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한국현대철학:그주제적지형도』는대학에서30년넘게언어철학,심리철학,형이상학을가르치고연구해온저자의오랜탐구의결과로서,동시대활동하는거의모든한국철학자의성취를총망라한최초의시도이다.
‘철학’이라는이름의학문은1920년대국내에처음유입되면서기존의것은동양철학으로,새로도입된것은서양철학으로분류되었는데,양쪽모두기존의중요철학자위주로해석하는것이주된학풍이었다.이에저자는‘철학하기’란무엇이며한국의현대철학이나아가야할방향은무엇인가에대한본질적이고유의미한질문을던진다.천페이지에달하는방대한분량의책에는현재활동하는500여명의한국철학자들의저서와그들의연구에대한애정어린점검이담겼다.40여명의철학자를동시대철학자들의사유가지닌당대성과논변성에주목하여심도있게논의하고,460여명의철학자들을그주제를가능하게한배경,또는앞으로발전가능하게하는전망의문맥에서소개했다.
당대의많은철학자들의각기다른다양한주장을하나의그림으로담아내기위해저자가택한방식은구성적읽기를통한주제적지형도이다.이책은크게실천이론과이론철학이라는두개의프레임에따라‘인간’,‘윤리’,‘문화’라는실천적세부문과‘언어’,‘존재’라는이론적두부문을나눈뒤이를다시스무개의하위주제로분류하여살펴본다.1부‘인간-연대성’은인간조건으로서의고통이라는주제로시작해손봉호의고통철학,함석헌의씨알사상,허라금의여성주의가제시되며사건과몸에대한이기상과김선희의개념,포괄적인간학으로서인문학이나아가야할길로강영안의연대와김상환의동양적초월의길을소개한다.유학에서는선조의지혜를이어받고자하는탁고학에서나아가이승환의지금,여기에서의격물궁리학과이승환의최소유학의길이제시된다.2부‘윤리-사회성’에서는한반도분단의상황에서공존언어의문법을제시한송두율과백낙청,한면희의생태주의와홍성욱의기술철학등이소개되며다양한측면에서철학의인문성이가질수있는연대에대해고민한학자들이저마다내놓은해법이소개된다.3부‘문화-인간이만드는세계’에서는이한구의역사실재론과김기봉의역사구성론등현실에대한이야기덩어리로서역사의성격을살피고,정현종,김애란,이주향등을중심으로한국문학과철학의관계에주목해본다.4부‘언어-공동체적실재성’에서는김기현의지식자연화,장회익의과학적지식,김우창의심미적이성,남경희의정치적이성등을중심으로지식과과학,이성과합리성의관계를살펴보며,서양중요철학자들을자기만의방식으로읽어낸백종현과이남인등을통해철학사의철학상을짚어본다.마지막5부‘존재:그래도이것을’에서는김재권,이좌용,정인교,김준걸등물리주의와보편주의,직관논리와수리철학에서의성취들이소개되며최성호와선우환등의양상철학,한자경,김영정의불교철학과인지철학등마음의문제가다뤄진다.
급변하는현대사회에서철학자들이다양한관점에서제시한문제의식과각자의견해를공유하는것은한국사회의현실을공유할때가능하며,이를통해철학공동체가개별적이면서연대적이고,숙고적이면서활성화될수있다는것이저자의믿음이다.결국이책은낙관적전망으로오늘을미루어내일을헤아려보고자하는저자의오랜노력의결실이자한국현대철학의성과들을집대성한역작이다.온금지래의목적으로기획되고집필된이책의작업을통해현대성과철학성의기준이명확해지고온고지신의시공적지형도와합쳐져서로보완될때,한국의철학공동체는든든해지고전망역시선명해질것이다.
▣책내용
이책은총5부21장으로구성되어있다.다섯부는크게실천철학(인간,윤리,문화)과이론철학(언어,존재)으로나뉘며각각의주제는다시네개의장으로나뉜다.
먼저1부의‘인간’은모든학문을인간학으로봤을때철학을인간에대한기초적인물음이라고전제하여고통으로서의인간조건,인간정체성,인문학,유학의현대성이라는주제를다시다룬다.인간조건으로음양,피조물같은화두들이있었지만인간은죽음을최후적조건으로,고통을차-최후적조건으로갖는다는고통철학(손봉호),마찬가지로고통에주목하는사유방식으로서씨알사상(함석헌)과여성주의(허라금)에주목한다.인간정체성에는사주팔자,영혼,기억같은장치들이있지만선험적구도보다신체적,동적흐름을중시하는적극적이고현실적인범주로사건(이기상)과몸(김선희)이소개된다.인문학은포괄적인간학이라는점에서인간연대의주체성(강영안)이자동양적초월(김상환)의길로제시되기도한다.유학역시옛날의지혜를이어받고자하는탁고학에서나아가지금,여기에서의격물궁리학(이승환)으로본격화되어야하며이를위해과다한경전까지버릴수있는최소유학의길(한형조)이모색되기도한다.
