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내가 찾는 사람이 아니어서 (강현덕 시집)

너는 내가 찾는 사람이 아니어서 (강현덕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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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절제된 초월과 비애 그리고 고독한 실존
1994년 〈중앙신인문학상〉과 199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강현덕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 『너는 내가 찾는 사람이 아니어서』가 시인동네 시인선 176으로 출간되었다. 강현덕의 시는 비애의 현실뿐만 아니라 고독한 인간의 실존태를 담보하고 있다. 세속의 현실을 형이상학의 비유로 감쌈으로써 자연계와 합일된 현실의 비애를 절제된 언어로 승화시킨다.
저자

강현덕

시인
1994년《중앙신인문학상》,1995년《조선일보》신춘문예로등단했다.시집으로『한림정역에서잠이들다』『안개는그상점안에서흘러나왔다』『첫눈가루분1호』『먼저라는말』이있다.〈중앙시조대상〉〈중앙시조대상신인상〉〈한국시조작품상〉등을수상했으며,〈역류〉동인으로활동하고있다.

목차

제1부

거울속거울ㆍ13/강을거슬러가는배ㆍ14/마음하나얻기위해봄을다보냈다ㆍ15/내가그리워하는사람ㆍ16/고요한나뭇가지위에뜬달ㆍ18/기린의시간ㆍ19/달무리ㆍ20/우울한숨바꼭질ㆍ21/멍하니바라보네ㆍ22/반컵의물ㆍ24/심금(心琴)ㆍ25/소호동동다리ㆍ26/분홍의내력ㆍ28/절반이지났네ㆍ29/정방폭포ㆍ30/사랑ㆍ32

제2부

우화ㆍ35/서촌ㆍ36/헛ㆍ37/경외ㆍ38/운문사ㆍ39/금관가야ㆍ40/시간이묻혀있는해변ㆍ42/북향묘지ㆍ43/산골버드나무ㆍ44/영미의어머니ㆍ46/석림동ㆍ47/임진강의달ㆍ48/새길ㆍ50/오후세시ㆍ51/안면도ㆍ52/유달산유달산ㆍ54/첫사랑ㆍ56

제3부

달의뒷면ㆍ59/집배원오기수씨ㆍ60/섬사람ㆍ62/그해여름ㆍ63/눈물이눈물을ㆍ64/소프라노ㆍ66/늙은기타리스트ㆍ67/새들도77번국도를따라난다ㆍ68/낙타ㆍ70/밤에사는참외ㆍ71/어느돌벅수를위한연가ㆍ72/불면ㆍ74/파계사북소리ㆍ75/긴의자에앉아있다ㆍ76/창경궁선인문앞회화나무ㆍ77/지금ㆍ78/오빠걱정ㆍ79/파주ㆍ80

제4부

깃들이다ㆍ83/사막의사자ㆍ84/독가촌ㆍ85/내시계는어디에도쓰이지못하고ㆍ86/백원으로희망을샀어요ㆍ88/편경ㆍ89/돌아온탕자처럼ㆍ90/굿바이ㆍ91/밤눈과고라니ㆍ92/불꺼진창밖의고양이ㆍ93/춤추는여자와색소폰부는남자ㆍ94/폭우ㆍ96/한산도ㆍ97/꽃지해변ㆍ98/배웅ㆍ99/이팝나무ㆍ100

해설진순애(문학평론가)ㆍ101

출판사 서평

■해설엿보기

강현덕의시는시조의정형미에준하듯절제된비유가빛난다.주로사물을의인화한비유로상징적담론및은유의언어학으로점철된시적행보가그러하다.사물의의인화는인간이자연의일부라는근원적인세계인식을근간으로하지만거기에는자연숭상의식또한내재되어있다.자연숭상의식은애니미즘이나토테미즘처럼원시종교와무관할수없을것이나그러면서도그것은경외의자연앞에겸손한인간의자태를은유한다.자연을경외의대상으로인지했던원시인들의금기문화처럼첨단문명의현대에서도자연은여전히경외의대상임을강현덕시조의상징적은유가담지하고있다.
강현덕의시는자연예찬뿐만아니라세속을의인화하여초월에이르게하는절제의특장또한지닌다.세속의현실을형이상학의비유로감쌈으로써자연계와합일된현실의비애가절제된비애미로승화하고있는것이다.형이상학적이자형이하학적일수밖에없는인간은초월의지평과현실의지평을왕래하면서세속의시간을견지한다.때문에현대에와서상징계로자리한자연은세속의인간을견인하는매개로작용하기에이르렀다.
강현덕의시는비애의인간현실뿐만아니라고독한인간의실존태또한담보한다.세계내존재로기투된인간은근원적으로고독할수밖에없듯이강현덕은현실의비애와고독한실존의이중주로동시대성을아우르고있다.그러면서도초월의지평이비애의현실과고독한실존태에공히작용하고있어서궁극적으로그의시조는원형세계가관통하고있다.

새물을채워둔다
고라니가핥을물
돌확을돌아서는숨소리도살핀다
깊은밤작은짐승들발소리에안심한다

산밑에산다는건
식구가많다는것
콩잎도고구마순도반넘게내주었다
담장은고치지않고대문은달지않았다
-「독가촌」전문

독가촌은외딴집이다.산밑에사는외딴집은산짐승들과친구할수있으므로,“산밑에산다는건/식구가많다는것”이라는은유의언술이현대인의황폐한마음을원형의세계로유인한다.산짐승들은어쩌다만나는친구를넘어서가족이라는비유가잃어버린시간을찾아가는현대인의행보를돋우는힘으로작용한다.때문에콩을심고고구마를심는일은산짐승들몫까지포함해야하는일이다.허물어진담장은더허물어지도록방치할일이며,대문또한불필요하다는경계해제인식이문명계에경종을울린다.
독가촌에사는것은밤의소리를듣는일과같다.그것은고라니가물마시는소리를살피는일이며물마시고돌아서는고라니의숨소리를듣는일이다.작은짐승들의발소리조차듣는일인것이다.독가촌에사는것이산속짐승들의거처에인간이둥지를트는일이라는면에서독가촌의삶은산주인인짐승들의생활을방해하는일일수도있다.산주인들의방해꾼이아니라산주인들과한식구로살기위해서는돌확에새물을채워두고콩도고구마순도넉넉히심어야하는일인것이다.탈속의풍경이자초월의견지력인독가촌의시간이문명의시간에침묵의질타를가하며순수의원형세계를현재화한다.자연의빛이문명의이면을반추하게하면서잃어버린시공을열어주고있다.
-진순애(문학평론가)