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국수 연가 (박철호 장편소설)

막국수 연가 (박철호 장편소설)

$13.00
Description
구수한 막국수처럼 은은하고 깊은 가족애가 유려한 문체로 그려진 이 소설은 최초의 막국수 소설로, 글을 통해 느껴지는 작가의 막국수에 대한 열정과 사랑으로 독자에게 따스함과 흥미를 동시에 가져다준다. - 이영철(소설가, 한국문인협회 이사)

둘둘 감겨 그릇에 담기는 순백(純白)의 막국수 면발처럼, 발가벗겨져 비로소 향기와 풍미를 자아내는, 위선도 가식도 없는 서민적 삶의 원형을 세대와 국경을 넘어 면면히 이어가며 입에서 입으로, 가슴에서 가슴으로 막국수의 영토를 넓혀 가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막국수는 사람들의 가슴에 또 하나의 연가(戀歌)로 남아 세상을 사는 힘이 될 것이다.
저자

박철호

현재강원대학교의생명과학대학교수

강원대농학과졸업(학사-1978,석사-1982)
캐나다앨버타대학Ph.D(1990)
세계메밀학회장(2001~2007)

한국소설가협회회원

*저서
소설『산토치엘로』(단편소설집),『춘천여자,송혜란』(장편)
수필『요게요메물로맹근막국수래요』
시집『동강모래무지』,『도송리연가』,『배후령』,『엄마의밥상』
전공서『메밀』,『춘천막국수』,『잡곡의과학과문화』,『웰빙식물의과학』,『식물유전자원학』,『EthnobotanyofBuckwheat』,『웰빙산채재배기술』외40권

목차

작가의말

막국수연가(戀歌)

출판사 서평

정만봉기사는벽에걸린가족사진을보며오늘도무사고를기원한다.시외버스를운행하는정씨는28년째무사고운전기사이다.회사에출근할때마다가족사진을쳐다보며무사고를기원하는것이습관처럼몸에배었다.정기사의가족은요즘보기드문대가족이다.슬하에다섯남매를두었고노모를모시고있다.부친은십년전에불의의사고로돌아가셨다.딸둘과큰아들이결혼을해외손자와외손녀각각한명과손자가둘이있다.3대가모여찍은가족사진은사위와며느리까지포함해모두열다섯명이단란한가정을이루고있음을보여준다.
정기사는가족사진을보면가장의책임도무겁게느끼지만그보다는대가족이라든든한마음이들어서좋다.가족을위해일할수있다는데사는보람과즐거움도느낀다.가정을이룬딸과아들은분가를했고노모와아내,미혼인남매와같이부친에게서물려받은한옥에살고있다.아내와아이들은집을팔고아파트로이사를하자고조르고있지만정기사는마당이넓고뒤에약간의텃밭도있는이집이좋다.비번인날집에서쉬면서텃밭을가꾸는재미도포기할수가없다.아파트타령을하던아내도남편이땀흘려가꾼유기농야채와과일을식구들에게내놓을수있는것때문에번번이아파트를포기하고남편의뜻을따랐다.
정기사는방문을열고마루를지나댓돌에놓인검은구두를신고구두주걱을들어뒤꿈치를집어넣었다.부친의손때가묻은구두주걱의손잡이가오늘따라더윤이났다.아버지생전에정선장에서사다가아버지께드렸던구두주걱이다.
정씨는15년째원주와정선을하루2번왕복하는노선을맡아왔다.무정차보다는완행버스가더좋았다.굽이굽이시골길을돌아고객을태우고내려주는일에운전기사로서의보람을느꼈다.운행하면서마주치는주변시골마을의정취와고객들과나누는소박한인정에마음이푸근해져좋았다.도착지에서는차를세워두고다음출발때까지장터를돌아보거나음식점에서향토음식을즐기는것도월급못지않게값진보너스라는생각이들었다.특히국수를좋아하는정기사에게시골의막국수는빼놓을수없는것이어서가는곳마다단골막국수집이있다.마침오늘도장날이어서정선에도착하면장터를한바퀴둘러볼생각을하며집을나섰다.
매지(梅池)의물기를머금기라도한것처럼상쾌한봄바람이정기사의머리카락사이를헤집고들어온다.어느새매지의벚꽃도거의다떨어져호숫가가썰렁해졌다.정기사는얼마쯤기다렸다가도착한시내버스에올랐다.흥업에서탄시내버스가터미널에도착하기전에왼쪽으로‘강원도막국수’집간판이보였다.춘천에서‘상천막국수’라는상호로성업을이루던집의아들이원주로이사와개업을한집이다.식당은주로부인이맡아운영하고남편은동네일을열심히하다가시의원에연거푸당선돼시의회부의장을지내고있다.메밀함량도높아면질도좋고육수맛도사골,동치미,과일즙등이어우러져맛이좋아정기사는비번인날가끔가족들과찾는다.상호만보면강원도를대표하는막국수인것처럼‘강원도막국수’라고한기지가돋보인다.그집막국수가좋다며다른도시의몇집에서같은조리법에,같은상호로마치분점처럼개업을한곳도있다.한때새터민여성들몇사람이모기관이위탁을맡은춘천의막국수체험관에서조리를맡게돼강원도막국수집에서막국수조리를배워가기도했다.막국수맛에도중독성이있어서가끔먹고싶은생각이날때가있는데그집도그중하나라는것을인정하며그집앞을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