2부‘윤리’는인간은홀로살수없는연대적존재임에주목하여사람들을엮어내는사회적연대성인윤리에관련된인간규범,민주화와산업화,한반도분단,생태와기술이라는네주제를살펴본다.정의와도덕을아우를수있는통합적윤리(황경식)와인간의공존에서나아가공동체의생활경험을인문적소통에이르도록하는합의의장치(박은정)로서의법이제시된다.1987년을기점으로민주화와산업화운동을균형적으로볼수있게된한국사회에서산업화철학은자유인간론에입각하여조명될수있고(윤평중),민주화철학은슬픔인간론으로그당위성이해석되기도한다(김상봉).한반도의분단은외부로부터부과된비주체적분단,대립적분단이었으나한국전쟁휴전으로인해주체적분단,공존적분단이되었는데,이에경계인언어(송두율),분단체제의모습으로나타난공존의언어(백낙청)가모색되기도한다.생태와기술의관계는자본시장에의해왜곡될수있으나자연과인간은같은인도적생태의부분이고(한면희),기술이나실험도구들도인간과같이행위자로서연결되어더불어생각해야할하나의연결망(홍성욱)이된다는주장도제기된다.
3부‘문화’는인간이만드는세계로서의문화라는명제를전제한다.연대나윤리라는최소조건과달리문화는최대적인것으로공동체에따라크게달라지며,그럼에도현상학적으로(이종관),혹은정치적으로(이진우)헤아릴수있으며역사,문학,예술의주제아래음미될수있다는입장이소개된다.이야기덩어리의서사인역사의성격은그것이사실적인가(이한구)구성적인가(김기봉)를명료화하는논의로나뉜다.역사가현실의이야기라면문학은인간을자유롭게하는꿈의이야기라는저자의입장에따라그러한꿈에대한구체적성찰로서시(정현종),소설(김애란),수필(이주향)과이러한꿈의공유를가능하게하는논의(김현)가제시된다.문자언어로이루어지는예술인문학외에다른예술의성격으로개념적으로분석한가능유일세계(박이문)와근대미학의범주를벗어난현대미학의여러설명과조명(오종환)도살펴본다.
4부는소통의수단이자사유,지식,이성의작동오류와범위,평가와한계를명료화하는기제자체인언어를다루며의미와소통,지식과과학,이성과합리성,철학사의철학성등의주제를포괄한다.언어의미는천상적이거나인간외부적인조건이아닌일상의생활양식에서비롯해선택된것이라는일상언어철학,언어소통은사회적위계의어떤노동분업보다우선적인행위라는소통행위철학이소개된다.지식과과학은선험성과경험성으로구분되어왔지만이제자연화의추세(김기현)에따라오류반박적언어과학이지식의전형이되어가고있다는주장(장회익),인간이예술작품을만날때언어는이성으로작동하고(김우창),인간공동체가정치질서를개선해가면서인간언어는새로운이성으로나타난다(남경희)는주장이소개된다.또한칸트(백종현),후설(이남인)등철학사의중요철학자를자신의방식으로해석해낸경우들을통해‘철학자의철학하기’,‘철학성’에대해짚어보고이를적극적으로수행하고있는몇몇한국현대철학자들을살핀다.
5부는인간이물어볼수있는존재의방식을실재,논리와수학,필연,마음의주제로확장하고심화한다.물리주의와보편주의의장에서는무게나크기처럼사물의속성으로존재하는용기나세력같은속성들은여러사물에구현되어존재하므로보편자라는보편자이론(이좌용),존재를실재로엄밀하게말하기위해인과성의기준을중요한과제로삼아야한다는환원적물리주의(김재권)가제시된다.직관논리와수리철학의장에서는논리와수학적진리가인간언어를통해주어진다는점을보이기위한인식적성찰의직관주의논리(정인교)와부사적수리철학(김준걸)이소개된다.이어지는장에서는양상철학의배경,필연과사실주의가성향철학(최성호),양상철학(선우환)의논리로설명된다.마지막장은인간에게가장가까이있으면서도‘안다’는수식어를붙이는순간미지의수렁으로빠져드는마음을비워둔채로놓아주자는불교철학(한자경)과마음을과학의성과에연결해적극적으로알아보자는인지철학의전통(김영정)을살펴본다.비우고헤아리는마음은인간이만나는모든구체적상황의문맥에서요구되는마음의국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