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시인의 말
이번의 시집 『인생(人生)』이 내게 있어서는 세 번째 시집이다.
이십여 년 전인가 충남 장항에서 여행 중 보았던 장면 하나가
세월 흘러도 영화의 한 장면처럼 뇌리에 깊숙이 남아 있다.
철지난 바닷가, 낙조가 드리워진 초저녁이었다.
해물탕을 파는 남루한 가게에서 초로(初露)의 아주머니 두 분이
카세트테이프를 틀어놓고 장사는 아랑곳없이 블루스 곡에 맞춰
흥겹게 춤을 추던 모습을 본 것이다.
얼굴은 이미 낮술로 벌겋게 상기 되었고, 파아란 페인트가 지워진
유리창 너머로 그들의 춤사위를 한참동안 숨죽이며 훔쳐보다가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린 것이다.
문득, 빠삐용의 마지막 장면이 오버랩 되었다.
스티브 맥퀸(빠삐용 역)과 더스틴 호프만(드가 역)의 마지막 장면에서
마치 내가 드가가 된 것처럼 그들을 바라 본 것이다.
끝까지 자유에의 꿈을 버리지 않는 빠삐용은 수십 미터의 벼랑으로부터
야자열매를 채운 자루와 함께 바다 속으로 뛰어든다.
‘너는, 네 인생을 낭비한 죄로 기소됐다’라는 둔탁한 울림을 주고,
출렁이는 파도로 뛰어든 빠삐용을 떠나보내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드가의 고개를 갸우뚱하는 마지막 장면을 잊을 수가 없다.
떠도는 자유로운 영혼처럼,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
꽃잎 흐드러지게 핀 봄밤을 걸어 보았는가.
뜨거운 볕이 내린 후, 한여름 밤 별을 보며 누구를 그리워 해보았는가.
마른 잎 버석거리는 가을 숲을 사유(思惟)해 걸어보았는가
눈 내리는 어느 날, 수정 같은 얼음 끝에 매달린 햇살 한 조각에
그대의 마음을 포개 보았는가.
“이 건조한 세상(世上)에 누굴 위해 뜨거웠던가”라고 묻고 싶다.
여전히 부끄러운 영혼의 흔적으로 남는 나의 시(詩)가
같은 하늘 아래 살아가는 단 한 사람이라도 함께 나눌 수 있다면……
이번의 시집 『인생(人生)』이 내게 있어서는 세 번째 시집이다.
이십여 년 전인가 충남 장항에서 여행 중 보았던 장면 하나가
세월 흘러도 영화의 한 장면처럼 뇌리에 깊숙이 남아 있다.
철지난 바닷가, 낙조가 드리워진 초저녁이었다.
해물탕을 파는 남루한 가게에서 초로(初露)의 아주머니 두 분이
카세트테이프를 틀어놓고 장사는 아랑곳없이 블루스 곡에 맞춰
흥겹게 춤을 추던 모습을 본 것이다.
얼굴은 이미 낮술로 벌겋게 상기 되었고, 파아란 페인트가 지워진
유리창 너머로 그들의 춤사위를 한참동안 숨죽이며 훔쳐보다가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린 것이다.
문득, 빠삐용의 마지막 장면이 오버랩 되었다.
스티브 맥퀸(빠삐용 역)과 더스틴 호프만(드가 역)의 마지막 장면에서
마치 내가 드가가 된 것처럼 그들을 바라 본 것이다.
끝까지 자유에의 꿈을 버리지 않는 빠삐용은 수십 미터의 벼랑으로부터
야자열매를 채운 자루와 함께 바다 속으로 뛰어든다.
‘너는, 네 인생을 낭비한 죄로 기소됐다’라는 둔탁한 울림을 주고,
출렁이는 파도로 뛰어든 빠삐용을 떠나보내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드가의 고개를 갸우뚱하는 마지막 장면을 잊을 수가 없다.
떠도는 자유로운 영혼처럼,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
꽃잎 흐드러지게 핀 봄밤을 걸어 보았는가.
뜨거운 볕이 내린 후, 한여름 밤 별을 보며 누구를 그리워 해보았는가.
마른 잎 버석거리는 가을 숲을 사유(思惟)해 걸어보았는가
눈 내리는 어느 날, 수정 같은 얼음 끝에 매달린 햇살 한 조각에
그대의 마음을 포개 보았는가.
“이 건조한 세상(世上)에 누굴 위해 뜨거웠던가”라고 묻고 싶다.
여전히 부끄러운 영혼의 흔적으로 남는 나의 시(詩)가
같은 하늘 아래 살아가는 단 한 사람이라도 함께 나눌 수 있다면……
인생 (정진권 시집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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