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적 합리성의 해체와 재건 (패러다임 전환에 대한 경험론적 접근)

경험적 합리성의 해체와 재건 (패러다임 전환에 대한 경험론적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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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쿤의 과학관을 중심으로 경험적 합리성을 파괴하고 새롭게 복원하다.
과학철학과 인식론의 접점을 수립하는 새로운 시각!
우리는 흔히 ‘지구는 둥글다’, ‘철이 녹스는 것은 산소와의 작용 때문이다’와 같은 통상적인 과학적 주장들, 즉 일상적 견해들을 참이라고 믿는다. 이러한 과학에 대한 신뢰는 맹목적인 것이 아니다. 관찰과 실험을 통해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사실들, 즉 경험 자료가 과학 이론을 뒷받침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과학 이론에 대한 신뢰의 원천은 경험으로부터 나온다. 경험이 세계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인도하는 안내자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과학적 합리성은 곧 경험적 합리성이라고 할 수 있다.
20세기 후반에 콰인, 데이비드슨, 셀러스, 비트겐슈타인, 굿맨 등 저명한 철학자들이 공히 ‘경험에 주어진 순수한 진리’에 대해 대대적인 비판을 제기한 바 있다. 경험의 인식론적 역할은 ‘소여의 신화’에 불과할 뿐이라는 비판이었다. 이들은 세계에 대한 우리의 믿음을 중재할 경험의 인식론적 권위에 손상을 가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의식 경험에 대한 철학적 관심이 증대하고, 더불어 독단론, 선언주의, 직접적 실재론 등 경험의 인식론적 역할을 복구하려는 노력들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렇게 보면 경험적 합리성은 복원되는 듯하다. 그렇다면 이러한 경험적 합리성을 복원하려는 시도들은 애당초 그에 대한 비판이 담지하는 올바른 통찰을 수용하고 있는가? 도리어 기존 옹호 방식의 잘못된 전제를 답습하고 있지는 않은가? 통상적인 과학적 주장들을 적절히 옹호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명암을 잘 분별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책은 토머스 쿤의 과학관을 출발점으로 삼아, 과학에 대한 일상적 견해가 기본적으로 옳다는 것을 살펴본다. 저자는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가 경험적 합리성에 대한 창조적 파괴를 제시함으로써 그에 대한 잘못된 접근을 해체하고 새로운 복원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본다. 일상적 견해에 적대적인 듯 보이는 쿤의 과학관이 오히려 그것을 옹호하는 통찰을 담고 있으며, 따라서 쿤의 견해는 경험적 합리성의 파괴가 아닌 재건의 토대가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쿤 이후의 바람직하지 않은 과학철학 내의 비경험론적 경향들, 그리고 경험적 합리성을 복원하려는 최근의 시도들이 지닌 한계들을 바로잡고자 한다. 이 책이 오늘날 지나치게 반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과학철학과 인식론 양쪽의 논의를 재조명하고, 둘 사이의 의미 있는 접점을 발견하도록 돕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저자

윤보석

미국인디애나대학교에서철학박사학위를취득하고볼주립대학교조교수,서울대학교철학사상연구소연구원을역임했다.현재이화여자대학교철학과교수로재직하고있으며,주요연구분야는심리철학,인식론,인지과학의철학등이다.저서로는『현대토대론연구』(2015,대한민국학술원우수학술도서수상),『컴퓨터와마음』(2013)등이있다.

목차

머리말

1장.문제제기:패러다임전환의합리성
1.열린마음과인식적의무
2.패러다임과정상과학
3.과학혁명과공약불가능성
4.구성주의와상대주의의위협
5.과학적합리성의복원

2장.과학적합리성에대한가치론적접근1
1.쿤의과제
2.가치에기반을둔이론선택
3.라우든의퍼즐
4.정당성에관한위계적모델
5.그물망형정당화모델
6.패러다임전환의합리성:라우든의해결책
7.라우든해결책의한계
8.정상과학의위상

3장.과학적합리성에대한가치론적접근2
1.이원론적접근
2.일탈과집중
3.문제해결능력의우수성
4.조인래해결책의한계
5.실천적합리성vs인식적합리성
6.이론과관찰의상호의존성
7.정상과학의특별함

4장.상호의존성과인식적합리성
1.전통적경험론의문제들
2.관찰의이론적재성
3.맥락상대적비교가능성
4.맥락상대적토대론
5.명제적견해

5장.경험의인식적역할
1.소여의신화
2.셀러스의경험론비판
3.레이놀즈의접근
4.조건적정당화
5.인식적선언주의
6.인식적선언주의의문제점들
7.비추론적정당화
8.독단론
9.독단론에대한비판

6장.수정과정과동적합리성
1.회의주의
2.상호의존적정의
3.가정적소여
4.세계관의수정과인식주체의역사성
5.미결정성논제
6.패러다임전환에대한경험론적논증

7장.내적갈등,플로지스톤,인지적침투
1.내적갈등의해소와5단계과정
2.사례연구:플로지스톤이론의수정
3.정상과학의우선성
4.인지적침투의인식론적함축
5.관찰적공약불가능성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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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이책은총7장으로구성되어있다.
1장에서는과학적합리성의개념과의미를소개하고,토머스쿤의과학관이전통적모델을지적하고부정함으로써패러다임전환의합리성에대한믿음을고취한다는것을보인다.즉쿤의주장이과학적합리성자체를부정하는것이라기보다는과학적합리성에대한특정한이해(전통철학자들의방식)에반항하며,오히려과학적합리성을수정ㆍ재건하려는지향점을나타낸다는것이다.그럼으로써전통적인식론에기반을둔주류과학철학에서가정하는합리성개념을대체할대안적합리성개념의필요성을역설한다.
2장과3장에서는쿤의과학관과양립가능한새로운과학적합리성개념을‘쿤의과제’로보고,이를심각하게받아들이며그해결책을모색한다.『과학혁명의구조』를통해쿤자신이새로운과학적합리성의윤곽에대한시사점을남기고있고,그것을발전시키려는후속논의가과학철학에서도진행되어왔음을인지하며,쿤자신의답변과그의영향을받은과학철학자들의논의를소개한다.특히2장에서는라우든의‘그물망형정당화모델’을중심으로,3장에서는조인래의해결책을중심으로각각의논의를검토한후문제점을살펴본다.
4장과5장에서는이론-관찰간상호의존성에기반을둔경험의인식적역할을제대로이해해야만패러다임전환(과학혁명)의합리성을설명할수있다고보며,정상과학이과학혁명보다근본적임을짚는다.4장에서는관찰의이론적재성이경험의인식적역할과인식적합리성의보존에방해가된다고보는맥락상대적토대론이나비순수정합론을비판하고,오히려그것이경험적합리성을가능케하는요인임을주장하며,이와같은태도변환을적극적으로모색한다.나아가5장에서는인식적선언주의,독단론,직접적실재론등경험의인식론적역할을복구하려는철학적논의들에대해구체적으로살펴본다.
6장과7장에서는경험의정당화가세계관에서지각믿음으로의전이를정당화하는역할을한다고보는가정적소여개념을소개한다.가정적소여에기반을둔경험적합리성개념이패러다임전환의합리성과관련하여전통적인식론모델과는근본적으로다른시각을제공함을짚는다.저자는이것이쿤의과제에대한만족스러운해결책이될수있다고주장하며,그해결책의보다구체적인내용들을살핀다.즉‘가정적소여에기반을둔새로운경험론’이쿤의과제에대한가장만족스러운해결책임을,또한역으로쿤의과학관은이러한가정적소여를뒷받침하는추가적근거가될수있음을관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