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과 동아시아의 근대

번역과 동아시아의 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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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동아시아 국가들이 근대화 과정을 추진해나가면서 무엇보다 중요했던 것은 전통적 개념이 근대적 가치에 따라 전복되는 것이었다. 『번역과 동아시아의 근대』에서는 그러한 과정을 거쳤던 개인과 사회·자유·정치와 경제·법·국민과 민족 등의 용어를 살폈다. ‘개인’이라는 용어는 동아시아의 전통에서뿐만 아니라 서양에서도 생소했다. 개인은 자연법적 인권을 가진 개체로서의, 이미 근대적 가치를 지닌 용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같은 개념의 개인이라는 용어는 영국이나 프랑스에서는 19세기, 동아시아에서는 20세기가 되어서야 사용되었다. 한편 동아시아 국가에서 종교나 지역 공동체를 의미하는 ‘사회’가 공동의 목적을 가진 사람들의 연대라는 개념으로 사용된 것은 19세기 말이다. ‘자유’는 동아시아 전통에서는 종종 방종과 같은 의미로 인식되어 부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근대적인 개인의 핵심 가치가 부정적인 뉘앙스를 가지고 사용될 수는 없었다. 전통을 고수하려는 생각과 근대적 가치를 도입하려는 생각 사이에는 많은 갈등이 있었다. 자유가 군신관계 등 인륜적 관계로 유지되어온 동아시아 사회의 균열을 초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 자유라는 용어는 일반화된다. 결국 용어는 시대적 산물이다. 문명이라는 개념의 전변을 통하여 근대적 국민을 형성한 동아시아의 국가들은 근대화를 조만간 불가피하게 추구해야 할 가치로 인식했다. 그리고 근대화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번역어가 겪은 우여곡절은 전통과 근대의 대립항이 빚어내는 모든 흔적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저자

권희영

저자권희영(權熙英)은한국사전공,한국학중앙연구원한국학대학원교수.서울대학교국사학과를졸업하고프랑스파리제7대학교에서석사학위,프랑스사회과학고등연구원(EHESS)에서역사학박사학위를받았다.프랑스루앙대학교객원교수,라깡과현대정신분석학회회장,한국현대사학회회장등을지냈다.저서로『한국사의근대성연구』(2001),『해외의한인희생과보훈문화』(2001),『한국사와정신분석』(2001),『한국과러시아:관계와변화』(1999),『세계의한민족:독립국가연합』(1996)등이있다.

목차

책머리에
머리말

1장동아시아에서의번역에대한이해
2장문명과개화,미개임을자각한문명
3장개인과사회,경험해보지못한경지의이념적체험
4장자유,두려움으로사용한옛것
5장정치와경제,오래된것그러나전혀다른것
6장법,형이상학에의존해서이루어진번역
7장국민과민족,형성해야할과제로만들어진거울상
맺음말번역을통하여창조한/된동아시아의근대

미주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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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한국근현대시기세계화과정의역사를번역어라는프리즘을통하여이해한책이다.근현대과정에서이루어진번역의역사를조망해보면,우리나라는외국어라는외적충격의상황에서새로운언어를만들어내야만했다.우리는외국어의충격을외래어의생산이라는방식으로적극적으로소화했고,그소화된언어들은오늘날정신적·문화적자산이되었다.번역어생산과정은문화적자산을생산하는과정이었을뿐만아니라,또다시새로운사회문화적발전을가능하게하는생산설비를마련하는과정이었다.
격동의근현대시기에동아시아지식인들은문화와사회의전반적인방향을의심하기시작했고,그의심은문명에대한자기반성으로이어졌다.동아시아3국은서양의군사력과과학기술앞에서역사적자부심이무너져내렸고,고통스럽지만서양식으로문명개화해야한다는인식을갖고근대화의물결에편입했다.
동아시아국가들이근대화과정을추진해나가면서무엇보다중요했던것은전통적개념이근대적가치에따라전복되는것이었다.이책에서는그러한과정을거쳤던개인과사회·자유·정치와경제·법·국민과민족등의용어를살폈다.책에서말하고있는주요번역어몇가지를살피면아래와같다.
‘개인’이라는용어는동아시아의전통에서뿐만아니라서양에서도생소했다.개인은자연법적인권을가진개체로서의,이미근대적가치를지닌용어이기때문이다.따라서이같은개념의개인이라는용어는영국이나프랑스에서는19세기,동아시아에서는20세기가되어서야사용되었다.한편동아시아국가에서종교나지역공동체를의미하는‘사회’가공동의목적을가진사람들의연대라는개념으로사용된것은19세기말이다.
‘자유’는동아시아전통에서는종종방종과같은의미로인식되어부정적인의미를가지고있었다.그러나근대적인개인의핵심가치가부정적인뉘앙스를가지고사용될수는없었다.전통을고수하려는생각과근대적가치를도입하려는생각사이에는많은갈등이있었다.자유가군신관계등인륜적관계로유지되어온동아시아사회의균열을초래할수있었기때문이다.그러나결국자유라는용어는일반화된다.
‘정치’는동아시아전통에서는정복,지배와통치를의미했지만,서양에서의기원은도시공동체에관한일을의미했다.‘경제’는동아시아전통에서는근대적의미의정치와유사하나군민관계에입각한다스림을의미하는용어였다.그러나서양에서는가정경제를의미했다.결국근대화과정을거치면서동아시아에서는정치를의미할때경제대신정치를사용하게되었다.그대신경제는재화에대한관리를의미하는새로운용어로정착했다.
결국용어는시대적산물이다.문명이라는개념의전변을통하여근대적국민을형성한동아시아의국가들은근대화를조만간불가피하게추구해야할가치로인식했다.그리고근대화를추구하는과정에서번역어가겪은우여곡절은전통과근대의대립항이빚어내는모든흔적을고스란히담아내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