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우리는 김부식을 얼마나 알고 있는가
김부식(金富軾, 1075~1151)은 한국사에서 가장 익숙하면서도 평가가 극명하게 갈리는 인물 중 하나다. 『삼국사기』를 편찬한 역사가, 묘청의 서경 천도 운동을 진압한 정치가, 신라 중심의 역사관을 지닌 사대주의자라는 이미지가 오랫동안 그를 따라다녔다. 특히 묘청과의 자주-사대 대립 구도는 김부식을 이해하는 강력한 틀이 되어왔다. 이 책은 이러한 평가를 단숨에 뒤집기보다, 그가 실제로 무엇을 말하고 썼으며 어떤 정치적 선택을 했는지를 12세기 고려의 정치와 사상, 요동치던 동북아 국제질서 속에서 살펴본다.
『삼국사기』 편찬자를 넘어, 12세기를 살아낸 고려의 김부식으로
김부식이라는 이름은 어느새 『삼국사기』와 동의어가 되어, 『삼국사기』의 한계는 그의 역사 인식 탓으로, 그에 대한 평가는 다시 『삼국사기』를 재단하는 잣대가 되는 순환이 이어져 왔다. 그러나 한 시대의 지적·정치적 역량이 집약된 관찬 역사서를 한 개인의 의도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이 책은 시선을 12세기 고려 전체로 넓힌다. 여진의 금이 급부상하고 요가 멸망했으며 북송마저 남쪽으로 밀려나던 격변 속에서, 정치와 외교 현장에 섰던 김부식의 선택과 대외 인식이 형성되었다. 저자는 그의 생애를 복원하며 편찬자라는 단일한 상 너머 정치가이자 외교 관료, 문인으로 살아간 김부식의 여러 면모를 조명한다.
그의 사상을 살피는 주요 자료는 『삼국사기』의 사론(史論)이다. 저자는 여기에 그의 시문까지 더해 현실을 바라보는 태도와 내면까지 추적한다. 그렇게 드러나는 핵심은 군주와 신하가 각자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유교적 정치질서였다. 다만 이는 일방적 복종이 아니라, 군주가 먼저 군주다운 책임을 다해야 하며, 부당한 명령에는 신하가 항거할 수 있다는 인식이었다. 이는 다시 백성을 정치의 근본에 두는 민본 위민의 통치관으로 이어졌다. 그의 사상은 추상적인 관념이 아니라 왕조의 흥망과 군주의 책임, 대외관계라는 현실 정치와 맞닿아 있었다.
시대 속에서 다시 읽는 김부식, 정당화가 아닌 재조명
김부식을 다시 살핀다고 해서 그의 모든 선택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은 부정적 평가에 의문을 던지는 동시에, 정치적 판단의 한계와 좌절, 만년에 드러난 특권의식과 윤리적 퇴행까지 함께 고찰한다. 묘청의 서경 천도, 칭제건원, 금 정벌 주장을 ‘자주’로, 이에 반대한 김부식을 ‘사대’로 나누어온 오래된 구도와, 신라를 높이고 고구려를 낮추기 위해 『삼국사기』가 구성되었다는 평가 역시 실제 자료와 논리로 되짚는다. 미리 정해 놓은 결론에 인물을 맞추지 않고 그의 삶과 사상을 시대적 맥락 속에서 이해하려는 태도, 이것이 이 책의 가장 중요한 지점이다.
『삼국사기』 편찬자를 넘어, 12세기를 살아낸 고려의 김부식으로
김부식이라는 이름은 어느새 『삼국사기』와 동의어가 되어, 『삼국사기』의 한계는 그의 역사 인식 탓으로, 그에 대한 평가는 다시 『삼국사기』를 재단하는 잣대가 되는 순환이 이어져 왔다. 그러나 한 시대의 지적·정치적 역량이 집약된 관찬 역사서를 한 개인의 의도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이 책은 시선을 12세기 고려 전체로 넓힌다. 여진의 금이 급부상하고 요가 멸망했으며 북송마저 남쪽으로 밀려나던 격변 속에서, 정치와 외교 현장에 섰던 김부식의 선택과 대외 인식이 형성되었다. 저자는 그의 생애를 복원하며 편찬자라는 단일한 상 너머 정치가이자 외교 관료, 문인으로 살아간 김부식의 여러 면모를 조명한다.
그의 사상을 살피는 주요 자료는 『삼국사기』의 사론(史論)이다. 저자는 여기에 그의 시문까지 더해 현실을 바라보는 태도와 내면까지 추적한다. 그렇게 드러나는 핵심은 군주와 신하가 각자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유교적 정치질서였다. 다만 이는 일방적 복종이 아니라, 군주가 먼저 군주다운 책임을 다해야 하며, 부당한 명령에는 신하가 항거할 수 있다는 인식이었다. 이는 다시 백성을 정치의 근본에 두는 민본 위민의 통치관으로 이어졌다. 그의 사상은 추상적인 관념이 아니라 왕조의 흥망과 군주의 책임, 대외관계라는 현실 정치와 맞닿아 있었다.
시대 속에서 다시 읽는 김부식, 정당화가 아닌 재조명
김부식을 다시 살핀다고 해서 그의 모든 선택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은 부정적 평가에 의문을 던지는 동시에, 정치적 판단의 한계와 좌절, 만년에 드러난 특권의식과 윤리적 퇴행까지 함께 고찰한다. 묘청의 서경 천도, 칭제건원, 금 정벌 주장을 ‘자주’로, 이에 반대한 김부식을 ‘사대’로 나누어온 오래된 구도와, 신라를 높이고 고구려를 낮추기 위해 『삼국사기』가 구성되었다는 평가 역시 실제 자료와 논리로 되짚는다. 미리 정해 놓은 결론에 인물을 맞추지 않고 그의 삶과 사상을 시대적 맥락 속에서 이해하려는 태도, 이것이 이 책의 가장 중요한 지점이다.
김부식(사유의 한국사) (양장본 Hardcover)
$36.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