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산골 (이용우 시집)

이상한 산골 (이용우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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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시인의 말]

이른 아침에 날아온 때까치 참 오랜만이다.

네가 떠날 때 텅 빈 공간에 홀로 남은 나에게 쓸쓸한 빈 시간이 찾아올 때는 꿈 하나씩 그려보라며 메모지를 남겼지.

네가 없는 어둠 속에는 아무것도 채울 수 없는 한숨소리와 불면의 밤이 춤을 추고, 밀물을 안고 들어온 바람은 또다시 썰물이 되어 텅 빈 가슴을 빠져나갈 때, 들리지 않는 함성이 천둥으로 변할 때마다 네가 준 메모지로 두 귀를 꽉꽉 막았단다.

현명함의 부재로 막아보는 메모지는 모두 공명空名만 날리고 책갈피에 수놓는 꿈 하나가 이토록 힘들 줄은 도시를 떠도는 낮달이 되어서야 밤이 주는 조용한 선물의 귀함을 알았다.

식은 화롯불에서 쉽사리 시의 마음을 구워내는 불씨는 어디에 있을까? 내 마음은 언제나 몇 권 없는 변두리 책방, 새로이 한 권을 더 꽂아 보려는 욕망은 화려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티 없이 고운 노래가 들리지 않을 것 같아 자신에게 너무 미안함이 들지만,

붉은 갈색머리로 치장한 때까지가 오랜만에 찾아와 지저귀며 노래를 불러주고 감나무의 감또개 너무 많은 박수를 치다가 하얗게 웃으며 떨어지는 한 나절이다.

이용우
저자

이용우

시인.경희대학교행정대학원(석사)
충남도청.내무부.경찰대학.국회사무처
산골야생식물보존협회장

목차

3시인의말

1부누가부르는소리에뒤를돌아보니

8귀의
9나我
10누가부르는데
11가을산
12끈
13시간
14나를보았다
15목소리
16장마
17울수없는새
18길
19구름의자유
20이상한산사
21여행길
22내자리
23신문가판대
24매미소리
25동전꽃(산삼)
26개미귀신
27빛을찾아서
28폭설
29꿈을꾸면서
30영안실
31나들이
32발바닥

2부숲에서바라보는마음의소리

34교각
35깨진난분
36폭염
37빈둥지
38빨간넥타이
39밤
40흐린날에는
41세상사는법
42가래떡
43아픈사람들
44뒤주간
45저녁노을
46낮달
47도시의사냥꾼
48지하철
49삭정이
50인사동골목
51가로수의봄
52외등
53한해를보내며
54인명부
55여로
56완명
57레일
58꿈

3부소리없는함성

60사랑
61연민
62비는내리는데
63전봇대와참새
64가로수의사랑
65초상
66눈물
68바닷가에서
69홍시
70섬
71파계
72어버이날에
73어머니기일
74양복한벌
75슬픈손가락
76메타세쿼이아
77백로
78제삿날
79아버지의유산
80올가미
81진혼곡
826·25실종군인
84지뢰
85봉수대
86독도

4부아무리눈을비빈다한들마음속이잘보이겠느냐

88영초
89입춘
90패랭이꽃
91폭우
92가을무우
93산사은행나무
94산중에서
95소낙비
96들국화
97노을이있는이유
98무화과
99은행나무
100벚꽃
101운지버섯
102뻐꾸기
103봄날의추억
104새벽달
105목련
106가을밤
107개나리피는날
108숲에서
109야생화
110진달래
111산에서
112철새는날아가고
114설거지
115인연
116늦가을
117구름한점
118빈약속
119낯선길
120섣달그믐
121그믐달
122이별
123그림자
124고향꿈
125이상한산골

116해설
김송배,엄창섭,도창희

출판사 서평

가을산

변두리산이라
봄부터옷한벌밖에없었는데
양평난전에갔다가
큰맘먹고가을옷한벌샀다

태어날때얻어입은
푸른옷한벌로족할줄알았는데
사계절을살다보니
그게아니야

운길산돌아가는전철안에는
산객들의소란스런패션
누렇게익어가는밭두렁에는
들꽃들의간큰치장

비싼옷한벌더준다는
흰구름에게속아
수종사대웅전까지갔는데
사미승이입던헌옷만주더라

폭설

젖은무게를견디기힘들어
빛바랜하늘을쩌억갈라
와르르쏟아지며곤두박질치는
영혼들의광란

멈출수없는몸부림은
무수한고뇌의형태로난무하지만
한치의부딪침도없는몸짓은
새롭게나고싶은춤사위

살점하나에영혼하나새겨
순백의흰불밝혀
전생이하늘이라더오를수없어
아래로만추락한다

한번만의나들이를허락하는
소리없는긴여정
산야에내려앉은하얀행렬의
마지막종점은어디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