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왜곡과 오역을 걷어낸 동양고전 재번역)

장자 (왜곡과 오역을 걷어낸 동양고전 재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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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묵점 기세춘 선생과 함께하는 『장자』의 개정판. 기세춘 선생은 지금 책방에 나와 있는 『장자』 번역서들이 왜곡과 오역으로 변질되어 흉물스런 허물뿐이라고 말한다. 몇 군데의 간단한 오역이라면 수정하는 것으로 족하겠지만, 근본 취지를 그르친 악서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그동안의 『장자』 번역서들은 역대 종교 권력과 정치 권력의 필요에 의해 왜곡돼 왔으며, 번역자들은 무비판적인 외국의 번역을 답습해 본래 장자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엉뚱한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기세춘 선생은 철저한 고증과 비판적인 시각으로 기존의 두꺼운 오역 덩어리를 수술하고 본래의 취지를 되살려냄으로써 『장자』의 본모습을 드러내고자 한다.
저자

기세춘

1992년『천하에남이란없다-묵자』상·하권을출간했는데우리나라에서는최초로묵자를완역하고해설한책이다.1994년에신영복선생과공역으로출간한『중국역대시가선집』(전4권)은중국의시사(詩史)3천년을총망라한우리나라유일본이다.1994년문익환목사와공저로『예수와묵자』를출간했고,2009년재출간했다.1997년서양의현대철학과북한의주체사상을비교분석한『주체철학노트』를출간했다.2002년에는〈신세대를위한동양사상새로읽기〉시리즈로『유가』,『묵가』,『도가』,『주역』등4권을출간했다.2005년에는‘우리가잘못알고있는동양사상바로알기’를주제로『동양고전산책』(전2권)을출간했다.2007년에는중국과조선의성리학을체계적으로정리하여『성리학개론』상·권을출간했다.2008년에는『노자강의』를,2009년에는『묵자』를,2010년에는『논어강의』를출간했다.현재는『실학개론』과『주역』출간을위해강의안을손질하고있다.

목차

卷一.內篇(내편)
제1장.逍遙遊(소요유) 제2장.齊物論(제물론)
제3장.養生主(양생주) 제4장.人間世(인간세)

卷二.內篇(내편)
제5장.德充符(덕충부) 제6장.大宗師(대종사)
제7장.應帝王(응제왕)

卷三.外篇(외편)
제8장.騈拇(변무) 제9장.馬蹄(마제)
제10장.??(거협) 제11장.在宥(재유)
제12장.天地(천지)

卷四.外篇(외편)
제13장.天道(천도) 제14장.天運(천운)
제15장.刻意(각의) 제16장.繕性(선성)
제17장.秋水(추수)

卷五.外篇(외편)
제18장.至樂(지락) 제19장.達生(달생)
제20장.山木(산목) 제21장.田子方(전자방)

卷六.外篇·雜篇(외편·잡편)
제22장.知北遊(지북유) 제23장.庚桑楚(경상초)
제24장.徐无鬼(서무귀)

卷七.雜篇(잡편)
제25장.則陽(칙양) 제26장.外物(외물)
제27장.寓言(우언)

卷八.雜篇(잡편)
제28장.讓王(양왕) 재29장.盜?(도척)
제30장.說劍(설검) 제31장.漁父(어부)
제32장.列禦寇(열어구) 제33장.天下(천하)

