머의 낯섦에 주목하게 된다. 가까운 이웃부터 먼 나라 이웃까지, 그들의 자연과 삶에 눈 크게 뜨고 관심 갖고, 냄새 맡고, 살펴보고, 그들의 시간 속으로 들어가 분석하고, 이해하고, 공유하려 애썼다.
담장은 그 너머에 무언가 있음을 의미한다. 나의 한계를 넘어선 무언가, 나에겐 없는 낯선 무언가이다. 그렇기에 서로 도울 일도, 도움받을 일도 많다. 수필집 『담장 너머』에는 그런 작가의 이야기이자 우리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계절 따라 봄, 여름, 가을, 겨울 4부로 나눠 담장 너머의 삶을 풀어놓는다.
순식간에 오래된 꿀병 뚜껑을 열어준 경비원, 병원에서 오래전 헤어진 첫사랑을 만난 친구, 애틋하면서도 때론 짓궂게 서로를 놀리며 애정을 표현하는 가족, 때로는 매화와 갈대마저 이웃 삼아 서로 기대고, 일상을 주고받는다. 간결하면서도 흡입력 있는 문체를 따라 웃고 울다 보면 어느덧 작가의 담장 너머에 닿게 될 것이다.
“시간이 흘러 나도 이제 손주까지 둔 할머니가 되었다.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면 아쉬운 점은 있지만 후회는 없다. 다 잘할 수는 없는 일이다. 누구라도 나처럼 잘하기도 하고 못하기도 할 것이다. 최선을 다했으면 그것으로 족하다. 나머지 삶도 걱정하지 않는다. 가슴이 뛰는 데로 가면 될 일이다. 인생은 언제나 지금이니까.”
담장 너머(큰글자책) (박기옥 수필집) (반품불가)
$2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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