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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란
시인의말제1부그렇게맨발로저녁을건너갔다그날방바닥에떨어진먼지한움큼이내겐가장진실했다잉어의시간지폐의감정누군가로의초대구체적인,너무나구체적인장대와비사이내가가을을건너가지못하는이유셔틀콕의외출멜랑콜리모서리가두고간또다른모서리일뿐,정답의가능성동전에게묻는다저혼자공중에서오래우는이가있다방아쇠수지증후군제2부사랑냄비에대한반론저물지않는꽃슬픔의민낯이두렵다시험지내귓속에는더이상당신이살지않는다가만히내게묻는다저문다는것선풍기의꿈나는어떤빛깔을꿈꾸었을까거품속으로기분위생학전염농담제3부나는끝내결박을풀지말았어야했다오늘의노래공의자세오늘의양파색종이황사바늘에게장마아름다운슬픔파랑주의보비상등속남자를따라갔다여권염장당신도나처럼제4부나를아끼는가장현명한자세깃발안경알을잃어버리고고래의귀환생클루의밤벽지의사랑법이쑤시개사용법오래된어머니사라진시버려진배낭경우의수옷걸이기념사진해설맨발로찍은시간의지문(指紋)강경희(문학평론가)
시인이끊임없이궁금해하는것을쫓다보면어느새첫시집의윤곽은세워진다.내가스스로열망하는것에대해,어떻게살것이며무엇을위해살것인가에대해.시인은먼저침묵으로들끓는질문에응수했다가,자기만의세계를직조하여그질문으로부터펼쳐진모험을시작하기도한다.생활속에서부스러기처럼묻어나오는깨달음부터,은밀하고비밀스러운깨달음까지도착없는여정의연속이이번첫시집에곡진히담겼다.“이제는내가찢어질차례였지”(「깃발」)라고선언하며스스로고립되거나소멸되기를자처하다가도,“나를소진하고소진해도여전히남아도는경우의수”(「경우의수」)를헤아려보는지혜야말로시인이아끼고자하는것에대한자세가드러나기도한다.시인은부딪히는대상에따라속성을달리하며유연하고신속하게세계에진입한다.그역동성이이시집을관통하는힘줄이라고할수있다.“흔들리고,펄럭이고,날아가고,타오른다.저물면서솟구치고,침묵에서외치며,점멸하며피어난다.고요와정지를생성과활력의세계로치환시키는힘이그의시의생명력이다”라고강경희평론가가해설을통해짚어내듯시인의생명력이일상과사물을새롭게제시하는전환점이되기도한다.현명하다는것에대한감각,여실히무너지고세우기를반복했던자기자리에서의출발이첫시집을통해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