출판사 서평

‘표절공화국’을부끄러워하라
묵점기세춘선생과함께하는『장자』의초판이나온때는제대로된고전번역이절실하던시기였다.왜냐하면2006년은학계와출판계가표절시비로얼룩진한해였기때문이다.그래서어느일간지는‘표절공화국’이라는제목의사설까지실었다.책은‘상품일뿐’이라는비뚤어진시각을바로잡아악서가양서를죽이는출판의황폐화를막지않으면학문과문화의근본을위협할것이라는경고였다.문화기관임을자임하는곳에몸담은자라면뼈아픈지적으로받아들였을것이다.그러나학계도출판계도이미자본에종속된‘시장(市場)’이된지오래인작금의사정에서,자정노력만으로악화가양화를구축하는시장원리를극복하고문화기관으로서의제기능을다하기를바라는것은어쩌면공염불이요책임회피인지도모른다.
이런때에출판계일각에서‘고전(古典)재번역운동’을벌이고있는것은참으로희소식이아닐수없었다.우리의서양고전번역서들은원전에쓰인언어가아닌,일어와영어로번역된것을다시베낀것과마찬가지인데,이를부끄럽게여기는젊은학자들이나서서원전의원어를직역하려는운동이일고있는것이었다.또동양고전쪽에서는일제에복무해왔던황도유학(皇道儒學)의잔재를걷어내고재번역에착수하려는움직임도보였다.사실지금까지우리책방에진열된동서양고전은거의가남의나라번역문을무단표절한것이다.남의오역에우리의오역까지더한누더기오역의폐해가가장심한분야중의하나가바로고전번역분야인것이다.
그런데고전이과연무엇이던가?아무리인문학의위기를부르짖고아무리출판계의고사를우려하더라도,그속에서여전히고유의빛을발하며뭇독자들의사랑을꾸준히받아온고전이아니던가!그런데이런고전이저자의본래의도와는다른모습으로세상에서읽혀왔으니,그왜곡된모습을보고좋아라한독자도,무덤속에있는저자도목놓아통곡할일이아닐수없다.

『장자』에게씌운왜곡의두꺼운가면을벗겨내라
여기오랫동안왜곡과오역으로만신창이가된중국고전이하나있다.바로,전국시대의사상가장자(莊子,BC369~BC289?)의명저『장자(莊子)』다.오늘날한국사회에서,어쩌면유교시조공자(孔子)의어록인『논어(論語)』보다도더많이선호되고있는고전으로꼽을수도있는책이다.
그런데이『장자』의왜곡과오역의폐해는그어느고전보다도심하다.그왜곡의뿌리를찾아보면2~3세기중국의위진(魏晉)시대까지거슬러올라간다.후한말기전란의소용돌이속에서중원을차지하게된조조(曹操,155~220)는당시반란(황건의난이대표적이다)의중심이었던도교세력을체제내로편입시키고자했다.도교에서는노자(老子)와장자,즉노장을스승으로삼고있었으므로,조조는노장의사상을담은『노자도덕경』(이하『노자』)과『장자』의글속에나타난반체제성과저항성을제거하여도교세력의민중성을거세하려했다.이를위해하안(何晏,190~240)과왕필(王弼,226~249)을등용했고,이들이공자의경학(經學)을『노자』에끌어붙여‘현학(玄學)’을만들면서노장사상을체제에순응적이고권력에친화적인내용으로왜곡한것이다.인간이만들어낸인위(人爲)와문명을거부하는담론이었던노장사상은이현학자들에의해순종과무욕(無慾)의노예도덕론으로변질되었고,산수(山水)에서노니는청담(淸談)만이부각되어은둔의철학으로윤색되었다.
권력을좇는도가와유가의학자들역시이러한왜곡과변질의일익을담당했다.왕필의시대때는반란세력으로내몰린도교의지도자들이생존을위해권력과타협하는길을택했고,도교를국교로삼은당나라때는유가들이도교에기생하기위해유교의경학과노장사상을결합시키게되었다.
오늘날존재하는『노자』와『장자』의주해및해설서들은왕필의왜곡을그대로답습해와,노장본래의뜻을잃어버리고‘불온’하다고여겨진부분을윤색한껍데기로만남은것이다.

오역은또하나의굴레다
고전의왜곡을안타까워한것은어제오늘의일이아니다.특히청대의유명한고증학자고염무(顧炎武,1613~1682)는『논어』와노장을왜곡한하안과왕필의죄악이천하의폭군인걸주(桀紂,걸왕과주왕)보다도더심하다고직접적으로언급한바있다.
그렇다면중국의고전을다시우리말로옮기는과정을한번더거친우리의노장번역서들은어떨까?여기서『장자』를재번역해내놓는묵점기세춘선생에따르면,현재시중에나온번역서들은왕필의왜곡된주해를고스란히답습한것에지나지않는다.한마디로왜곡된위에오역으로덧칠한셈이다.이러한오역은몇군데에만나타나는것이아니라‘오역투성이’라고할만큼전면적이고방대하게존재해,감히수정하겠다고손댈수도없는형편이다.
기세춘선생은우리학자들이,권력에의한왜곡가능성은커녕시대와문화,언어등의차이로인한변질과오해(誤解)의가능성조차제대로검증하지않은채(또는모르는‘체’하며)『장자』를번역한결과“은미하고철학적인담론이원문과는전혀다른치졸한처세훈”으로전락하고,“서사적인우화는그핵심을놓치고초점을그르쳐다른길로빠져”버렸다고개탄한다.
그는이러한고전의왜곡풍토를학계의고질병으로인식하고있다.조선시대에는모든고전들이성리학을위해‘복무’해야만했고,일제강점기에는일제가내세운경학원중심의‘황도유학’으로타락했으며,해방이된이후에는그마저도몰락하고지연과학연,관행만을중시하는교단의허울만남았다는것이다.
고전을‘완역(完譯)’하는일이란누구라도선뜻나설수없는일이다.철학,정치,경제,사회,문화등광범위한소양이요구되는까닭이기도하고,고대언어에대한고증학적검증이요구되는까닭이기도하다.그런데도일부학자들이고전을완역했다며함량미달의번역서들을내놓는것은“곡학아세(曲學阿世)요혹세무민(惑世誣民)”일뿐이다.
그래서기세춘선생은단호한일갈을던진다.시중의동양고전번역서를모두수거하고,폐기하고,불살라버리라고말이다.고전의오역이문제가되는것은잘못된번역서의유통으로출판계가사사로운이익을취하기때문만이아니다.근본취지를그르친악서와저질서적들이‘고전’이란미명하에우리의후손들에게까지전해질수있기때문이다.

철저한고증에의한재번역만이살길이다
중국의고전들은수천년묵은고(古)문자이므로오늘날쓰이는뜻으로,특히오늘날대한민국에서통용되는한자의뜻으로는온전한해석이불가능하다.고전들이쓰인당시는지금처럼글자수가수만자에이른것이아니라수천자에불과했기때문에빌려쓰는경우가많았다.또수천년의세월이흐르면서그뜻이변했을것은상식적으로도충분히짐작이된다.그럼에도현대의잣대와박학(薄學)에따른좁은식견으로고전을완역하겠다고나섰던일부학자들이있어왔으니그대담함에혀가내둘릴지경이다.
한학자이자철학자인기세춘선생은그동안출판계를대상으로기존번역서의폐기및개정을호소해왔고,고전에관심을가진대중들을상대로는제대로번역한고전을텍스트삼아열정적인강의를펴왔다.이런오랜인내끝에드디어동양고전재번역운동에직접나서기로결심하고,그첫결실로『장자』의재번역판을내놓았던것이다.
그렇다면기세춘선생의『장자』는기존의번역서들과어떻게다를까?그는재번역의핵심은철저한고증에있을수밖에없다는신념에따라『장자』와관련된각종판본과주해들을두루찾아가며참고했다.『장자』의원문은청나라왕셴첸(王先謙,1842~1917)의『장자집해(莊子集解)』를저본으로삼고,『백자전서(百子全書)』와『이십이자(二十二子)』의『장자』도참고했다.『장자』의주해는곽상(郭象,252?~312),초횡(焦?,1540~1620),유월(兪?,1821~1906)등의주해를종합한왕셴첸의『장자집해』와왕부지(王夫之,1619~1692)의『장자통(莊子通)』을참고했다.그러나이주해들을참고하면서도번역의정확도를높이기위해비판적인시각을견지한결과,이학자들의주해를따르기보다는『장자』전후로쓰인다른고전의용례와『이아(爾雅)』,『설문해자주(說文解字注)』,『강희자전(康熙字典)』,『중화대자전(中華大字典)』과같은자전을따른경우가더많았다.
시중에나와있는기존의번역서들은오역에더해옮긴이개인의자의적인생각까지덧붙여놓아곡해의정도가더욱심하다.그러나기세춘선생의재번역『장자』에서는불필요한주해를모두뺐다.대신에한글번역과한자원문을양옆으로나란히제시해독자들이번역의정확성을검증할수있도록했다.그리고오늘날에는존재하지않거나쓰임이다른한자들은각주를달아그뜻과쓰임을밝혔다.

“곧고맑은동양고전번역체”로『장자』를읽으면…
이렇게재번역한기세춘선생의『장자』는기존의번역서들과는전혀다른모습을띠고있다.
예를들어보자.「천지(天地)」편에는길을지나던자공(子貢)이밭두렁에서일하고있는한농부에게“왜두레박기계를사용하지않고힘들게물을퍼올리느냐”라며묻는장면이나온다(262쪽).이에대한농부의대답은이렇다.“기계가있으면반드시기계를부리는자가있고,기계를부리는자가있으면반드시기계의마음이생기고,기계의마음이생기면순백의바탕이없어지고,순백의바탕이없어지면정신과성품이안정되지못하고,정신과성품이불안정하면도가깃들곳이없다.”그러나이부분을기존의번역서들은‘기교를부리지말라’고번역하고있다.‘機’자를‘기계’가아닌‘기교’로번역함으로써,원전에나타난‘기계거부’라는반(反)문명의테제가순식간에‘기교를멀리하라’는‘교양론’으로변질되고만것이다.이렇게글자하나에대한번역의차이가원전에는없는완전히새로운의미를부여해버린다.그런데기존의번역서들은이런오류를무수히범하고있는것이다.
기세춘선생은이런철저하고도세밀한고증을통해『장자』의본모습을드러내고자했다.한남대학교김조년교수는이책의말미에실린발문에서기세춘선생이재번역한『장자』는“전국시대의고통받는민중을대변”하는“저항담론”의모습을띠고있다고평했다.
번역에자신이없을수록사족이붙고군더더기가많은법이다.그러나기세춘선생의번역은간결하고직설적이다.날것그대로의표현이오롯이담겨있다.인위적인꾸밈이없이투명한문체다.그래서김규동시인은발문에서“기선생의글은한마디로아름답고시원하다.곧다.그리고맑다.군더더기가전혀없다”라고하면서“이는번역이아니고제2의창작”이라고평했다.

다시『장자』를꺼내들어야하는시대다
장자는인간사회의인위적제도가거짓과억압,착취를지탱하고있다고보았다.그는인간을얽매고있는외물(外物)을초월해무궁한천지에노니는자연이되고자했다.다만그는대자연의무궁함에비해인간이유한함을통감하고탄식했다.그러나그런열렬한자유추구와처절한절망이나타나있는『장자』는혼돈의21세기를살아가는우리에게도아름다운절대자유인을꿈꾸게해준다.
지금시중에나와있는『장자』의번역서들은장자가그토록싫어한‘인위(人爲)’의결정체라할것이다.저자의의도와는전혀다른,때론정반대의내용으로변질되고윤색되었기때문이다.이제『장자』에서인위의장막을걷어내고그본모습을드러내도록해야할때다.
기세춘선생이이번에내놓는책만큼‘완역’의의미가깊게와닿는『장자』의번역서는없을것이다.원전에가장충실하게재번역된『장자』를그동안시간의흐름에따라변화내용을반영해개정판으로새롭게세상에내놓는다.이제독자가이에답할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